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 비밀..
* 표지사진: Kat, Kyungha, Clay, me, Wade (시계방향). 화창한 봄 토요일 아침. Kat/Wade 집에서 커피/아침식사후 집앞에서.
지난 토요일 아침, Kat/Wade 집에서 커피와 간단한 아침식사를 하였다.
첫인상으로 사람을 판단할 일은 아니다. 요가실에서 만나온 Wade는 무뚝뚝한 사람으로 비쳐졌었다. 말이 별로 없고, 또 표정도 무뚝뚝했으니까. 웬걸, 자신의 집에서 만나니, 참 부드럽고 따스한 사람이었다. 수다도 잘 떤다. 그리고 커피 끓이는 수준이 프로급이었다. 최근에 과테말라에 갔다왔는데, 그곳에서 커피빈을 몇봉지 가져 왔다며, 두세가지 종류의 커피를 끓여주었다. 우유를 넣은 라떼 (하트모양까지) 부터 드롭커피까지 맛이 웬만한 커피숍의 맛보다 더 좋았다. 그래서, 커피숍을 잘 가지 않는단다.. ㅋㅋ
이 다섯명의 요가력을 대략 따져보자. 웨이드 (~ 14년), 클레이 (~ 20년), 캣 (~12년), 경하 (~15년), 나 (7년). 도합, 거의 70년이다. 매일 버지니아대학 아쉬탕가요가실에 나오는 고정멤버들이다. (웨이드가 출장 중이지 않으면). 맨 앞줄에서 수련하는 멤버들. 고정멤버 고수가 한명 더 있는데, 까테리나 (최소 ~ 15년?).
수련하고 있는 시리즈: 웨이드 (고급 B), 클레이, 캣, 나 (중급 + 고급 A 일부), 까테리나 (중급), 경하 (초급 반+중급 반).
웨이드, 클레이와 캣 은 카란다바사나를 제대로 한다. 웨이드의 요가수준은 매우 높다. 그들의 요가 모습을 보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나의 요가 자세를 보고, 한국에 있던 친구들 몇이 놀랍다는 반응을 보내왔다. 사실 최근엔 이곳에서도 그런 반응을 보여주는 사람들이 생겼다. 지난 주 금요일, 이번 학기에 요가수업에 나오기 시작한 대학생 Ava 가 다가오더니 나의 요가하는 모습이 대단하다며 얼마나 오랫동안 수련했냐고 물어왔다. 초급시리즈 전체를 수련하는 그녀는 다른 곳에서 1년을 수련했었단다.
고수들의 현 요가 자세는 열매다. 오랜기간의 수련의 결과물. 아쉬탕가요가의 시스템은 매우 체계적이어서, 어떤 시리즈를 어떻게 수련하는지를 보면 요가력을 대충 짐작할 수 있다. 물론 몸의 상태에 따라 편차는 있겠으나, 평균적으로 초급시리즈 전부를 수행하고 있으면 요가력 1-2년, 중급시리즈를 수행하고 있으면 3-5년, 고급 A 는 7-12년 등등. 물론, 수련기간동안 거의 매일 (주 6일) 수련한다는 가정하에 말이다.
거의 누구나, 꾸준히 하면, 도달하는 요가수준은 거의 비슷하다. 사람 몸은 비슷하다. 꾸준히 하느냐가 유일한 관건이다.
그래서, 난 요가 고수들의 수준을 보면, 그들의 긴세월동안의 꾸준함에 감탄을 하게 된다. 와, 얼마나 오랜 시간동안 꾸준히 수련을 했으면 저런 동작이 나올까..
오랜시간동안 꾸준함을 유지하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닌 듯 하다. 대학생 남자 한명이 2-3년간 꾸준히 나오더니, 지난 학기부터 갑자기 나오지 않았다. 아마, 초급시리즈는 쉽게 진도가 나갔는데.. 중급시리즈 카포타사나에서 진도가 매우 더디니, 실망을 하고 수련을 그만두지 않았을까.. 흠.. 나의 경우엔 카포타사나에서 양발꿈치를 두손으로 잡는데 카포타사나를 시작한 후 무려 4-5년이 걸렸는데.. 그리고 5년 반 정도가 지난 후에야, 첫 시도에서 양발꿈치를 두손으로 잡을 때도 생겼고. 이렇게 더디고 더딘, 후퇴와 진전의 반복을 오랫동안 견디고 수행을 해야 카포타사나의 제대로 된 자세를 취할 수가 있게 되는 것이다. 그 지난한 과정을 다 빼고 열매만 따려고 하는 건 부질없는 희망사항일 뿐이다. 광화문 소재 요가퀘렌시아의 요가 선생 상아님의 말 '날 것으로 먹으려 하네..' ㅋㅋ
열매를 따려면, 모종을 하고, 물을 주고, 벌레를 막아주고, 몇개월을 고생하며 가꾸어주어야 한다. 농사의 주기는 일년 단위 혹은 2-3 계절 단위인데.. 요가의 단위는 훨씬 길다. 평생?
아.. 이래서 기업들이 신입사원보다는 경력사원을 선호하는 건가?
어제 오후 갑자기 왼쪽 어깨에 통증이 왔다. 낮잠을 한숨 자고 일어나려는 순간 느낀 통증. 오늘 새벽에 일어나며, 그 통증이 그대로 있는 듯하였다. 그래도, 차를 타고 요가실에 가서, 요가를 했다. 중급시리즈만. 약간의 통증이 있으나, 없으나, 눈이 오나, 비가 오나, 매일 어김없이. (코로나로 엄청 아파 침대에 누워만 있었던 2-3일은 빼고..)
갤러리/커피숍 바르도에 와 있다. 유리 통창 밖 거리엔 장대비가 내리고 있다. 조금 떨어진 곳엔 토네이도 경보가 내려졌다. 이곳은 바람이 좀 분다는 예보인데.. 모든 학교들이 정오에 문을 닫았다. ㅎㅎㅎ 엄살이 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