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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지수 Nov 19. 2024

특별한 수업 33

우리들의 미술교실

저는 지금 성인 발달 장애인들에게 미술을 가르치며 제가 그들의 마음을 잘 알아채고 저를 살펴보기 위해 글을 쓰고 있습니다. 이번 미술 수업은 새로운 채색 방법으로 추상 그림 산을 그리고 있는 제자 2, 시를 낭송하고 자갈돌 그림을 그리고 있는 제자 3, 꽃새를 수채화 물감으로 그리고 있는 제자 4, 죽음에 대한 그림을 그리고 있는 제자 5와 보조 선생님 그리고 제가 함께 했습니다. 제가 그림 그리는 과정을 글로 정리해서 미술교실 칠판에 적어두고 제자들이 이 과정을 생각하면서 그림을 그리면 짜임새 있게 그림을 그리지 않을까 생각해서 설명을 해주었습니다. 다행히 제자들과 보조 선생님이 그림 그리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고 숙지하겠다고 하네요:)


제자 2에게 먼저 산등선의 모양을 익히게 한 뒤 그림을 그려야 할 것 같아 산등선 하나하나에 번호를 붙여 그려보라고 하였습니다. 역시 쉽게 잘 그립니다. 그래도 좀 디테일을 살려야 하기에 보조선생님에게 제자 2가 선의 느낌을 살려서 그릴 수 있게 유도를 부탁하였습니다. 캔버스에 다양한 굴곡의 산등선이 그려졌고 그 선을 따라 평붓의 사각형 모양을 찍어서 산등선을 채색합니다. 그러니까 제자 4는 둥근 붓으로 사물의 면을 채색한다면 제자 2는 평붓으로 채색하는 것인데 산의 전체적인 느낌을 살려서 채색하는 것이 좋은지, 산등선을 따로 채색하는 것이 좋은지 좀 더 지켜보고 결정해야겠습니다.


제자 3은 겉모양은 새의 형태로 보이지만 안은 꽃을 가득 채운 꽃새를 그리고 있습니다. 제자 3과 그림의 주제를 새와 꽃에 대해 이야기하다가 꽃으로 만들어진 새를 그려보면 어떤지 제가 아이디어를 제안했고 제자 3은 흔쾌히 받아들였습니다. 꽃의 이미지로 가져온 꽃의 형태는 표현주의적이지만 제자 3은 사실적으로 그림 그리는 것을 선호합니다. 그래서 꼼꼼하고 천천히 그리고 있고 재료는 수채화 물감을 사용해 그림을 그리고 있습니다.


제자 4는 자갈돌 그림을 붓끝에 물감을 묻혀 콕콕 찍어서 채색을 하고 있습니다. 제자 4가 그림 그리는 상태는 전체적으로 대략적인 형태는 잡을 수 있지만 정확한 사물의 형태는 그릴 수 없습니다. 채색과 선을 꼼꼼하게 그리지 못하지만 사실적인 그림을 선호합니다. 이럴 때는 여러 번의 채색으로 색을 완성도 있게 색칠하고 사물의 경계선을 부드럽게 해주어야 합니다. 또한 제자 4는 성격이 급하기 때문에 저 또는 보조 선생님이 옆에서 천천히 그림 그릴 수 있게 게 유도합니다.


제자 5는 사물의 형태도 잘 잡고 그림 전시회도 자주 관람하는 감수성도 풍부한 제자입니다. 그림의 주제는 죽음이어서 그에 연관된 이미지를 가지고 왔습니다. 제자 5는 나뭇잎에서 피가 떨어지는 강렬한 아이디어 스케치를 했습니다. 제가 구도를 조금 조정하라고 의견을 주었고 아크릴 물감으로 그림을 그리고 있습니다. 제자 5는 성격이 급하고 감정이 급하게 변합니다. 나뭇잎을 섬세하게 표현할 수 있지만 귀찮은지 대충 그려서 제가 섬세하게 표현해 달라고 요청하였습니다. 당분간 제자 5가 마음을 잘 챙기고 차분한 마음으로 그림에 몰두할 수 있게 유도해야겠습니다.


오늘도 좋은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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