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Mother

by 태연콩

누군가의 버팀목이 된다는 건 참 어려운 일인 것 같아.

당신이 나라는 사람을 만들고 지금 이 자리에 있을 수 있게 만들어 준 사람인데도 말이야.

항상 말로는 이제 당신이 충분히 기댈 수 있는 사람이 되었다고 말하지만,

내가 과연 당신이 기댈 만큼 큰 사람이 되었는지, 혹여나 당신이 편하게 나에게 몸을 뉘었을 때

당신의 지금까지 나를 위해 희생한 무게를 버티지 못하여 내가 무너질지, 아직 내가 당신의 힘듦을

감당하기에 너무 어리고 약한 사람인지 항상 생각하곤 해.

나는 이제야 당신이 나를 위해 포기한 것들, 혼자 힘들어했던 그 나날들을 알았기에

내가 못 미더워도, 당신이 아팠던 그 조금의 고통이라도 나에게 나눠줬으면 좋겠어.

당신이 사랑하는 사람을 잃었을 때, 그날의 당신의 표정이 아직도 생생해.

그때의 나는 참 많은 생각이 들었어, 항상 내 앞에서는 힘든 티 하나 안 냈던 당신인데도

그 공허한 표정으로, 하염없이 울던 그때의 당신은 내가 상상할 수 없는 허무함을 느꼈을 거야.

하지만 그래도 그곳에 오래 멈춰있지 않고 금방 벗어나서

세상에 남아있는 사람들을 위해 당신이 했던 노력들은 정말로 뼈를 깎는 아픔이었어.

그래도 하염없이 나를 위해 희생한 당신을 위해 오늘도 나는 당신의 버팀목이 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어.

그동안 고생 많았어, 그리고 앞으로도 끝이 보이지 않는 길을 걷게 될 당신이지만,

당신이 걷기에 힘든 나이가 되어도 내가 당신의 지팡이가 되어, 지도가 되어, 두 발이 되어

당신을 업고 대신 걸어줄 수 있는 강한 사람이 되어, 당신과 함께 길의 끝까지 걸어 나갈게.

당신이 혼자 지고 있는 짐이 힘들어, 울고 있지는 않을지 걱정이 되는 밤이야.

이제 당신의 앞길이 행복하기만을 바라며.

사랑하는 당신에게,

keyword
작가의 이전글태어난 지 21년째, 나는 지금까지 어떻게 살았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