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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기의 사회성(?)

by 요기남호

* 표지사진: 이 글과는 관계없는 작년 겨울 한 요가워크숍 사진. 이 사진 속에 두명이 현재 요가지도자 수업을 수강하고 있다.


어느 모임이든 친목도모를 주선하는 사람들이 있다. 지금 수강하고 있는 요가지도자 수업의 두번째 주말이 끝났을 때였나보다, 수강생 중 비만인 친구가 그룹 메세지 방을 만들어 문자를 띄웠다. 모든 멤버들의 전화번호가 그 수업 구글 사이트에 다 올라오자마자, 그 방을 만든 듯 싶다. 그후 한달정도 지난 지금까지 그 멤버들이 많은 문자들을 올리곤 한다. 난, 그저 눈으로 힐끗하고만 했다. 아마 나의 까탈스러운 성격 탓이리라. 이 나이에 새로운 관계 맺기가 그리 절실하지 않아서 일까. 내눈에 매력적인 사람이 아니다 싶으면, 굳이 나의 시간을 소비하고 싶지 않기 때문일까. 사실 별로 할말도 없는 사람들과 만나느니, 혼자 지내는 게 더 좋은 나이가 되었나 보다.


요가 지도자 200시간 수업이 이제 2주 후면 끝난다. 그래서인지, 수강생중 한 사람이 수업 밖에서 한번 그룹모임을 갖자고 문자를 띄웠다. 4-5사람이 좋다고 반응하고, 시간을 정하는데.. 다음 토요일 요가수업이 끝나고 저녁 6-7시에 보잔다. ㅋㅋ 난 간다, 안간다, 답장도 하지 않았다. 아니, 요기가 되고 싶은 사람들이 6-7시에 저녁식사모임을 갖는다고? 오후 5시 이후에는 물 이외에는 아무것도 먹지 않는 나로선 상상이 가지 않는 제안이다. 물론 참석하지 않을 것이다. 브런치 혹은 오후에 커피/차 모임이라면 참석할 수도 있을텐데.. 내가 그런 제안을 하고 싶은 모임은 아니다.


이런 난 반사회적인가? 그런데.. 사회적이던 반사회적이던, 그런 걸 신경쓰지 않는다. 나의 일상은 온전히 나의 것이다.


요기의 일상생활은 스님들의 일상과 거의 비슷해야하지 않을까? 적어도, 게으른 스님. 새벽에 일어나고, 소식을 하고, 저녁 일찍 잠에 들고. 요가 지도자 수업 수강생들 중에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하는 사람은 딱 한사람 더 있는 듯하다. 고수.


지도자 200시간 혹은 300시간 수업을 사람들은 왜 수강하나? 200시간 수업을 들으며 요가에 대해 좀 더 배우고 있긴 하다. 요가철학, 우리 몸의 근육와 뼈, 호흡 등, 게으른 내가 독학을 하기에는 좀 버거운 것들을 이 수업에서 귀동냥을 한다. 그러나 거기까지. 이 200시간 수업이 끝나면, 더이상 지도자 수업은 듣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다시 지도자 수업없는 요가 수행자로서의 단순한 일상으로 돌아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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