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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요기우진 Feb 26. 2023

까페, 식물로만 만들어진 메뉴

Cafe, 'Botanical  plant-based fare'

*표지사진: 샬롯스빌에 있는 까페 'Botanical  plant-based fare'


샬롯스빌에 오래 살았어도 가보지 않은 까페가 많다. 새로 생긴 까페들도 제법 있는 탓이다. 오늘 다운타운에 있는 'Pie chest'에 다시 갔었다. 차이라떼와 파이 한조각을 먹을까 해서. 그런데 오후 2시가 넘었는데도 그 조그만 공간에 사람들이 꽉 들어차 있었다. 무슨 단체손님들이 온 듯이, 비슷한 등산 복장을 한 사람들이 주문을 하려고 서서 웅성이며 북적였다.


앉을 테이블도 없었다. 앉아서, 2:30분에 줌 미팅도 해야되는데, 안에 있는 네 테이블은 이미 손님들이 앉아 있었고, 조만간에 떠날 기미가 없었다. 밖에는 테이블이 두개가 있는데, 오늘은 기온이 떨어졌고, 또 비가 비슬비슬 내린다.


그래서, 아쉬움을 품고 밖으로 나와 다운타운을 걸었다. 그러다, 근처에 전에 보지 못했던 까페가 보여 들어갔다. 그곳이 바로 'Botanical  plant-based fare'. 좀 긴 이름이다. 그 이름에 별로 신경을 쓰지 않고 들어갔다. 그냥 새로운 곳이어서.


까페 내부.


들어서니, 쿨한 남자 둘과 더 쿨한 여성 한사람이 서빙을 하고 있었다. 다들 20-30대 청년인 듯.


카푸치노를 시켰다. 그런데, 그 다음이 이상했다. 다른 까페에서는, 카푸치노나 라떼를 시키면, 대부분 나에게 묻는다, 'is whole milk ok? (유지방을 제거하지 않은 전유 괜찮니?)'. 그 질문에 난 종종 고민에 빠진다. whole milk, 2% milk, or skim milk (탈지유), 아니면 식물성인 oat milk or almond milk. 이 많은 선택 중에 무엇을 택할지 고민에 빠진다. 맛을 생각하면 당연히 whole milk다. 최소한, skim milk. 소에서 나온 동물성 우유. 그러나, 건강을 생각하면, 식물성 우유인 oat milk or almond milk 중에 선택해야 한다.


그런데, 이 까페에서 나의 주문을 받은 청년은 나에게 아무런 질문을 하지 않았다. 그래서, 이상해서 내가 먼저 물었다. 'are you going to use whole milk? (전유를 쓸거니?)' 그러자 그는 씽긋 웃으며 대답했다. 아니라고. 이곳의 모든 음료와 식사는 식물로만 만들어졌다고. 그래서 카푸치노에 들어가는 우유는 oat milk or almond milk 뿐이라고. 아항, 그래서 이 까페의 이름이 Botanical  plant-based fare 구나.. 라고 하자, 그가 다시 씽긋 웃으며, '그래' 했다. ㅋㅋ


cappuccino with oat milk

그래서 oat milk를 택했다. 역시 맛은 좀 떨어진다. 소 우유에 비해서. 건강엔 쪼금 더 좋겠지..


메뉴



이 까페가 흥미로워서, 카운터에 다시 가 말을 걸었다. 주문을 받던 그이의 이름은 '랜스 (Lance)'. 카운터 위에 놓여있는 메뉴판을 살펴보았다. 샌드위치에 눈길이 갔다. Sandwiches; Chickpea Tuna, Shroom B.L.T., Crispy Chix.. 그러니까, 콩으로 만든 참치, 버섯으로 만든 베이컨, 버섯으로 만든 굴 샌드위치라는 건데.. 랜스에게 이 세가지 샌드위치 중에 어떤 것이 가장 맛이 있는지를 물었다. 그이의 대답은 'Crispy Chix'.


언제 이 까페가 문을 열었는지를 물었다. 일년 전 쯤이란다. 코로나 중이었다. 코로나 펜데믹 와중에 문을 연 것이다. 이렇게 견뎌온게 대견하다. 내부를 둘러보니, 북적이지는 않지만, 제법 넗은 공간에 있는 테이블들이 거의 찼다. 현재 시각은 오후 2:30분경. 아점시간이 훌쩍 지난 시간이다. 이곳에 오는 사람들은 물론 대부분이 채식주의자 (vegetarian or vegan)들일 것이다. 그런 사람들이 이 샬롯스빌에 제법 산다는 걸까. 이 까페가 코로나 펜데믹을 버틸 수 있었던 것은?


궁금해졌다. 식물로 만들어진 고기맛나는 샌드위치는 어떤 맛일까.. 다음에 이곳에 오면, 랜스의 추천대로 Crispy Chix를 먹어보아야겠다. 버섯으로 만든 굴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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