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가 퀘렌시아, 오세계향 (비건 음식점), 한옥 찻집
2026.1.10. 지금 인천공항에서 비행기를 기다리고 있다.
이번 겨울 방문때, '요가 퀘렌시아'에서 수련했다. 광화문 근처, 한글학회 건물 2층에 있는 요가원이다. 이 요가원엔 지난 여름 방학때 처음 왔다. 이번이 두번째다. 이제 익숙한 공간이다. 상아선생도, 지난 여름에 인사를 나누었던 멤버들도 여럿 보여, 정겨웠다. 몇 멤버들의 요가수준도 많이 늘었다. 드롭백을 한 후, 두손이 발꿈치를 잡거나, 더 허리가 뒤로 휘면, 두손이 정강이를 잡는 아사나가 최고의 고난도의 아사나인데, 그 자세를 취하는 멤버들도 이젠 2명 정도 있는 듯 하다.
어제 이번 방문의 마지막 수련을 했다. 나의 루틴을 마치고 백밴딩을 하는데, 상아선생이 사진을 찍어 나중에 나에게 보냈다. 백밴딩을 할때, 나의 팔이 너무 밖으로 나가는 걸 보여주기 위해 찍으셨단다. 이 나쁜 자세때문에 손목이 아플거라며 (사실 손목에 약간의 통증이 있었다). 두팔을 좀 안으로 가져가라는 조언과 함께.
사진으로 보아야 내 몸 상태가 어떤지 알수가 있다. 이 사진을 보기전에 난, 백밴딩을 잘 하는 줄 알았다. ㅋㅋ 사진을 보니, 상아선생의 지적대로 두팔, 특히 오른팔이 너무 벌어졌다. 아마, 젊었을 적, 스키를 처음 배울때 다쳤던 오른쪽 어깨와 상관이 있을 것이다. 두손과 발의 거리는 아직 멀다. 두손이 발뒤꿈치에 닿기에는 좀 시간이 걸리겠다. 그래도 허리는 이제 제법 휜다. 컴백업이 그리 어렵지 않을 정도로. 그나저나, 머리카락을 여름까지 한번 길러보기로 했는데.. 잘한 결정인지.. 나에게 바른 말을 곧잘하는 조카가 단호하게 '헤어컷 다시 해!'라고 했었는데.. ㅋㅋ 뭐, 4개월 버텨보고, 아니다 싶으면, 초여름에 짧게 짜르는 걸로..
마지막 날, 점심은 사돈이 된 선배 형과 인사동에서 만나 같이 했다. 선배가 찾은 비건 음식점 '오세계향'에서. 비빔밥을 먹었다. 비건들에게 추천한다. 반찬 중에 소고기 처럼 보인 게 있어서, 먹지 않았는데, 나중에 팜플렛을 보니, 콩으로 만든 거였다. 먹어볼걸.. ㅋㅋ
그 비건음식점은 인사동의 한 골목길 끝에 있다. 음식점에서 나오면 같은 골목길에 전통 찻집 '한옥 찻집 (표지사진)'이 보인다. 제법 유명한 곳이다. 한옥을 개조한 곳인데, 내부가 매우 넓다. 이곳엔 예전에 지인들과 서너번 와보았던 곳이다. 이번 겨울엔 처음이다. 비건음식점과 같은 골목길이니, 이 두곳을 점심약속의 코스로 삼을만 하겠다는 생각.
이 한옥찻집에 좀 만족스럽지 못한 점 하나는, 마땅히 마실 전통차가 없다는 점이다. 생강차가 없었다. 그래서 난 까페라떼를 시켰다. 전통찻집에서 까페라떼라.. 몇주전, 다른 조카내외(선배형의 딸 ㅋㅋ) 와 같이 갔던 인사동 한 전통찻집에는 생강차가 있었는데.. 차를 시키면, 파스타치오 몇개와 작은 한과가 같이 나왔었다. 다음엔 그곳으로 갈까..
라떼와 차를 앞에 두고, 선배형과 이야기를 주절주절 나누다 보니, 3시정도가 되었다. 그래서 단팟죽과 곳감을 시켜 한시간 정도 더 떠들었다. 아.. 서울에 살면, 이런 유혹이 많아 체중조절이 쉽지만은 않다. 많이 걷게 되는 일상이니 다행이긴 한데..
이 선배형의 정치적 성향은 보수다. 정치혐오주의의 탈을 쓴 보수. 정치적인 대화는 삼가해야겠다. 내 성격이 그런 주제에 대한 상대의 주장을 그저 웃어넘기지 못한다. 그래서, 불필요하게 감정이 상할 수도 있겠다.. 뭐, 난 바로 잊지만, 나보다 연배가 높은 사람들은 나의 이런 성격이 참 버릇없다고 여길 수도 있으니까.. ㅎ 잠시 얼굴이 붉어지려고 해서, 서로 화제를 돌렸다. 은퇴 후의 삶에 대해서. 형이 속초에 아지트를 만들 수도 있다는데.. 만일 그러면, 일년에 한두번은 1박2일로 찾아가지 않을까. 요가를 하지 않는 날을 끼고.
설악산은 아버님이 살아계실때, 렌트카를 빌려 부모님을 모시고 간 추억이 있는 곳이다. 공원 내의 호텔에서 묵었었다. 캐이블카도 타고, 어머님과는 근처 절과 계곡으로 쉬운 하이킹도 하고. 하루는 일출을 보겠다고, 캄캄한 새벽에 부모님과 가족을 다 깨워, 해변으로 나갔었다. 제법 쌀쌀했었다. 추위에 한참을 기다린 후 해가 떴는데.. 구름이 끼어 일출을 제대로 볼 수도 없었다. ㅋㅋ 불평을 곧잘 하시던 아버님도 그 상황에서 짧은 불평 한마디 딱 한번만 하시고 (‘춥다. 해 언제 뜨냐’ 정도의..) 기다려 주신 기억이다. ㅋㅋ 아버지가 그립다.. 지금 살아계시면, 이 막내아들과 그때보다도 더 살가운 대화를 하셨을텐데..
어머님이 살아계실 동안엔, 짧은 겨울방학에도 이렇게 서울에 올 것이다. 서울 공기가 예전보다 제법 좋아졌다. 요가 후, 집으로 가는 중에 북악산이 선명하게 보일때가 많았다. 중국에서 미세먼지가 덜 오기 때문이란다. 이번 이재명대통령의 중국방문에서 알려졌지만, 중국 당국은 지난 십수년간 공해를 줄이기 위한 여러 정책들을 펴왔다. 베이징에선 새 차들은 무조건 전기차이어야한다는 등.. 한국도 그러한 정책을 도입하길 기대한다. 이젠 중국탓을 할 수 없다. 화력발전소 가동을 중단하고, 서울같은 대도시에선 전기차만 새로 구입하게 하고, 매연을 뿜어대는 차들은 시내를 들어올 수 없게 하고..등등, 한국 정부가 펴야할 정책들이 많지 않나..
다시, 샬롯스빌의 일상으로 돌아간다. 나의 친척, 친구/지인들, 독자분들 안녕히 지내시길 기원한다.
추신: 이글을 읽고, 선배형이 항의성 고백을 해왔다. DJ를 찍었고, 보수 대통령들을 싫어했다고.. 윤석열은 물론이고.. ㅋㅋ 이제야 진짜 속내를 드러내다니.. 그러니까 날 만날 때마다 한 이야긴 그냥 재미로 날 살살 야골리려고 했다니..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