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존

함께 살아가는 지혜

by 이양규

동물원에서 하루를 보낸다는 것은 단순히 동물을 돌보는 일이 아니다
서로의 리듬을 이해하고, 다름 속에서 조화를 배우는 일이다.

세상은 그렇게 미묘한 균형 위에 서 있다.

누군가는 힘으로, 누군가는 지혜로, 그리고 누군가는 침묵으로 세상을 지탱한다.

공존이란 결국, 이기는 것도 지는 것도 아닌 함께 살아내는 일이다.

서로의 숨결을 느끼고, 그 다름을 존중할 때 비로소 세상은 조금 더 따뜻해진다.

까치는 말한다. “공존은 용기에서 시작된다.”
크다고 우월하지 않으며, 작다고 두려워할 필요도 없다고

다른 모습이 부딪히는 곳에 새로운 관계가 싹튼다고

적당한 거리와 서로를 인정하는 눈빛만 있다면, 우리는 함께 살아갈 수 있다고

그렇게 까치는 동물원의 모든 존재에게 조용히 가르쳐 왔다.

힘으로 지키는 것이 아닌 함께 살아가는 것이 진짜 강함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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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와 까치
호랑이 곁을 스치는 까치 한 마리
그 작은 날갯짓엔 두려움이 없었다
용기란 크기가 아니라 마음의 온도
겨울을 깨운 건 포효가 아니라, 작은 까치의 날개짓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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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뿔소와 까치
코뿔소의 단단한 등을 까치가 당당히 차지한 이유는 단 하나
등 따습고 배부르고 안전한 자리

코뿔소는 말없이 허락한다.
서로 필요한 걸 주고받는, 가장 현실적인 우정.”

친구 따라 강남 간다더니, 친구 따라 코뿔소 등판에 올라탔다.
‘야, 여긴 완전 VIP석인데?’
까치들의 작은 수다 속에 코뿔소는 오늘도 묵묵히 초식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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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곰과 까치
덩치는 산만 한데, 마음은 의외로 여린 불곰
까치 한 마리가 다가오자 저 녀석이 내 간식을 노리는 건 아니겠지?

약간 긴장한 듯, 슬쩍 뒤를 돌아보는 귀여운 거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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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토원숭이와 까치
서로 말은 통하지 않지만, 묘하게 기 싸움이 통한다.
여기 내 영역이야
‘응, 나도 그냥 구경 온 건데?’
오늘도 묵언의 대화가 이어지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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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 고니와 까치
조금 어설픈 아기 고니에게 까치는 동네 형님 같은 존재다.
고니야, 밥 먹을 땐 주변도 잘 봐. 세상엔 은근 슬쩍 새 모이를 탐내는 녀석도 있으니까!
그러면서도 마지막 알갱이는 슬쩍 밀어주는, 츤데레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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