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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가, 6년 9개월 후

12.3. 계엄

by 요기남호

하필 오늘이 12.3. 계엄 1주년이다. 지금도 생각하면 어처구니가 없다. 어떻게 세운 민주주의인데..


미신에 쪄들어있는 한 여자와 무능한 술주정뱅이 남자가 벌인 사태. 비극이 될 수 있었으나, 용감한 시민들이 눈물겨운 희극으로 만든 사태.


다시는, 그런 작자는 대통령으로는 물론이고, 국회의원, 아니 구청장 혹은 동장으로도 뽑아주지 않아야한다.. 라고 쓰면서, 여전히 제법 많은 국회의원들이 그런 류로 분류될 수 밖에 없는 현 상황이 떠올랐다. 언제가 되면 그런 부류들을 선출직에서 보지 않게 될까.. 한국시민들에게 주어진 과제다.


https://www.youtube.com/watch?v=h959SkjmigM



아뭏든, 이제 요가를 시작한지 6년 9개월이 지났다. 한달 전보다 눈에 띄게 나아진 건 없다. 카포타사나는 여전히 힘들고, 카란다바사나는 제자리 걸음이다. 요즘은 방학이 가까워서인지, 멤버가 확 줄었다. 매일 나오는 사람들은 나 이외에 세명의 여성들이다. 우연히도 모두 이름이 거의 비슷하다. Katarina, Kat, Cat. 그러니까, 3 cat들과 요가를 하고 있는 셈이다. ㅎㅎ


이중, Kat은 12여년 전에 버지니아대학 학생으로 존에게서 아쉬탕가요가를 시작했었다. 졸업 후, 버클리 법대에서 법학을 전공한 후, 환경을 전문으로 하는 변호사가 되어, 남편과 함께 이곳으로 다시 이사를 왔다. 작년에. 그 남편은 아쉬탕가요가 고수인 Wade다. 그는 지금 인도 마이소어에서 수행 중이다. Kat는 나보다 수준이 한단계 위다. 카란다바사나도 물구나무 상태에서 가부좌를 하고 천천히 내려와 다리를 겨드랑이에 걸치는 것까지 잘 한다. 다시 올라오지는 못하지만. 매일 중급시리즈와 고급시리즈 여러 아사나들을 수행한다. 그 Kat도 카포타사나를 힘들어 한다. 가끔 두 발꿈치를 잡지 않고 그냥 다음 아사나로 넘어가기도 한다. 며칠 전, 카포타사나에 대해 말을 할 기회가 있었을때, 자신도 카포타사나는 항상 힘들다는 말을 해주었었다. 10년이 훨씬 넘게 수행을 한 사람도 이러니.. 위안이 된다.


어려운 아사나가 잘 안되는 날에도 그리 스트레스를 느끼지 않아도 된다. 매일 새벽에 나와서 요가를 할 수 있다는 것 만으로 고맙다.


Cat의 요가에 대해선 한마디 해야겠다. 그녀는 대학 4학년이다. 요가를 시작한 것은 고작 3개월이 조금 넘었다. 이번 가을학기에 시작을 했다. 그런데, 오늘 존이 그녀에게 카포타사나를 추가했다. 벌써 중급시리즈에서 카포타사나까지 하는 게다. 그녀는 항상 내 뒤에서 요가를 하는데, 오늘 카포를 할때 두발꿈치를 잡았는지는 보이지 않았다. 그런데, 그녀가 카포를 한 후, 존이 다음 월요일에는 그다음 아사나인 숩타 바즈라사나를 추가하라고 말을 했다. 그리곤, 우리에게 '젊음이 좋지?'라고 웃으며 말을 했다. ㅋㅋ 그러니까, 오늘 처음 시도임에도 카포에서 최소한 발을 잡았다는 건데.. 난 카포를 2년 정도를 한 후에야 겨우 발가락을 잡았던 기억인데.. 젊다는게.. ^^ 그래도, 학부생이 이렇게 꾸준히 새벽요가를 하기가 매우 어려운데.. 참 대견한 학생이다.


곧, 서울에 간다. 광화문근처 요가원 멤버들은 다들 요가를 잘 하고 계시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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