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인형
메리는 종이인형들 모두에게 각자의 방으로 가서 자신의 거울을 살펴볼 것을 요청했다. 하지만 아이들은 건성으로 자신의 거울을 살펴봤고 평소와 별다른 점을 찾을 수 없었다. 과거의 어느 날 섬세한 메리는 자신을 비추는 거울에서 평소와 다른 점을 발견했었다. 거울로 보이는 내 모습이 어떤 날은 다른 날보다 예뻐 보이기도 하고 어떤 날은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이 내가 맞나 싶을 정도로 꾀죄죄해 보였다. 종이인형의 얼굴 표정은 변하지 않지만 메리는 거울을 통해 자신의 얼굴이 변하는 걸 알게 되었다. 거울은 자신의 왜곡된 모습을 보여주는 허구이자 실재 모습이다. 메리는 꼬리에 무는 생각에 잠기다가 앤이 메리를 부르는 소리를 듣는다.
'메리, 내 방으로 와줘'
'응'
Anne's room_30x40cm_Acrylic on canvas_@chamyshin
앤의 방으로 초대된 메리는 앤의 방에 방문하는 것은 처음이었다. 인형들의 방은 자신들이 좋아하는 것들로 꾸며져 있다. 방으로 초대되기 전 메리는 앤이 무엇을 좋아하고 어떤 인형인지 궁금했다. 앤의 방에 들어서자 화려한 타일이 메리의 시선을 사로잡았고 어두운 가구색 때문인지 전체적으로 음침해 보였다. 하지만 군데군데 놓인 식물로 인해 방이 묘하게 생동감 있게 느껴졌다. 벽에는 직사각형 거울이 걸려 있었고 그 위에 있는 원형 벽시계는 정확히 6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사실 인형의 세계에서는 시간이라는 개념이 없다. 각각의 종이인형은 어느 특정 시간에 멈춰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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