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을 건너온 사람

늦게 피는 사랑

by 서윤

겨울을 건너온 사람


너는

봄처럼 오지 않았지


겨울을 몇 번이나 건너

마른 나뭇가지 사이로

조심스럽게

빛 하나 들고 왔지

그 빛이 눈부시게 좋았어


젊은 날의 사랑이

불꽃이었다면


너는

손을 오래 녹여주는

작은 화로 같았거든


늦게 온 사랑은

서두르지 않아서 좋아


이미 많은 것들을

잃어본 사람들은

서로의 빈자리를

천천히 알아보기 때문인가 봐


그래서 우리는

사랑한다는 말을

쉽게 하지 못하고

좋아한다는 말로

대신하지


진한 커피 향 보다

은은하게 번지는

허브향처럼

서서히 조금씩

스며들기를 바라지

월, 수, 금, 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