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미술교실
저는 지금 성인 발달 장애인들에게 미술을 가르치며 제가 그들의 마음을 잘 알아채고 저를 살펴보기 위해 글을 쓰고 있습니다. 이 프로젝트를 시작하기 전 대표님과 자주 만나서 많은 이야기를 했습니다. 제자들이 예술가의 길을 걸을 수 있을까. 선생님인 제가 예술가의 길을 걷고 있지만 모든 길이 그러하듯이 험난하고 어려운 건 사실입니다. 아티스트의 삶은 겉모습은 화려하고 흥미로워 보이지만 모든 일들이 그러하듯이 여러 가지 감내해야 하는 고통이 있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술가의 길을 걷는 건 저를 치유하고 성장시키고 무엇보다 재미있습니다. 이제 곧 있으면 이 프로젝트를 시작한 지도 1년이 다되어 가는데 이제야 조금 윤곽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내년쯤 되면 수업 방향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만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번 미술 수업은 하트 심장을 보물 상자로 그리고 있는 제자 1, 땅을 추상화로 그리고 있는 제자 2, 장미 한 송이를 수채화 물감으로 정성 스래 그리고 있는 제자 3과 보조 선생님과 제가 함께 했습니다.
제자 1이 좋아하는 그림 주제는 꽃, 햇살, 심장, 하트 등이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심장과 하트를 그림 주제로 자주 선택합니다. 그래서 제가 보물상자에 대한 팁을 주었고 자신만의 보물 상자를 그림으로 그려보라고 요청하였습니다. 그래서 제자 1은 불꽃이 달린 하트 모양의 마음속 보물을 캔버스에 많이 그렸는데 세속적인 미술 선생님인 저는 제자 1의 마음속 보물 상자에 일반적인 보물인 목걸이, 반지, 동전 등을 그려 넣었습니다. 반성합니다. 마음 착한 제자 1은 선생님의 보물도 괜찮다고 지우지 말고 놔두라고 하네요. 고마워. 제자야. 물감으로 채색을 하는 것이 힘든지 펜으로 색칠해도 되냐고 물어봅니다. 제자 1은 미술교실이 쉬는 동안 우울증 약 때문이지 체중이 10킬로 이상 불었습니다.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지만 미술교실에서 말이 많아지고 자기주장을 하는 모습을 보니 마음 상태가 좋아지고 있다는 희망이 보입니다. 화이팅!
제자 2는 추상화를 그리고 있습니다. 물감을 캔버스에 뿌리는 방법으로 폭포, 구름, 땅을 추상화로 그리고 있는데 다음 시간에는 다른 사이즈 캔버스에 물감을 뿌리는 방법 말고 제자 2에게 어떤 방법이 잘 맞는지 생각해 보고 수업을 준비해야겠습니다. 캔버스 뒤에 그림에 대한 정보 적는 법을 알려주었고 그림에 바니쉬로 마무리하는 것을 지켜봐야겠습니다. 지난번 시간처럼 제자 2가 힘조절을 잘못하여 그림이 지워지는 것을 예방해야 하니까요.
제자 3은 아크릴 물감으로 그린 장미 넝쿨을 더 이상 그리고 싶어 하지 않습니다. 이쑤시개로 장미를 섬세하게 표현하였으나 장미 줄기 부분에 대한 표현하는 것이 난감하게 느껴졌으리라 생각됩니다. 하나로 보이는 복잡하게 얽히고 섞여있는 나무 숲 속,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요? 여러 가지 방법이 있겠지만 첫째, 미로를 생각하듯이 하나하나 표현에 최선을 다한다. 극사실화를 말합니다. 둘째, 넝쿨 한 묶음씩 잡아서 명암을 표현하고 몇몇 잎에 포인트를 주어 마무리한다. 셋째, 마음대로 한다:) 저는 세 번째 방법을 추천하지만 아직 제자 3에게는 마음대로라는 그림 스타일이 없으니 두 번째 방법으로 추천합니다. 일단, 제가 그림을 계속 관찰할 수 있도록 장미 넝쿨 그림을 벽에 세워 놓았고 제자 3은 작은 수채화 종이에 장미 한 송이를 아름답게 자신의 느낌대로 그림을 그리고 있습니다.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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