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줄이 되고 싶은 문장

글의 어려움

by 서윤

밑줄이 되고 싶은 문장


책을 읽다가 마음을 건드리는 문장이 나타나면 일단 숨을 고르고, 눈을 크게 뜨고 그 문장을 한 톨 한 톨 다시 씹으며 밑줄을 긋고 가슴에 새긴다.

그날의 감정에 따라 밑줄을 그으는 문장이 달라지고 성인의 명언이 아니더라도 공감되는 순간 나에겐 그 한 문장이 인생 명언이 되기도 한다.

에세이를 쓰다 보니 독자가 밑줄 그을 문장을 써야 한다는데 어떤 것이 밑줄 그을 문장이란 말인가.

명언집을 찾고, 고운 말 바른말을 찾으러 다음 집에도 갔다가 네이버집에도 갔다가 쳇지피티 집에 들렸다 와서 괜히 콧김을 품어댄다.

나의 글에 저들의 명언을 삽입하면 온전한 나의 글인가 라는 벽에 박치기를 하고 만 것이다.

상추에 얽힌 일화를 쓰는데, ' 생고구마를 상추에 싸 먹었다 ' 딱 그 꼴이란 생각 앞에 멈추어서 독자가 밑줄 그을 문장을 찾겠다고 짧은 머리카락을 쥐어뜯는다.

독자들은 어떤 문장에 밑줄을 긋는가.


독자인 나.

그때그때 감정에 따라 와 닿는 문장이 다르고, 유명한 명언이라 해서 전부 마음을 건드리는 건 아니다.


글 쓰는 나

어떤 문장을 써넣어야 독자가 숨을 멈추고 밑줄 쫘 ~~~ 악을 할 수 있게 쓸 수 있는 걸까.


오늘도 새벽은 왔고, 약속을 철저히 이행하는 동쪽 하늘은 붉은 화염을 꺼내 놓았는데, 내 머릿속 대왕 지우개는 문장들을 모조리 지워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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