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

사랑을 받다

by 서윤

선물


새벽부터 삼베적삼이 등짝에 달라붙을 만큼 땀에 젖은 아버지 이마에

냇물이 흘렀어

우물물을 길어다가 미숫가루를 타 드렸더니 ' 아 시원하다 ' 한 그릇 뚝딱 비우고 또다시 낫 하고 삽을 지게에 싣고 논으로 가셨어

덜그럭 덜그럭 선풍기 날개 돌아가는 소리가 엄청 시끄럽게 들렸어

엄마가 소쿠리에 국수하고 김치를 담아서

아버지 갖다 드리라고 해서 논에 갔는데

아버지 모습이 허수아비보다 더 말라 보였어

' 아버지 국수 잡수세요 국수 갖고 왔어 '

후루룩 국수를 비우시는 아버지 이마에 아까처럼 또 냇물이 주르륵 흐르길래

내가 손등으로 닦아드렸더니

' 우리 딸 고운 옷 사 입히고 핵교 가르칠래면 이까짓 땀 괜찮아 ' 하면서 웃으시는데

그 얼굴이 해바라기를 닮았다고 생각했었어

아버지의 땀이, 웃는 얼굴이, 지금 생각해 보면 너무 큰 선물이었던 거야

나도 아버지에게 선물 같은 딸이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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