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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요기우진 Jun 14. 2022

망원동 맛집 1, 리플레토레

리플레토레 (Riflettore)

망원동에서 4주 가량 거주하게 되었다. 이 체류기간 동안 이 동네의 맛집 몇군데를 알아가는 소소한 재미를 누리고 싶다.


첫 레스토랑은 리플레토레. 그곳에서 오늘 점심식사를 하였다. 음식은 감베리파스타. 새우와 마늘 그리고 약간의 시금치가 버터와 올리브오일에 요리되어 이태리에서 직수입된 듯한 파스타위에 놓여있는 음식이다. 후추가 그 위에 듬뿍 뿌려져있다. 맛있었다. 파스타는 알단테로 삶아져서 식감이 좋았고. 새우와 마늘은 매운 것을 선호하는 한국인의 입맛에 맞게 듬뿍 뿌려진 후추와 버무려져 톡쏘는 맛이 있었다. 화룡정점은 반찬 (side dish)로 나온 올리브오일과 레몬(?)즙에 버무려진 듯한 두 알의 방울토마토. 따스한 파스타, 새우 마늘등이 입안을 덥힌 후에, 그 방울 토마토를 입안에 넣으면, (상온임에도) 상대적으로 차갑고 상큼한 레몬과 토마토의 향기가 입안 전체에 퍼진다. 따뜻한 주음식과 상큼하게 준비된 토마토의 조합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단연, 이곳은 맛집이다.



이곳은 한사람 (신증준) 모든 것을  한다. 손님접대부터 요리와 서빙까지. 오후 1시에 갔다. 내가  레스토랑에 들어갔을때는  팀이 거의 식사를  마치고 있었다.  셰프가 나의 요리를 만들기 시작할때 ,  손님들은 떠났다. 단둘이 남았다. 셰프와 . 그래서 말을 걸었다. 요리에 방해가 될까봐 많이 말을 걸지는 않았다. 띠엄 띠엄, 말을 걸었다.  셰프의 동작에는 서두름이 없었다. 느린  (slow life) 즐기는 듯한 사람이랄까. 호텔 레스토랑에 셰프로 있다가, 독립을 하여  가게를 차린지가 대략 8개월  된다고 했다. 나이는 올해 30. 요리를 시작한지는 10. 그러니까, 20살때부터 요리를 시작한 것이다. 10년을 하나에 집중하면  방면에서는 득도를   있지 않을까. 그리고  방면에서 장인이 되지 않을까. , 이런 사람들을 보면, 즐겁다. 내가 먹은 음식에는 그의 지난 10년간의 노력이 녹아있는 것이다.



식사를 마치자, 신 셰프가 커피를 대접하겠다고 했다. 커피를 내리는 과정도 여러 단계를 거쳤다. 파푸아뉴기니 산의 커피이며, 초코렛 (내 기억이 맞으면)과 과일 향이 있는 커피라며 나에게 주었다. 음식을 주문할때, 내가 오늘 아침에 이빨을 뺐었다고 말했었다. 그것을 기억한 신 셰프는, 뜨거운 커피는 좋지 않을 것 같다며, 유리 잔에 약간 식혀서 나에게 주었다. 참 배려심이 많은 청년이다. 커피 맛은 순했다. 난, 사실 커피를 잘 마시지 않는다. 커피 카페인에 예민하여 저녁에 잠도 잘 못 잘 때도 있다. 그리고 강한 커피의 맛은 나에겐 너무 쓰다. 그래서 우유를 탄 라떼를 선호한다. 신 셰프가 서빙한 커피는 블랙이다. 그런데도, 매우 순하고 부드러운 맛이었다. 블랙커피를 그리 좋아하지 않는 나도 이 블랙커피는 매우 좋았다.  


오늘의 첫 식사였다. 나의 첫 식사를 이렇게 정성어린 음식으로 대접해준 신 셰프에게 감사하다. 그 곳을 나오는데, 괜스레 마음이 따스해졌다. 이렇듯, 한 사람의 정성으로 우린 하루를 즐겁게 시작할 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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