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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가 (운동) vs 식이요법

by 요기남호

한마디 해야겠다. 그이를 볼때마다 드는 생각에 대해.


이번 주는 대학의 봄방학이다. 존이 요가수업을 하지 않는다. 그래서 AYC (Ashtanga Yoga in Charlottesville)에 나가 요가를 하고 있다. AYC에는 표지사진에 나온 사람과 비슷하게 비만한 남성 한 사람이 오랫동안 요가를 하여왔다. 요가지도자수련도 2년 전에 200HR 강좌를 마쳤고, 이번 해에는 300HR 강좌를 듣고 있는 사람이다. J라 하자. J를 볼때마다, 솔직히 난 요가도 요가지만, 먼저 식이요법으로 비만을 없애야하지 않나하는 생각이 든다. 나와는 서로 대화를 나눈 적은 없다. 내가 AYC에서 가끔 짧은 대화나마 나누는 사람들은 캐롤앤과 리암 선생 부부와 나와 비슷한 수준의 요가를 수행하고 있는 두세명 정도의 사람들이다. 다들 자신들의 요가수행에 혼신의 힘을 다하느라 다른 사람들을 신경 쓸 틈이 없다. 비슷한 수준의 요가를 하면, 서로 도와주어야 할때도 있고, 또 어려운 아사나들을 어떻게 하면 좀 쉽게 할 수 있는지 자신이 알고 있는 비법을 서로 공유하기도 하지만, 거의 대화가 없다고 보면 된다. 매일 아사나를 직접 도와주는 캐롤앤과 리암은 예외지만. 아뭏든, 초급시리즈의 아사나들도 비만의 몸으로 낑낑대고, 블록 혹은 끈을 사용하며 초급 아사나들을 하는 J를 보면, 식사를 조절하여 체중을 줄이면 그 아사나들을 쉽게 할 수 있을텐데.. 란 생각이 솔직히 든다. 건강에도 좋을테고..


J는 AYC에서 오래된 그리고 열성적인 회원이다. 여러명의 선생보조의 한사람으로 웹사이트에 올라와 있기도 하다. 그리고 가끔 선생보조로 요가수업을 도와주기도 한다. 물론 초보시리즈를 하는 사람들만 도와준다. 중급시리즈를 수행하는 나에게는 접근을 하지 않는다. ㅋㅋ


J가 버지니아대학요가수업에 나오면 선생 존이 어떻게 반응을 할까? 살 좀 빼라고 말을 할까? 아쉬탕가요가의 창시자였던 지금은 고인이 된 파타비 조이스는 요가를 하러 온 사람들에게 살 더 빼라는 말을 자주 했다고 한다. 전혀 뚱뚱하지 않은 사람들에게도. 한국에 있는 요가원이었으면 어떠했을까? 미국사람들에겐 아주 무례한 말인데.. 미국사회의 분위기는 개인이 어떠한 체형이던 어떠한 사고방식을 가졌던 그 자체로 다 존중과 사랑을 받아야한다는 분위기다. 최소한 표면적으로는. 교육시스템도 그렇고 일반사회에서도 그렇다. 체형에 대한 지적은 금기사항이다.


비만의 체형을 가진 J가 그래도 꾸준히 나와서 요가를 하고, 이 요가모임에 무언가 공헌을 하려는 태도는 높이 사야한다. 선생인 캐롤앤과 리암이 그를 대하는 태도다. 그런데, 난 아직 마음의 수양이 덜 되었는지.. 아님 스파르타식 한국교육의 잔재때문인지, 그를 보면 요가도 요가지만 살도 좀 빼야지 않겠어요?라는 말이 목까지 차오른다. 물론 내밷지는 않는다. 그저 외면할 뿐이다.


요가는 모든 사람들에게 열려있다. 그러나 요가를 통해서 꾸준히 자신의 몸과 마음이 변해야하지 않을까. 몸과 마음이 변하지 않으면 요가를 제대로 수행하고 있지 않고 있음을 의미하지 않을까.. J는 몸이 변하지 않고.. 난 마음이 변하지 않고 있나.. 그러고보니, J나 나나 비슷하구나..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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