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매 맞지만 명랑한 년이에요

by 소자 마음

삶의 매 속에서 지지 않는 명랑함


"나는 매 맞지만 명랑한 년이에요"


드라마 더 글로리에서 가정폭력에 시달리던 강현남(배우 염혜란)이 학교폭력의 피해자로 복수를 준비하던 문동은(배우 송혜교)과의 대화에서 얘기했던 그 대사이다. 자신의 삶 속에서 웃을 수 없었던 그녀가 동은의 복수를 도우면서 웃으면서 했던 말이다. 복수의 과정에서 자신의 삶을 벗어나기 위한 몸부림 속에서도 웃을 수 있는 그 명랑한 년. 우리의 삶의 무게에 눌리지 않았던 그 순간 튀어나왔던 그 말은 오랫동안 여운이 남았다.


세상은 끊임없이 우리에게 원치 않는 매를 던지지만, 그 속에서 명랑함을 잃지 않는 태도는 삶을 지켜내는 힘이라고 생각된다.


호흡은 나의 몸과 마음의 닻이다.

고통이 몰려올 때 가장 먼저 호흡을 살핀다. 그리고, "괜찮아, 지금 숨을 쉬고 있잖아"라고 소리 내어 말해본다. 나의 가빠진 호흡을 알아차리는 것만으로도 우리 뇌는 '아, 이제 안전하는구나'라고 인식하며 진정되기 시작하기 때문이다. 얕아진 호흡을 알아차리고 현재에 내 몸과 마음의 닻을 내리는 것이 첫걸음이다.


오감은 나의 작은 진정제


심리적 고통이 깊어질수록 관념적인 위로보다 실체적인 감각이 마음을 안정화한다. 거창한 것이 아니어도 좋다. 날카로운 감정의 모서리를 조금이라도 부드럽게 감싸주고 안정화에 도움이 되는 것들을 미리 내 주변에 가까이해 두는 것이다. 실제 몸과 마음이 피곤하고 지칠 때 잠깐의 상큼한 향이나 맛, 사진, 영상 등은 나를 회복시켜 주는 소중한 진정제 역할을 해준다.


이건 나의 몸과 마음을 전환시켜 주거나 따뜻하게 해주는 것들이다.


시각: 좋아하는 숲 속 풍경 사진이나 초록색 식물 보기

후각: 마음을 차분하게 하는 편백나무 향이나 달콤한 바닐라 향

미각: 속을 뜨끈하게 데워주는 설렁탕 국물 한 모금

촉각: 나를 포근하게 안아주는 부드러운 담요의 감촉


이런 감각들은 우리 신경계를 안정화하는 강력한 심리적 자원이 된다. 내 안의 신경계를 안정화시키는 놀라운 힘을 발휘한다. 나만의 몸과 마음을 안정화시켜 주고 따뜻하게 해주는 것들은 개인에 따라 너무도 다양하니 한번 기록해 보고 가까이해보시기 바란다(혼란스러운 운 감정 속에서 이과수 폭포소리와 영상은 저의 마음을 놀랍게 시원하게 해 주더라고요, 마음이 힘들 때 얼음을 오도독 씹거나 크로렐라를 오도독 씹어보는 거예요, 우리가 사람을 씹어먹을 수는 없으니까 ).


루틴은 몸과 마음을 붙들어주는 영양제


마음이 바닥을 칠 때는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기 마련이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그때가 가장 '루틴'이 필요한 순간이다. 감정의 파도에 휩쓸리지 않고, 내가 정한 시간에 산책을 하고, 요가를 하고, 일을 하고, 사람들과 함께 하면서 일상의 루틴을 하는 것이다. 이것은 감정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감정 너머에 있는 나의 일상을 지켜내는 것은 나의 몸과 마음을 지켜주는 방패이자 의식과도 같다. 무기력함에 빠져있을때 '그냥 출근하는 것 자체가 승리'이기 때문이다. 일상의 활동들이 우리 마음의 상처, 독소를 걸러내는 정화제 역할을 해준다. 그리고, 이런 일상의 루틴을 통해서 나의 생각과 감정을 자연스럽게 전환하면서 마음의 고통을 덜 무겁게 만들어주는 든든한 자원이다.


마음의 고통스러울 때 출근하는 것, 등교하는 것, 식사를 챙기는 것, 다른 사람의 말이나 대화에 참여해서 웃는 것이 정말 쉽지 않다는 것을 느낄 것이다. 우리의 일상의 소소하고 평범한 삶 속에서 내가 해왔던 것들이 당연한 것이 아녔다는 것을 실감할 수도 있을 것이다. 우리 삶은 단순한 낙관의 힘이 아니라 삶의 매라는 고통을 흡수하지만 나의 몸과 마음을 안정화시켜 주면서 다시금 삶 속에서 명랑하게 나아갈 수 있는 맷집을 키워나가는 것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함께 웃을 수 있는 힘


삶의 매 속에서도 명랑함을 잃지 않을 수 있는 것 함께 웃을 수 있는 사람이다. 결국 나의 고통을 알아주고 안아줄 수 있는 사람과 함께할 때 그 고통은 덜어지기 때문이다. 만약 지금 곁에 아무도 없다면, 나 스스로라도 나를 지지하고 응원하는 것이다


지금, 두 양팔을 안아서 토닥토닥 세 번을 해보자.

셀프 허그만으로도 심장과 호흡은 안정된다.


'나는 명랑한 년이다'

큰소리로 나 자신에게 들리도록 말해본다.

그 순간, 삶의 매 속에서도 꺾이지 않는 힘이 내 안에서 살아날 것이다.


세상은 끊임없이 우리에게 원치않는 매를 던지지만, 그 속에서 명랑함을 잃지 않는 태도는 삶을 지켜내는 힘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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