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표지사진: 아쉬탕가 요가 쿄토 내부
오늘 새벽에 아쉬탕가 요가 쿄토 (Ashtanga Yoga Kyoto)에 가서 요가를 하고 왔다. 숙소에서는 걸어서 35분 가량 걸리는 곳이다. 갈때는 얼마나 걸릴지 가름을 할 수가 없어, 지하철을 타고 갔다. 한 정거장 사이. 올때는 그냥 걸어서 왔다. 중간에 쿄토가든 (Kyoto Garden) 안으로 들어와 가로질러 걸을 수 있어, 산책 겸 괜찮은 거리다. 돌아오는 길을 사진과 짧은 영상에 담았는데, 그것은 다음에 쓰기로 하고, 여기에선 이 쿄토 요가원에 대해서 쓰겠다.
쿄토에 간다고 하니, 시부야 요가원의 선생 에리코와 그의 친구 Y 가 쿄토에는 아쉬탕가 요가원이 두곳이 있다고 했었다, Mysore Kyoto 와 Ashtanga Yoga Kyoto. Mysore Kyoto 는 쿄토에서 가장 오래된 아쉬탕가 요가원이고, Ashtanga Yoga Kyoto 에는 젊은 멤버들과 열정적인 선생들로 활기찬 곳이라고 알려주었다. 난, 두곳 중에서 그저 내 숙소에서 가까운 곳을 택했다. 그곳이 Ashtanga Yoga Kyoto (AYK)다.
AYK 는 작은 건물의 2층에 위치해 있다. 좁은 문을 열고 들어서면, 표지사진에 보여지는 좁은 복도가 있다. 이 복도의 중간 오른편에 커튼 건너편에서 거친 숨소리들이 들려왔다. 아, 요가실이 그 건너편에 있구나.. 커튼을 젖히고 들어서니, 좁고 기다란 요가실이 있었다. 6시 10분 경이었다. 왼쪽 한귀퉁이에 한 남자가 수건으로 눈가를 덮은채로 누워있었다. 요가를 이미 마치고 사바사나로 휴식을 취하고 있는 선생이리라. 학생들은 오른쪽 편 가장자리부터 오른쪽 벽을 향해 보며 요가를 하고 있었다. 7명. 남자 3, 여자 4.
요가매트를 빌려야하는데... 하고 있는데, 한 여자가 들어왔다. 영어로 물으니, 커튼 안, 바로 왼쪽에 놓여있는 여행자가 빌려 쓸 수 있는 요가매트들을 가리켜 주었다. 영어 소리가 들리자, 사바사나의 사내가 손으로 수건을 걷고 잠깐 내 쪽을 보고는 다시 사바사나로 돌아갔다.
사람들 틈에 요가매트를 깔고 요가를 시작했다. 벽에서 두번째 열. 첫 열에는 3명의 여성. 내 양 옆에는 두 남자가 요가를 하고 있었다. 내 뒤에는 한명의 남자와 두명의 여자. 두시간 가량 요가를 하는 동안 한두사람이 요가를 마치고 떠났고, 서너명이 새로 들어왔다.
이 요가원은 매우 진지한 곳이다. 내 왼쪽에 있던 남자를 비롯해서 총 세명이 중급시리즈를 하였다. 그 세명 모두 중급시리즈에서 가장 어렵다는 카란다바사나를 제대로 하였다. 그 세명 중에서 한명은 심각한 인상의 50대 초중반 쯤 되어 보였고, 나머지 두명은 30대 전후로 보였다. 그 심각한 인상을 가진 50대 남자는 내 왼쪽에서 요가를 하였는데, 카란다바사나를 무려 다섯번을 하였다. 내눈에는 매번 제대로 하는 듯 한데, 자신의 마음에는 들지 않아서, 더 완벽하게 하려는지, 계속 반복하였다. 대단하다.
내가 오프닝시퀀스를 마치고 중급시리즈로 들어갈 무렵, 뒤쪽 귀퉁이에서 사바사나를 하고 있던 선생이 간단한 옷을 걸치고 우리들 앞으로 걸어왔다. 나의 예상대로 선생이었다.
그 선생의 이름은 케이고 야마구치 (Keigo Yamaguchi). 내가 요가를 마치자, 다가와 나에게 말을 걸었다. 케: 여행하고 있니?
나: 응.
케: 어디서 왔니?
나: 미국에서.
케: 너의 선생이 누구니?
나: 존 벌트만.
케: 아, 그 키가 매우 큰 사람?
나: 응. 교통사고를 당했다가 요가로 회복도 했었지.
케: 응, 그이를 알아. 인도 마이소어에서 여러번 보았어.
그러니까, 케이고와 나의 선생 존은 아는 사이다.
케: 오늘만 온 거니?
나: 아니, 내일과 모레도 올거야.
케이고는 위의 사진처럼 옅은 미소를 항상 띄고 말을 하였다. 내가 수강료가 3000엔이지 물으니, 응 하며 탁자 한귀퉁이을 가리키며, 거기다 놓아 하였다. '요가매트 대여료는 얼마니?' 하고 물으니, '그건 알아서 내' 하였다. 돈 개념이 없는 친구 같았다. ㅋㅋ
이 요가원은 에리코의 평대로, 열정적인 선생과 열정적인 멤버들로 활기찬 곳이다. 매우 잘 왔다.
안식년을 쿄토대학에서 보내야겠다. 한 학기를 이곳 쿄토에서 머물며 케이고의 요가원에서 요가를 배우는 것도 흥미롭겠다. 번잡한 도쿄 보다는 한적한 쿄토가 난 더 좋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