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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가, 아쉬탕가 중급 수행

나의 루틴 변화

by 요기남호

* 표지그림: 존 벌트만의 드뷔 파다 지르사사나.


오늘, 요가를 시작한지 2년 8개월 그리고 1주가 지났다. 이번 달은 구루 존이 다시 대면수업과 비대면수업을 병행하고 있다.


요즈음 나의 요가루틴은 좀 힘들었다. 아쉬탕가 요가 초급시리즈를 다 하고, 중급시리즈에서 드뷔 파다 지르사사나까지 거의 반절에 해당하는 아사나들을 수행하는 것이 나의 루틴이었다. 총 소요시간은 대략 2시간 15-20분가량. 그래서, 마이소어 수업이 열리는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는 새벽 5시 40분 경에 체육관에 있는 요가실에 도착하였다. 내가 처음이거나, 간혹 낸시가 거의 같은 시간에 나온다. 창고에서 신발장과 히터를 꺼내어 제자리에 놓고, 전등불을 약간 어둡게 켜 놓아, 다른 수행자들과 선생을 맞을 준비를 한다. 그리고 나의 요가를 시작한다. 초급시리즈부터 한참을 하고 있으면, 사람들이 하나 둘 나타나, 자신들의 요가루틴을 하기 시작한다. 구루 존은 6시 30분경에 도착하여, 전등불을 환하게 켠다. 선생이 왔다는 신호다.


내가 초급시리즈를 마치고 중급시리즈의 아사나들을 시작하면, 사람들은 하나 둘 자신들의 루틴을 다 마치고, 요가실을 떠난다. 비대면인 줌으로 들어와 수업에 임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거의 비슷하다.


존의 수업에 들어오는 사람들 중에서 가장 고난도의 요가수행을 하는 사람은 데이비드다. 나를 이 요가에 인도한 직후, 보스턴에 가까운 소도시로 이사를 간 데이비드. 그는, 마이소어 수업에서는 초보시리즈는 하지 않고 바로 중급시리즈 전체를 수행하고 있다. 고급시리즈의 아사나들도 몇 하고 있는지의 여부는 모르겠다. 물론 금요일에 존의 구령에 따라 다 같이 하는 수업때는 모두 초급시리즈만 한다. 그 다음은 노스캐롤라이나 주에 사는 여성 K다. 그도 중급시리즈를 바로 수행하고 있다. 둘 다, 자신들의 소도시에서 요가를 가르치고 있다. 요가선생들이다.


존이 이곳 샬롯스빌에서 지난 10여년 동안 가르친 제자들은 많다. 그중에 데이비드나 K에 비슷한 수준에 도달한 사람들도 제법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다른 도시로 떠났거나, 이곳에 살아도 이젠 다른 요가원에 다니는 사람들이 제법 있다고 한다. 그중에 나와 겹친 사람은 수잔나다. 최근에 보이지 않아, 소식을 들어보니, 그이는 중급시리즈의 격한 아사나를 하면 가슴에 통증이 오곤 하였는데, 그것을 꾹 참고 해 오다가, 최근에 통증이 악화되어 당분간 쉬운 요가를 하며 몸 회복을 꾀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고보니, 대면수업에 나오는 사람들 중에는 내가 가장 진도가 나갔다. 그래서 아침 8시 경에는 나 혼자 요가실에 남아 끙끙대고 있다. 다 하고 나면, 정말 파김치가 된다. 2시간 20분 가량 소요되는 요가루틴은 나의 체력의 바닥을 보게 하는 듯 하다.


오늘 나의 요가루틴을 다 마치니, 존이 말했다. 이제부터는 초급시리즈를 다 하지말고, 반으로 나누어 하루건너 번갈아가면서 하라고. 이제 그럴 단계가 되었다며. 그러니까, 나의 새로운 루틴은 당분간 초급시리즈 반절과 중급시리즈 반절이 되었다. 대략 1시간 45분 가량이 걸릴 것이다. 그정도면, 파김치까지는 되지 않을 것이다.


오늘, 내가 드뷔 파다 지르사사나를 하려하니, 존이 와서 도와주었다. 내 등 뒤에서 내 두 다리를 머리 뒤로 가져갔다. 그리고 머리를 꼿꼿하게 세우라고 주문했다. 그러니, 자세가 제법 나왔다. 표지사진처럼은 아니었겠지만.. ㅋㅋ


이제 존의 눈에, 난 초급시리즈를 졸업(!)하고 중급시리즈 수행으로의 이행과정에 들어섰다는 걸 의미할까?


추신: 요가수행을 같이 하던, 로이스와 찰리가 샬롯스빌을 떴다. 건축학과 교수였던 찰리가 이번 여름에 퇴직을 하더니, 얼마되지 않아 노스 캐롤리나로 이주를 했다. 존의 학생들 중에서 이 두사람은 내가 오랫동안 같이 요가를 하길 원했었는데.. 그 두사람이 떠난 자리가 너무 크다. 일년에 2-3번 이곳에 들른다고는 하는데... 맘이 통하는 요가친구를 만나기도, 유지하기도 쉽지 않다. ㅠㅠ 아마, 존도 같은 심정이리라. 나와 존과의 사제관계는 오래갈 것이다. 아마 친구가 되지 않을까.. 질척이지는 않고, 약간 거리감이 있으나, 이심전심으로 서로 의지하는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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