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적 vs 내적 아름다움
*표지사진. 2023년 11월.
비행기 안이다. 연구차 교토에 갈일이 있어서다.
비행기가 이륙하고, 승무원들이 움직일 수 있자 마자, 두 승무원이 나에게 왔다. 두분다 나이가 지긋이 든 여성 승무원들이었다. 내가 이용하는 유나이티드 항공사의 국제편 승무원들은 대부분 나이가 지긋하신 백인 여성분들이다. 보기에는 60대 쯤?
그중에 한 승무원이 나에게 물었다. 'Do you speak English?'
도쿄행이어서 비행기 안에는 일본인들이 많다. 내가 영어를 못할 수도 있을까해서 물어보는 듯 했다. 그래서 'Yes.'라고 답했다. 그러자, 두 승무원이 뜻밖의 말을 건네기 시작했다.
같이 온 다른 승무원이 내가 혹시 모델을 하는지를 물었다. 내가 웃으며 'No.' 라고 하자, 그럼 혹시 내가 영화계에 종사를 하냐고 물어왔다. ㅋㅋ 내 긴머리가 너무 멋있고, 풍기는 분위기가 꼭 모델이나 영화 혹은 예술 쪽에 종사하는 사람 같단다. 이 두 승무원이 날 보고는 쑤군거리다가, 용기가 좀 더 있는 승무원이 친구 승무원을 데리고 온게다. ㅋㅋ 사실, 지난 여름에 한국에서 헤어컷을 한 후에 헤어컷을 하지 않았으니, 머리카락이 제멋대로 무성하다. 요즘 머리를 감고, 헤어드라이어로 말리는데 너무 시간이 걸려 (족히 10분 ㅠㅠ), 교토에서 싸구려 헤어샵에 가서 헤어컷을 할까하고 있던 중이었다. 샬롯스빌에서 내가 가던 단골 헤어샵은 좀 너무 비싸서 이제 가지 않은지가 꽤 오래되었다. 그냥 길다가, 교토나 서울에 가게 되면 그때 싸게 헤어컷을 해야지 하고 있었다.
외적 아름다움. 나이가 예순을 먹으니, 외적 아름다움은 그리 중요하지 않게 다가온다. 이런 말이 있다. '외적 아름다움은 시선을 끌지만, 내적 아름다움은 마음을 사로잡는다.' 외적 아름다움은 유전적으로 잘생겼거나 화장발 혹은 옷발일 수가 있다. 내적 아름다움은 무언가를 오랫동안 열심히 노력해야만 생기는 현상이다. 아마, 그 지난했을 노력에 감동하는 것 아닐까. 내적 아름다움을 가진 사람들은 자존감이 높다. 귀족들을 깔보았던 베토벤은 그런 자존감의 극치였다.
요가를 5년 넘게 해보니, 내적 아름다움이란게 무언가를 조금은 이해하게 되었다. 카란다바사나를 제대로 하는 사람을 보면, '야 몸이 되게 유연하네'라는 생각보다는, '아 얼마나 오랫동안 열심히 했으면 저 경지에 이르렀을까'란 감탄을 하게 된다. 그런 요기 혹은 요기니들은 겉을 꾸미지 않는다. 꾸미지 않아도 아름다워 보인다. 존경심까지 들어있는 감정이랄까.
어느 분야도 마찬가지겠지만, 요가를 열심히 오래 수련하면 꾸안꾸 (꾸미지 않은 듯 꾸민 듯)해도 멋있는 사람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