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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가, 애제자에서 수제자로?

by 요기남호

2021. 10. 22. 금요일. 요가 수행 2년 7개월 20일.


아쉬탕가요가 수업은 두가지다. 각자가 자신의 루틴을 알아서 하는 마이소어 수업이 하나이고, 다같이 구루의 구령에 맞추어 같이 하는 수업이 다른 하나다.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열리는 마이소어 수업에서는, 구루 존이 사람들이 하는 모습을 보며 가끔 조언을 해준다. 요즈음 다같이 하는 구령 수업은 금요일에 열린다. 토요일은 쉬고, 일요일에는 각자가 알아서 혼자서 요가를 한다. 주 6일 요가를 하는 것이다.


오늘 금요일에, 아침 구령수업을 마치고 줌에서 나오려는데, 존이 나에게 메세지를 보냈다며 보라고 했다. 보았더니, 다음주 월요일 7:30 부터 8:30 까지 자기 대신에 마이소어 수업을 해 줄 수 있느냐는 질문이었다. 그래서, 해줄께, 하고 작별인사를 했다.


존이 다음 월요일에 학교의 요가행사를 주최한다고 한다. 7:30분에서 8:30분까지. 우리의 마이소어 수업은 6:30분부터 8:30분까지다. 그러니까, 자신이 다른 이벤트를 하는 동안, 나에게 마이소어 수업을 진행하라는 이야기다. 다른 사람들의 요가를 지켜보고 조언을 주라는 부탁. 존의 생각엔 이제 내가 다른 사람들에게 조언을 해줄 만한 단계에 왔다는 건데..


처음이다. 존이 나에게 자기 대신에 가르쳐달라는 부탁을 한 것은. 예전에는 이런 경우, 5년 정도 수행을 하고 있는 로이스에게 부탁을 했었는데. 그러고 보니, 요즘 나의 요가진도가 로이스와 비슷해진 듯하다. 몸이 선천적으로 좀 유연한 편인지, 아님 그동안 열심히 수행을 한 탓인지, 나의 진도는 존의 다른 제자들에 비해 빠른 편인 듯하다.


그나저나 걱정이다. 난, 초급시리즈의 아사나 이름들을 거의 외우지 못한다. 다른 사람들에게 조언을 주려면, 최소한 아사나의 이름은 알고 있어야하는데.. 마리차사나 같은, 숙달과정이 힘들었고 내 몸을 아프게 하기도 했던 아사나들의 이름들은 기억한다. 그러나, 숙달이 그리 어렵지 않았던 아사나들은 이름을 기억하지 못한다. 몸이 동작을 기억할 뿐이다. 주말에 초급시리즈의 도표를 인쇄해 놓아야겠다.


다른 도시에 살면서 줌 수업에 들어오는 존의 오래된 제자들이 몇 있다. 그들은 최소 중급시리즈 전체를 다 수행한다. 이곳 샬롯스빌에 사는 제자들 중에는 내가 진도가 많이 나가 중급시리즈의 여러 아사나를 수행하고 있는 소수의 사람들 중에 하나가 되었다. 애제자에서 수제자로 전환 중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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