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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요기우진 Jun 12. 2024

외적 vs 내적 아름다움

Outer vs Inner beauty

어렸을 적엔 거울을 자주 본 기억이다. 그 시절 부모님 집 안방에는 전신을 볼 수 있는 기다란 거울이 벽에 걸려 있었다. 어느때는 그 거울을 내방에 옮겨와 전신을 보기도 했었다.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이 그런대로 흡족해서였을까. 가난한 집안사정에도 불구하고, 메이커 옷을 사달라고 조르기도 했었다. 참 철없이 겉멋만 들었던 시절이었다.


요즘 내 둘째아이가 그렇다. 학교에서 픽업을 하면, 차 안에서 거울을 보거나 휴대폰으로 셀카 찍기 바쁘다. 뭐라 말해줄까 하다가 옛 내모습이 생각나, 그냥 아무말없이 집에 데려다준다. 젊음이란 이런 걸까. 젊으니 겉모습이 싱싱하여 그 싱싱한 모습을 보는 것이 질리지 않아서 일까. 허긴, 주름이 생기고 피부가 쳐진 나이든 얼굴을 보는 것은 재미가 없겠지만 뽀송뽀송한 아이들의 얼굴을 보는 재미는 쏠쏠하지 않은가. 그래도 어느땐 둘째아이의 모습을 보는게 고역이다. ㅋㅋ


외적 아름다움. 나이가 예순을 먹으니, 외적 아름다움은 그리 중요하지 않게 다가온다. 이런 말이 있다. '외적 아름다움은 시선을 끌지만, 내적 아름다움은 마음을 사로잡는다.'


외적 아름다움은 유전적으로 잘생겼거나 화장발 혹은 옷발일 수가 있다. 내적 아름다움은 무언가를 오랫동안 열심히 노력해야만 생기는 현상이다. 아마, 그 지난했을 노력에 감동하는 것 아닐까. 내적 아름다움을 가진 사람들은 자존감이 높다. 귀족들을 깔보았던 베토벤은 그런 자존감의 극치였다.


요가를 5년 넘게 해보니, 내적 아름다움이란게 무언가를 조금은 이해하게 되었다. 카란다바사나를 제대로 하는 사람을 보면, '야 몸이 되게 유연하네'라는 생각보다는, '아 얼마나 오랫동안 열심히 했으면 저 경지에 이르렀을까'란 감탄을 하게 된다. 그런 요기 혹은 요기니들은 겉을 꾸미지 않는다. 꾸미지 않아도 아름다워 보인다. 존경심까지 들어있는 감정이랄까.


어느 분야에서든 그렇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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