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좀비
며칠 전, 아침 출근시간에 서울의 지하철을 탈 일이 있었다. 그때 난 갑자기 숨이 막히는 듯한 기분에 휩싸여 지하철을 뛰쳐나오고 싶은 충동에 사로잡혔다. 나를 둘러싸고 있던 광경때문이었다. 꽉 들어찬 지하철 안, 나를 둘러싸고 있던 거의 모든 사람들이 스마트폰에 얼굴을 파묻고 있었다. 앉아있는 사람들 뿐 아니라, 서있는 사람들도 스마트폰에 시선을 떼지 않았다. 스마트폰으로 어떤 중요한 일을 하고 있나하고 옆의 사람들의 스마트폰을 힐끗거렸다. 그런데, 그들은 컴퓨터게임을 하거나 드라마를 보거나, 인스타그램, 틱톡 혹은 트위터 유투브등에서 짧은 영상 혹은 광고들을 보고 있었다. 어떤 이는 1초에 1-2번씩 끊임없이 손가락으로 휴대폰을 쓸며 다른 영상들로 옮겨가고 있었다. 그 광경에 문득 내가 좀비들에 휩싸여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숨이 막히기 시작했다. 다행히 곧 내 목적지에 도착하여 지하철에서 내려서 숨을 돌릴 수가 있었지만, 그렇지 않았어도 그 다음 역에서 내렸을 것이다. 그런데, 지하철에서 내려 걸어가면서도 휴대폰에 얼굴을 파묻고 가는 사람들이 있었다. ㅠㅠ 스마트폰에서 발사되는 끊임없는 자극들에 중독이 된 듯 하다. 그 사람들의 일상생활은 누가 지배하는가. 그 사람 자신들? 아니면 스마트폰?
생각 좀 하며 살자. 스마트폰을 잠시 가방에 넣고, 끊임없는 단초적 자극으로부터 벗어나 머리를 식히자. 마음을 비우고, 생각을 하자. 내가 이 스마트폰의 노예가 되지는 않았나. 과학기술시대의 좀비가 되어가지는 않나. 과학기술시대에서 어떻게 살아야 기술의 노예가 되지 않을까. 어떻게 살아야 창조적 삶을 영위할 수 있을까.
생각 좀 하고 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