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사진: 오늘 요가원에 누군가 가져다 놓은 쿠키. 오사카에서 온 쿠키.
인연이란 무엇일까. 어제 스리랑카출신 학생과 저녁식사와 술한잔하며 이야길 나누었었다. 우린 전생에 무슨 인연이 있어서, 선생과 학생으로 만나게 되었을까.. 옷깃만 스쳐도 큰 인연일까. 아님, 그저 우연일까. 인연이란 그저 우연과 의지의 조합일까.
오늘 토요일엔 선생의 구령에 맞춘 초급시리즈를 했다. 선생은 아미 라는 여성이었다. 학생은 남성은 쿠미오와 나. 그리고 7명의 여성들이었다. 그런데, 모두들 초급시리즈를 거의 완벽하게 했다. 점프백 동작만 빼고. 물론 쿠미오는 완벽했지만. 거의 끝무렵에 하는 물구나무서기 동작을 모든 여성들이 완벽하게 했다. 다들 수년 수련을 했나보다 했다.
요가를 마치고, 좁은 로비에 나와 나갈 준비를 하는데, 여성분들이 나와 하나둘 나에게 질문을 하기 시작했다. 보기에는 대학생같은 여성분이 나에게 어디에서 왔냐는 질문을 시작으로 짧은 대화를 시작했다. 나이는 25살. (보기에는 20살 정도밖에 보이지 않던데, 동안이다.) 아주 옛날에 (대학생때) 노스 캘로라이나 주에서 교환학생으로 일년을 지냈단다. 그러니까, 대략 5년 전이란 이야긴데.. 5년 전이 '아주 옛날'이라니.. 시간의 단위가 나와는 다르다. 나에겐 5년은 가까운 과거인데.. ㅎ 주위에 다른 회원들도 몰려들어 (내가 마치 동물원의 원숭이같은 기분..), 내가 요가를 얼마씩 했나고 묻자, 4-5년 했다는 분들도 있었는데, 1-2년 했다는 분들도 있었다. 그런데 물구나무서기를 완벽하게 하다니.. 대단한 그룹이다. 선생 케이고가 뛰어나니..
이 교토 아쉬탕가 요가 그룹과의 인연은 여기까지다. 교토에 다시 올 일이 없어졌기때문이다. 어제 교토대에 있는 친구 H의 연구실에 가서 실험결과에 대해 의논을 하고, 나오는데, H가 배웅을 하러 나와 건물 현관에서 나에게 말했다. 이번 3월에 미추에라는 작은 도시에 있는 작은 학교로 옮기게 되었다고. 현재 교토대에선 부교수인데, 새 학교에서는 정교수가 된단다. 승진이 되는 것이어서 축하해 주긴 했는데.. 이 친구가 없는 교토에는 다시 올 기회는 당분간 없어졌다. 교토와 나와의 인연은 여기까지.
H가 새로 가는 대학교는 혼슈남부지방에서 서쪽 해안가에 위치한 곳이다. 위도로는 교토와 히로시마 사이. 그곳을 한동안 방문할 것이다. H의 올해 나이는 49세. 앞으로 정년퇴임까진 16년 남았단다. 그가 정년퇴임할 때까지 같이 공동연구를 하자고 했다. 그는 화학자로 샘플을 만들고, 나는 물리학자로 그 샘플의 물리적 성질을 탐구하고. 좋은 팀이다. 이렇게, 혼슈남부지방을 한동안 알아갈 기회가 생겼다. 참 인연이라는게.. 예전엔 도쿄와 센다이에 인연이 있어 그곳들을 자주 방문했었다. 이제 내가 일본에 오는 이유는 H와의 인연이다. 그가 어디로 가던지, 나의 일본 방문도시가 바뀔 수 밖에..
근데, 그가 가는 새로운 대학도시는 아쉬탕가요가원이 없던데.. 어떡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