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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요기우진 May 31. 2021

요가를 하면 왜 몸짱이 될까?

슬림탄탄

*표지사진: 2024년 여름에 찍은 사진. 만 60세. 몸의 시간은 거꾸로 돌릴 수 있다. 



젊었을때는 몸무게 걱정을 하지 않았다. 많은 사람들도 그러했을 것이다. 그러나, 40대 중반을 넘어가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어느날 문득 깨닫게 된다. 예전과 똑같은 양의 음식을 먹는데도 살이 찌기 시작한다는 것을. 남자는 아랫배가 바지를 비집고 앞으로 볼록 튀어나오기 시작한다. 여자는 배 전체를 삥 돌며 허리띠처럼 군살이 잡히기 시작한다. 그러면 셔츠를 바지나 치마에 넣기 보다는 앞에 펄럭이게 하여 나온 배를 감추기 시작한다. 예전의 호리호리했던 몸매는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다. 옷 고르는 것도 더 까다롭게 된다. 예전엔 아무거나 입어도 멋있었는데, 이제는 무엇을 입어도 안 멋있다. 자연산 몸매가 그리 아름답지 않으니, 옷으로 커버를 한다. 중년의 품위라는 변명을 하면서. '라떼는 말이야'라며 자신의 리즈시절을 이야기하기도 하지만, 현재의 모습에서는 상상하기가 힘들다. 아~~ 옛날이여~~ 인생의 무상함의 시작이다.


쭈그러진 멋보다도 더 큰 문제는 늘어나는 체중은 건강의 적신호라는데 있다. 중년의 고뇌가 시작된 것이다. 그럼, 어떻게 체중을 조절해야하나. 여러가지 방법이 있을 것이다.


요기들은 살찐 사람이 없다. 나이를 불문하고. 대부분 말랐다. 아니, 군살이 없다. 근육질이다. 머리 끝에서 발끝까지 모든 근육이 잘 발달되어있다. 바디빌더들의 몸과는 다르다. 어느 근육도 과잉으로 발달되지 않았다. 몸의 구석 구석의 잔근육까지 고르게 발달이 된 균형 잡힌 몸이다. 한마디로 약간 마른 데이비드 조각상이다. 속된말로, ‘슬림탄탄’. 그리고 유연하다.


요기들은 왜 살이 찌지 않을까. 그들은 평균적으로 일반사람들보다 오래 산다. 요기들의 건강과 장수의 비밀은 무엇일까? 그 비밀을 알고 실천하면 우리도 건강한 삶을 오래 영위할 수 있지 않을까? 중년 모두의 희망말이다. 건강하게 오래사는 것.


요기의 비밀은 두가지다. 첫째는 운동량이다. 인터넷에 의하면, 아쉬탕가요가를 1시간하면 대략 500 칼로리를 소비한다고 한다. 파스타 1인분의 열량이 200 칼로리 정도이고, 성인남자 일일 권장 칼로리 섭취량은 2700 칼로리다. 그러니까, 아쉬탕가 요가를 2시간을 할때 소비하는 열량은 일일 권장 칼로리 섭취량의 1/3 가량이다. 빠지는 체지방은 1000 칼로리에 해당하는 130g 정도가 되는 셈이다. 정말 살이 빠진다. 나의 경우엔, 2시간동안 요가를 하기 직전과 하고 난 직후에 몸무게를 재면, 요가 후 540 그램 정도 적게 나온다. 540 그램의 지방은 3500칼로리에 해당한다. 그러니까, 요가 후에 빠진 540그램은 1000 칼로리 정도의 열량소비와 요가를 하는 동안 뻘뻘 흘린 땀의 양을 합한 값이다.


50, 60대 사무직 남자의 경우 평균 일일 열량 소비량은 2200 칼로리 정도이다. 한국 남성의 한끼 식사는 평균 900 칼로리다. 하루 세끼를 먹으면 하루에 2700 칼로리를 섭취한다는 거다. 저녁에 사람들과 만나 술에 술 안주까지 하거나 혼술을 하게 되면, 그것도 한국사람들이 즐겨 하는 소맥과 닭튀김을 곁들이는 날이면, 섭취하는 과잉열량은 폭증하게 된다. 그만큼 쌓이는 체지방은 더 늘어난다. 한국에서 중년으로 평범하게 살면서 뱃살이 불어나지 않는 것이 이상하다. 이러한 식생활을 하면, 요가 2시간에 해당하는 운동을 해도, 살이 빠질 수가 없다. 하루 세끼에 술 안주까지 합하면 3200 칼로리가 훌쩍 넘을 것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요기의 두번째 비밀이 숨어있다. 요기의 일상에는 야식이 없다. 야식이 없는 1일 2식 혹은 1일 1식이다. 요가는 대부분 새벽에 한다. 그런데 요가를 하려면 속이 비어있어야한다. 요가선생 존이 나에게 권한 것은, 요가하기 전 최소한 12시간 전에는 아무것도 먹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물만 빼고. 나의 경우에는 새벽 5시반이나 6시 경에 요가를 시작한다. 그래서, 요가를 시작한 후 얼마지나지 않아, 오후 5시 이후에는 아무것도 먹지 않기 시작했다. 밤문화가 없다. 특별한 날이 아니면.


2시간 가량의 요가 후, 잠시 휴식을 취한 후에 정리를 하고 샤워를 하면 벌써 8시 반경이나 9시가 된다. 그 직후에 아침을 먹는다해도, 그 전날 초저녁부터 16-18 시간 정도를 공복으로 있는 셈이다. 매일 간헐적 단식을 하는 셈이다. 나의 경우엔, 그때 카푸치노나 녹차라떼, 혹은 카페인이 없는 차를 시작으로 아점을 먹기 시작한다. 그후, 오후 5시전까지 주절주절 주어먹는다. 하루에 대략 두끼를 먹는 셈이다. 이처럼 새벽에 요가 수행을 하면, 취할 수 있는 식생활에서 과식을 하기가 쉽지가 않다. 식단만 주의하면, 살이 적정체중으로 빠질 수 밖에 없는 일상이 되는 것이다. 요가는 그런 건강한 일상을 가능하게 하는 중심축인 것이다.


그렇게 요가와 간헐적 단식을 몇개월 지속하자 놀라운 변화가 일어났다. 바지를 비집고 나오던 뱃살은 간데없고 식스팩이 생겼다. 청바지 허리 사이즈 28인치를 입은지 2년이 넘었다. 아무거나 걸쳐도, 머리 밑 체격은 멋이 있다. 내 눈에는. 물론 목 위는 다른 이야기지만. 얼굴과 흰 머리카락을 보이지 않게 가리면, 사람들은 아마 30대로 보지 않을까.. 몸이 젊어졌다. 슬림탄탄의 몸이 되었다. 요가를 시작하기 전에는 꿈도 꾸지 못했던 모습이다. 비밀은 단순하다. 요가수행이 중심축인 일상. 이렇게 살면, 모두 다 이렇게 될 수 밖에 없다.  2년을 꾸준히 한 후에, 아쉬탕가요가 중급시리즈에 나오는 제법 고난도의 아사나들을 수행하기 시작하게 되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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