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지금 성인 발달 장애인들에게 미술을 가르치며 제가 그들의 마음을 잘 알아채고 저를 살펴보기 위해 글을 쓰고 있습니다. 이번 미술 수업은 심장의 하트 모양을 보물 상자에 넣어 그림을 그리고 있는 제자 1, 채도가 낮아 마른 장미 한 송이를 연상시키는 그림을 그리고 있는 제자 3, 얼굴에 감정을 담아 그린 제자 4 그리고 미술 선생님인 제가 함께 했습니다.
제자 1은 미술 교실에 들어와 앉아마자 저의 요청 없이 그림을 그리기를 시작했습니다. 너무 오랜만에 보는 모습이라서 제가 약간 감동했는데요. 제자 1은 작년과 다르게 올해는 우울증 약의 부작용인지 체중이 늘어나고 무기력한 모습을 보여 미술 수업 시작부터 염려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천천히 좋아지는 모습이 보이고 말도 많아지고 자기주장을 하고 그림 그리기를 스스로 시작하는 모습을 보니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여전히 붓에 많은 양의 물감을 묻혀 색칠하고 물 조절을 섬세하게 하지 않고 옳은 방법으로 하기가 귀찮을 땐 몰라요라는 말을 너무 자주 합니다. 현재 상황에 직면하기 싫고 귀찮을 때 과거의 저도 자주 쓰던 말입니다. 타인에게서 저의 모습을 보면서 인간에 대한 이해가 깊어지는 것 같습니다.
제자 3은 장미 한 송이를 완성시키고 자신의 사인을 하고 사진을 찍고 제자 3의 인스타그램 개인 계정에 그림을 업로드하였습니다. 장미색이 어두워져 마른 장미와 같은 묘한 분위기를 내어 저는 그 점을 좋다고 하였고 제자 3도 마음에 들어 했습니다. 제자 3은 미술을 전공한 자녀가 있어서 그림을 그리면 자신의 그림을 자녀에게 인정받기를 원합니다. 자녀는 아마도 아버지가 과거에 자신에게 보여줬던 양육 방식에 따라 아버지의 그림에 대한 비평을 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림의 실력을 떠나 그들의 관계를 보여주는 복잡함이 있습니다. 음,,,
제자 4는 새로 들어온 제자인데 다운증후군입니다. 지난번 시간에 꽃밭을 그림으로 그렸습니다. 그림을 그릴 때 주저하지 않고 단순한 형태를 그려내는 영유아 시기 5세 정도의 그림 실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번 시간에는 지난번 시간에 그리고 있던 꽃밭 이미지 사진을 찾을 수가 없어서 사람 얼굴을 그렸습니다. 행복한 얼굴과 화난 얼굴을 그렸는데 비슷한 모습입니다. 음,,, 미술 선생님인 제가 제자 4에 대한 그림 방향에 대한 고민이 좀 필요해 보입니다. 일단, 제자 4의 성향과 그림 그리는 것을 지켜봐야겠습니다.
오늘도 좋은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