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슨 1
기본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기본이 부실하면 그 위에 무엇을 어떻게 올려도 허술하게 된다.
이틀전에 다시 트럼펫 대면 수업을 시작했다. 선생은 존 디어스 (John D’earth). 바로 그 사람이다. 1년 전 나에게 무료 수업을 세번 해주었던 나의 첫 트럼펫 선생. 그동안 다른 주에 사는 사람에게서 비대면 수업을 받아왔었다. 비대면수업은 좀 미흡했다. 대면수업이 받고 싶어 다시 존에게 연락했었다.
존의 스튜디오는 다행히 집에서 가까웠다. 차로 5-10분. 먼저 나에게 요즘 연습하는 곡을 불러보라고 했다. 1년 동안 내가 얼마나 늘었는지를 알아보려는 의도였다. 그래서 일주일전부터 연습시작한 ‘The Look of Love’를 부르기 시작했다. 감정을 잔뜩 넣어서. 내가 이제 제법 부른다는 걸 보여주기위해. 근데 웬걸, 다섯 소절도 부르기도 전에 그만하라고 했다. 땡! ㅋㅋ 그러니까 내 음색이 형편없다는 게다. 그리고 나의 모든 문제점들을 순식간에 알아챘다. 입술에 힘을 빼고 자연스럽게 호흡을 하며 음들을 내야하는데, 입술 뿐 아니라 어깨까지 잔뜩 힘을 주며 부르는 것. 버튼을 손가락 끝으로 눌러야하는데, 손가락을 너무 깊숙하게 대고 누르는 것. 등등.. 1분도 안되어서 현재 나의 상태를 알아채버렸다.
지난 1년동안 많이 늘었다는 덕담으로 칭찬과 위로를 하였지만, 그건 그저 격려차원이었다. 좋은 선생이다. 모자란 학생의 기를 북돋아주려는 선생. 그래도, 나에게 ‘The Look of Love’는 아직 부를 단계가 아니라고 딱 잡아 말했다. 먼저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며. 그리곤, 악보노트를 꺼내더니, 내가 지금 충실하게 연습해야하는 걸 적었다. 표지사진에 보여지듯. C+에서 C를 지나 F-# 까지 내려 왔다가 다시 C+까지 올라가는 숙제다. 이걸 여러번 반복연습하는 것. 그래서 나의 기본을 튼튼하게 다져야하는 것.
레슨 중에 존이 브레히트를 아느냐고 물어왔다. 자신의 트럼펫 연주에 많은 영감을 준 사람이 바로 그 극작가 브레히트라며. 그러면서, 브레히트가 쓴 희곡 <갈릴레오>를 아냐고 물어왔다. 특이한 사람이다. 브레히트를 아는 트펌펫터라.. 내 타입이다. ㅋㅋ 그 희곡이 내가 가르치는 <과학과 정치>의 첫 주제다. 브레히트와 트럼펫이 어떤 연관이 있는지는 천천히 알아가리라.
https://m.youtube.com/watch?v=F_mI1CEDlB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