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엽이 지천에 널려있다. 가을이다.
낙엽에 대한 시를 인터넷에서 찾다가, 박봉우 시인의 시가 내 눈에 머물렀다. 여기에 전문을 옮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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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엽들의 휴일
- 박봉우
나는 고독한 위안을 마시며
가을이란 허전한
계절에 서 있다.
사랑도 흘러간
모든 추억들도 잠자는 바람.
텅 빈 실내에 앉아 우정을 부를 때
창 너머는 가을이 걸어오는 모습.
나의 고향에도 우리들 모든 별에게도
바람에 날리는 쓸쓸함은 손짓하며
서 있다.
이제 회답을 쓰지 못한 친구들에게도
긴 사연을 올릴 수 있는
가을.
바람이 바람이 불면
친구는 황색이 짙은
나의 쓸쓸한 편지를 낙엽으로 받으리...
산다는 괴로움과
산다는 허전함이 바람에 날리어
지표없이 굴러가는
눈물겨운 우정끼리의 휴일.
나는 고독한 위안을 마시며
가을에 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