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의 흔적
낡은 소데나시
양쪽 어깨 끈이 축 늘어져
가슴팍이 느슨해져
누렇게 변색되어
언제 죽어도 미련 없을 소데나시
서랍 속에서 단 하루 쉬었는데
새벽에 그 손이 또 불쑥 낚아채 가네
어느 날은 펄펄 끓는 물에서
어느 날은 빨래판 위에 눕혀져 방망이로 두들겨 맞으며 버틴날들
버릴 때도 되었건만
놓아주어도 괜찮은데
찢어지고 구멍 나야
저 손에서 벗어날까
* 소데나시 : 민소매, 메리야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