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atching Squid game together with son
* 표지사진: 아들 녀석과 딱지치기 한판.
어제 아들 녀석과 마지막 에피소드 9 을 같이 보았다. 원래, 첫 에피소드 부터 같이 보자고 내가 청했었다. 그때는 에피소드 4에 섹스신이 있다는 걸 모르던 상태였다. 그때 그 녀석은 거절을 했었다. 그래서 나혼자 모든 에피소드 1-9을 보았었다. 그런데, 그후 이 녀석이 나에게는 말하지 않으면서 몰래 혼자서 보고 있었다. 다음달 말경에 겨우 만으로 13살이 되는 녀석이. 너무 무한정의 자유를 허용하고 있나. ㅋㅋ
어제 학교에서 그 녀석을 픽업한 후에 차안에서 물었다. (녀석은 한글을 못한다. 그래서 영어로 대화를 나누었다. 여기선 기억나는대로 번역하여 적는다.)
나: '스퀴드 게임 보고 있다며? 어디까지 봤어?'
아들: '어.. 유리다리를 건너는 데까지.'
나: '그럼, 마지막 에피소드만 남았네. 그건 같이 보자.'
아들: (마지못해) '오케이. 근데, 난 영어 더빙으로 보고 있는데.'
나: '영어 더빙도 괜찮아. 난 이미 한글로 벌써 다 보았으니까.'
에피소드 4에 나온 섹스신은 어떻게 받아들였을까라는 생각은 밀쳐두고 물었다.
나: '잔인한 장면이 많은데 괜찮았어?'
아들: '기억나? 몇년전에 날 영화관에 데리고가서 한국영화 본 거? 그 영화에서 마구 사람을 죽이잖아. 그 이후로는 그냥 그러려니 해.'
아들은 6년 전에 나온 영화 <암살>을 이야기하고 있었다. 꼭 보아야하는 명작이라며 온 식구를 다 데리고 영화관에 가서 본 영화였다. 그 당시 아들은 만으로 7살이 채 되지 않은 때였다. 만화영화만을 주로 보다가, 진짜 배우들이 나와 총격전이 벌어지는 첫 영화였다. 그래서 영화를 보고 나오면서, 아들녀석은 투덜거렸다. 너무 잔인했다고. 사람 죽이는 것만 있는 영화가 무슨 명작이냐고 투덜거렸다. 그 영화는 일제시대의 독립투쟁을 그린 영화라서 불가피했다라고 설명해도 받아들이지, 아니 이해하지 못했다. 다시는 내가 추천하는 영화는 보지 않겠다고 선언까지 했었다. ㅋㅋ
아들: '새벽이 멋있지? 새벽이 영어로 Dawn을 뜻해?'
나: '응.'
아들: '이름 참 예쁘다. 근데, 상우는 왜 새벽을 죽여? 나쁜 사람이야. 새벽의 동생은 어쩌라구. 동생 나중에 어떻게 돼?'
나: '알려주면 재미없잖아.'
역시 비슷한 연령층의 등장인물에 감정이입이 쉽다.
집에와서 둘이서 같이 보았다. 마지막 에피소드를.
다 보고나서, 내가 물었다. '어땠어?' 그러자, 녀석이 답했다. 'Very good!' 이제야 나의 영화감각에 대해서 인정을 받았다. ㅋㅋ 아님, 녀석이 이런 영화를 이해할 나이가 되었나..
저녁에 딱지를 만들어, 딱지게임을 했다. 생각보다 어려웠다. 다음엔 구슬놀이를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