저는 지금 성인 발달 장애인들에게 미술을 가르치며 제가 그들의 마음을 잘 알아채고 저를 살펴보기 위해 글을 쓰고 있습니다. 이번 미술 수업은 보물 상자를 그리고 있는 제자 1, 땅(모래)을 추상화로 그리고 있는 제자 2, 이쑤시개를 이용해 장미를 그리고 있는 제자 4 그리고 보조 선생님과 미술 선생님인 제가 함께 했습니다.
제자 1은 캔버스 20호에 자신의 보물 상자를 그리고 있습니다. 심장, 꽃 그리고 하트모양을 좋아하는 제자 1은 딸기처럼 보이는 하트 모양을 2주 전에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그 모양을 캔버스에 옮겨 그리기를 제가 권유했고 제자 1은 하트 여러 개가 들어간 보물 상자를 그리면서 십자가를 추가로 그렸습니다. 제가 다른 종류의 보물도 더 그려보라고 하였지만 딱히 생각나는 것이 없었는지 머뭇거리는 모습을 보여서 제가 대신 보물을 생각해 냈습니다. 제자 1은 사람이 보물이라는 제자 4와 보조 선생님의 의견으로 사람 모양의 인형을, 저는 목걸이, 반지, 왕관 등과 함께 500원짜리 동전을 여러 개 그렸습니다. 음,, 지금 생각해 보면 제가 너무 세속적으로 느껴집니다. 그래서 다음 시간에 제자 1에게 하트와 십자가를 중심으로 마음속의 보물상자를 그리는 것은 어떤지 물어봐야겠습니다. 아마도 제자 1은 이미 마음속의 보물상자를 그리고 있었던 것으로 생각됩니다. 미안하다, 제자야 ㅜ
제자 2는 짙은 파란색으로 그린 구름 추상화도 멋지게 완성되어 다음 시간에 바니쉬로 마무리를 하면 됩니다. 그리고 앞선 그림들과 같은 방법으로 그림을 그리고 채색은 노란색이 좋을 듯한데 제자 2에게 무엇을 그리고 싶은지 물어봤습니다. 그랬더니 바다를 그리고 싶다고 하여 제가 노란 바다? 음,, 그래, 그림 그리는 사람이 이것은 바다요! 하면 바다인 거야!라고 자신감을 북돋아 주었습니다. 하지만 제자 2는 노란 물감을 뿌리고 물방울을 드라이기로 말리면서 생각이 바뀌었는지 모래 그림이라고 그림 주제를 변경하였습니다. 오, 생각의 전환을 잘하였습니다. 제자 2는 지금 추상화 그림으로 모래를 그리고 있습니다! 잘했어!
제자 4는 장미 넝쿨을 그림으로 그리고 있습니다. 구상 그림인데 이미지에 대한 자료 없이 그림을 그린다는 건 그 사물에 대한 이해를 했고 그 사물을 보지 않고도 사물의 특징을 잡아서 정확히 그릴 수 있는 단계가 되었음을 의미합니다. 또는 작가의 그림 스타일이 확고하게 있기 때문에 아무런 자료 없이 그림을 그릴 수 있게 된 경우입니다. 지금 제자 4는 그림 그리는 것을 운전에 비유하자면 운전을 1년쯤 한 단계인가 봅니다. 예를 들어 우리가 운전면허를 따고 처음 운전을 하게 되면 굉장히 조심해서 운전을 합니다. 하지만 사람마다 그 기간이 다르겠지만 운전한 지 1년쯤 되었을 때 운전에 자신감이 붙어 운전 실력을 뽐내며 끼어들기를 위험하게 하거나 빠른 속도로 운전을 하는 경우를 종종 보았습니다. 이때 사람들은 크고 작은 사고를 내지요. 다행히 그림 그리는 것은 사고를 불러오지 않지만 그림 그리는 것에 자신감이 붙는 건 좋은 신호입니다. 하지만 예술가의 길을 걷고자 한다면 착실히 실력을 쌓고 그림에 대한 사고를 다르게 혹은 깊이 하기 위해 아이디어를 내는 일을 게을리해서는 안됩니다. 꾸준히 실력을 쌓고 창작을 해내는 고통은 많은 아티스트들이 겪는 과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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