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친구들과의 만남
오늘 대학 친구 둘을 만나 점심식사를 같이 했다. 대학때 학과는 달랐던 친구들이다. 화학과 친구들. 한 친구 Y는 유학시절에 한두번 만났었지만 (유학시절 개인적으로 아주 힘들때, 무턱대고 차로 1시간 반가량 떨어진 곳에서 유학중이던 Y를 찾아갔었다. 반나절동안, 친하지도 않았던 나의 기분을 북돋아 주는 수고를 기꺼이 해주었던 참 착한 친구다.), 다른 친구 M은 대학 졸업 후 처음이다. 얼굴에 주름이 늘었지만, 조금 보고 있자니, 옛 얼굴들이 떠올랐다. 여전히 활달한 Y 덕에, 낄낄대며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이야기를 나누었다.
Y가 말했다. 내가 많이 변했다고. 예전엔 조용하고 우울했던 아이가 지금은 밝아졌다고. 요가가 좋은 변화를 일으켰다며.
그랬던 것 같다. 대학때 난 거의 모든 날들이 우울했었다. 왜 그랬을까. 학교를 1-2년 일찍 들어간 탓에, 대학시절에 사춘기를 겪고 있었을까.
M은 나와 1학년때 같은 반이었다. 입학때엔 과 구분없이 이과대에 입학을 했었다. M이 나에게, 1학년때 우리반의 활동/여행/행사때 찍은 사진들을 보여주었다. (그 오래된 시절의 사진들을 다 잃어버리지 않았다니.. 소중한 추억들이다.) 여러 낯이 익은 친구들이 눈에 들어왔다. 그 사진들엔 내가 없다. 어느 사진에도. 왜? 그당시, 난 대학동기들과 단체로는 전혀 어울리지 않았으니까. 절친 1-3명과의 모임 빼고는, 반 단체 모임은 가본적이 없었다. 독고다이? 2-4학년 때도 마찬가지. 단체 모임엔 가본 기억이 없다. 몇 절친들만 사적으로 만날 뿐. 그래서, 어떤 친구/하숙집 선배들은 나에게 꼭 연대생 같다고도 했었다. 고대생에겐 욕이었다. ㅋ 개인주의? 허긴, 고대의 심볼인 막걸리는 싫어했고, 술을 마시면, 맥주 한두잔 이었으니까. 그리고 술보다는 안주 킬러였으니까.. ㅋ
M과 Y의 기억 속의 난, 키 작고, 여리고, 조용하고, 약간 우울했던 아이였단다.
Y가 지금의 난 웃기도 잘하고, 활달하단다. 물론 몸은 단단해졌고. 좋은 몸에서 좋은 마음이 나온다며, 요가 잘했다고 Y가 낄낄댔다. ㅋㅋ
그러니까, 유학시절까지 포함해서, 나의 20대는 대체로 우울했었나보다. 그후 30년이 훌쩍 넘은 지금은 밝은 곳으로 나왔나보다. ㅋㅋ 그런대로 잘 살아왔다는 건가..
지금도 단체모임은 선호하지 않는다. 마음이 통하는 소규모 친구들과의 모임을 선호하는 편이다. 그건 변하지 않았다. 기질은 여전하고, 성격은 조금 밝게 변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