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쉬탕가요가 예찬
* 표지사진: 버지니아대학 요가실 밖 작은 연못. 꽁꽁 얼었다.
아쉬탕가요가가 다른 요가에 비해 독특한 특성이 하나 있다. 바로 마이소어 수업 방식이다. 내가 알기로는 다른 요가들의 수업방식은 언제나 구령 수업이다. 학생들이 정해진 시간에 모여, 다같이 선생의 구령에 맞추어 정해진 아사나 동작을 한다. 아쉬탕가요가의 마이소어 수업에서는, 수련생들은 대략 2시간 반 정도의 시간대에 아무때나 와서, 각자의 요가루틴을 선생의 구령 없이 알아서 스스로 수련한다. 수련생들의 요가루틴은 천태만상이다. 초급시리즈의 몇 아사나를 낑낑대며 하는 초급자부터 나같이 중급시리즈를 수련하는 사람들, 그리고 고급시리즈를 수련하는 고도로 숙련된 사람들 까지 각양각색이다. 이 다양한 사람들이 다양한 요가루틴을 같은 시간대에 같은 장소에서 수련을 하는 것이다. 선생은 학생들의 각기 다른 수련모습을 바라보고, 가끔 도와주거나, 새로운 아사나를 배울 때가 되었다고 판단되는 학생에겐 새로운 아사나 하나를 추가해 준다. 매일 꾸준히 나와 열심히 수련하는 사람들의 진도는 빠르게 나아가는 반면, 가끔 나와 수련하는 사람들의 진도는 제자리 걸음을 하게 된다. 그렇게 1-2년이 지나면, 요가실력과 몸 상태는 천양지차가 된다.
지난주와 이번주, 두주간 초보자를 대상으로 한 요가수업을 진행했다. 이 2주동안 대략 40여명의 새로운 학생이 다녀갔고, 그중에 2-3명만 3번 이상 왔다. 대략 10퍼센트만 계속 나온 것이다. 40여명의 학생들 중에 몇은 구령수업을 원했다. 첫째 주에는 구령수업을 진행했으나, 이번 주에는 마이소어 수업을 진행했다. 이 두가지 수업방식대로 수업을 진행한 후 깨달은 점은 이렇다. 구령수업은 '평균적'으로 보다 많은 학생들이 요가수련을 지속하기에 더 좋은 수업방식이다. 그에 반해, 마이소어수업은 '소수의 헌신적'인 학생들에게 최적인 수업방식이다. 가르치는 선생에게 이 두가지 수업방식 중에 어떤 것이 더 맞는지는 그 선생의 성향에 달렸다 하겠다. 나에겐, 마이소어 수업이다. 난, '헌신적'인 학생들만 원한다. 자신이 해야하는 아사나들의 동작들을 외우는 정도의 수고는 해야하지 않나.. 내가 처음 요가를 배울때는, 요가수업이외에 유투브영상을 보며 그리고 아쉬탕가요가 책을 몇권사서 보며 아사나 동작들을 공부했었다. 그정도의 수고도 없이 그저 요가실에 나와서 선생의 구령과 선생의 요가동작에 따라 몸을 움직이고 싶은 사람들은 난 별로 가르칠 열정이 생기지 않는다. 매일 나와서, 자신의 요가루틴을 최선을 다하는 학생들. 그들이 내가 원하는 학생들이다. 몸이 유연할 필요는 없다. 꾸준하고 열정적인 태도를 원하는 게다. 40여명의 학생들 중에 그런 학생은 이제까지 딱 2명. L과 S.
L과 S, 이 두 학생의 몸상태는 매우 다르다. L은 첫날부터 아사나 동작이 예사롭지 않았다. 한발로만 서있는 자세에서 다른 발의 엄지발가락을 손으로 잡아 들어올리는 자세인 Utthita Hasta Pādānguṣṭhāsana도 균형을 잘 잡고 실행했다. 그제, L에게 몸이 참 유연하다고 했더니, 발레를 해서 그렇단다. 역시. 그래서 어제는 그에게 아사나 두개를 더 추가해 주었다. Utkaṭāsana 와 Vīrabhadrāsana A and B. 초급시리즈에서 서서하는 아사나들 중에 마지막 아사나들이다. 새로운 아사나를 가르쳐 주니, 매우 신나 했다. ㅎㅎ 다음 주에도 꾸준히 나오면 새로운 아사나들을 하나씩 추가해 주겠다고 했다.
S는 몸이 뻣뻣하다. 첫 아사나인 수리야나마스카라에서 몸을 굽혀 손이 바닥에 닿는 동작이 있는데, S는 손이 바닥은 커녕 발꿈치에도 닿지 못한다. 그렇지만 매일 꾸준히 나와 최선을 다해 자신의 아사나 루틴을 수행하고 있다. 비슷한 기간동안 요가를 했어도, S의 요가루틴은 L의 요가루틴에 비해 상대적으로 짧다. 이 두사람이 똑같이 꾸준히 수련한다고 가정하면, 두 사람의 진도 속도도 다를 것이다. 그래도, S의 진도도 가속이 붙을 것이다. 젊으니까. 한두달간 꾸준히 수련하면 몸이 변할거라고 말해주었다. 그러자, 이미 벌써 몸이 약간씩 변함을 느낀다고 했다. 기특하다.
L과 S 같은 학생들은 가르치고픈 열정이 생기게 한다. 현재 요가상태가 중요하지 않다. 꾸준함. 이 덕목만이 요기가 될 수 있는지를 결정하기 때문이다.
L과 S에게 매일 같은 구령수업을 하는 것은 매우 비효율적이다. 진도가 너무 다르니까. 사람마다 몸상태가 다르고, 또 꾸준함 정도가 다르다. 그래서 같은 시간대에 같은 공간에서 수련하기는 하나, 각자의 현재 상태에 따라 다르게 진행되는 마이소어 수업방식이 열정을 가진 학생들을 가르치기에는 최적의 방식이다. 엘리트 의식인가? 통계적으로 요가를 꾸준히 수행하게 되는 사람은 10 퍼센트에 불과하니... 요가는 소승불교다.
아쉬탕가요가수업의 독특한 점은 일주일에 하루는 (주로 금요일) 다같이 모여 초급시리즈 구령수업을 진행한다는 것이다. 요가수련 수준이 매우 다른 사람들이 일주일에 하루는 다같이 모여 선생의 구령에 맞추어 초급시리즈를 수행한다. 내가 속한 버지니아대학 아쉬탕가그룹은 그 구령 수업후에 모여 선생 존이 준비한 인도차를 마시며 담화를 나눈다. 매일 각자의 요가루틴을 수행하다, 금요일마다 같이 초급시리즈를 수행하고, 차를 마시며 서로에게서 도반의식을 느끼게 된다. 아쉬탕가요가 사회의 독특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