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능(才能)

by 소자 마음

1. 재능이란 뭘까.


한자로는 "재주와 능력"을 합쳐 어떤 일을 해낼 수 있는 힘과 소질을 뜻한다.


꾸준히 어떤 일을 해내는 것.

지속할 수 있는 힘이 재능임을 새삼 깨닫는다.

결과가 따라주지 않을 때 좌절하기 쉽지만, 결국은 자신에게 지지 않고,

직접 부딪쳐보는 과정을 통해서 자신의 재능을 발견하거나 진짜 성장시키기도 한다.

그래서, 단순히 타고난 소질보다는 지속성과 몰입하는 것이다.


2. 첫 번째 밥벌이- 대기업 경리직


나는 여상 졸업 후 대기업 외자부에서 경리 업무로 첫 직장을 가지게 되었다. 튼튼하고 똘똘했던 그 시절.

1시간 30분이 넘는 출퇴근을 5년 동안 꾸준히 해낸 성실함으로 대부분 대졸 남자직원이었던 부서에서 묵묵히 버티며 산악부 활동과 여직원회에서 활발하게 웃던 시절. 차별과 불평등을 경험했던 그 시절.

하지만, 튼튼한 두 다리를 가지고 전국의 산을 돌아다니면서 체력과 마음을 키웠던 시절이었다.


3. 두 번째 밥벌이- 학업과 임상심리사


뒤늦게 대학 진학을 결심하고 학업과 직장을 병행하며 공부하다가 반복되는 공부가 지겹지 않았고 만학도로 맛보는 공부의 성과와 성취감이 커서 직장을 그만두고 공부를 해보기로 결심했다. 청소년학과 임상 심리학을 전공하고, 병원 수련을 거쳐 임상심리사로 상담, 평가, 강의 등 다양한 일을 경험하면서 경력과 실력을 쌓아오면서 현재까지 임상심리사로 상담기관에서 일을 하고 있다.


나의 첫 번째 밥벌이는 성실함과 버팀의 시간이었다면 두 번째 밥벌이는 자기 발견과 성장의 시간이었다.

그러나, 무라카미하루키가 직업으로서의 소설가에서 "한번 링에 오르기는 쉬워도 그곳에서 버티는 건 쉽지 않다"라고 말한 것처럼 어떤 일을 시작하는 것은 쉽지만 그 안에서 자신의 실력을 쌓고 재능을 발휘하기까지 버티는 것은 선천적인 재능만으로도, 후천적인 노력만으로도, 운만으로도 안 되는 것 같다. 정말 그곳에서 버틸 수 있는 힘이 중요하다. 대학원 진학 후 공부의 깊이를 더해가면서 필요했던 그 시간들은 지금 생각해 보면 아찔하다. 임상 수련의 시간들. 파트로서 다양한 임상 현장에서 만났던 다양한 아동. 청소년과 보호자들, 그 안에서 일하면서 부딪쳤던 갈등과 고민들. 어쨌든 나는 그곳에서 내가 버틸 수 있는 만큼 버티면서 일을 해왔다.


4. 새로운 밥벌이를 준비하면서


나는 당장 할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가장 큰 생존전략이라고 생각한다. 미리부터 걱정하지 않고 주어진 일을 하면서 삶을 지탱하는 생존 재능은 미래를 예측하기 힘든 불안한 이 시대에 필요한 재능이 아닌가 싶다. 생각해 보면 밥벌이를 해야만 했던 척박했던 환경에서 살아내기 위한 치열함이 나를 여기까지 오게 한 것은 아닌가 싶다. 생계형으로 일을 하는 것이 육아를 할 때는 정말 싫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은 생계형으로 다져진 나의 다양한 재능들, 치열하게 일을 하면서 배우게 된 노하우와 꿀 팁, 직장생활을 통해서 알게 된 관계의 중요성, 전문성 못지않게 중요한 일머리등 지금까지 내가 일을 하면서 온몸으로 체득한 생존능력이 기특하기도 하다.


그리고, 포기하지 않고 지속할 수 있는 있었던 척박한 환경도 지나고 보니 고마움을 느낀다. 그 척박함이 아니었다면 아마 나는 여기까지 올 수도 없었을 것이다. 혼자가 아니라 아이들이 있었기에 밥벌이는 단순한 생계가 아니라, 아이들에 대한 책임과 사랑이 만들어낸 새로운 재능의 발견이기도 했다.


나 혼자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다른 이를 책임지고 사랑하기에 가능한 밥벌이의 힘.


그 밥벌이 재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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