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사를 바꾼 7개의 강(9)

1. 몽골제국과 양자강

by van


검은 뼈


칭기즈칸에서 쿠빌라이로 이어지는 권력 승계 과정은 영화보다 더 드라마틱했다. 유장한 역사 드라마에 돌입하기에 앞서 먼저 칭기즈칸의 생애부터 살펴본다.


1162년 5월 31일 몽골 고원의 작은 부족에서 한 사내아이가 태어났다. 그의 가문은 몽골의 검은 뼈에 속했다. 주류인 흰 뼈에는 들지 못했다. 사냥에 의존해 살아 온 부족이었다. 흰 뼈 부족은 목축을 주로 했다.

검은 뼈들은 겨울이면 약탈에 나섰다. 야생의 삶이었다. 약탈 품목 가운데는 여자도 있었다. 12세기 몽골 고원에서 젊은 남자가 신부를 데려오려면 처가에 상당한 선물을 건네줘야 했다. 그럴 여유가 없으면 노역으로 대신했다. 약탈은 가장 간편한 방식이었다. 과정은 잔인했다.


상대편 젊은 남자들은 모조리 죽였다. 젊은 여자만 데려 갔다. 노인과 아이들은 버려졌다. 습격을 당하면 젊은 남자들부터 달아났다. 이 비열함 속에는 그들 나름의 생존 방식이 녹아 있었다. 살아남아야 종족 보전이 가능했다. 그래야 복수도 할 수 있었다.


미국의 동양사학자 오웬 라티모어는 “(칭기즈칸이) 상서로운 시기에 딱 알맞은 지리적 환경에서 태어나지 않았더라면 위대한 인물이 되진 못했을 것이다”고 주장했다. 어느 시기, 어떤 환경이었기에 그런 일이 가능했을까.


칭기즈칸의 원래 이름은 테무친이다. 아버지 예수게이는 자신이 죽인 전사의 이름을 아들에게 물려주었다. 테무친은 최고의 강철을 의미한다. 몽골어 ‘테물’이라는 동사에서 파생된 단어로 추정된다.

‘테물’에는 이중적 의미가 담겨 있다. 물불 안 가리는 ‘성급한 성격’과 그와 어울리지 않게 ‘창조적 생각’이라는 뜻이 녹아있다. 성급함과 창조는 언뜻 이율배반으로 느껴진다. 둘 사이엔 아무런 연관성이 없어 보인다. 그러나 칭기즈칸의 성격을 이보다 잘 표현한 단어는 없을 것이다.


테무친은 ‘회색 눈의 인간’ 부족에서 태어났다. 그의 공식적인 출생연도는 1162년이다. 여기에는 여러 가지 설이 있다. 몽골정부는 칭기즈칸 탄생 기념일을 1162년 5월 31일로 삼고 있다.

테무친의 출생 과정에는 몽골 초원의 삶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그의 부모는 약탈혼으로 맺어졌다. 어머니는 메르키트 족 전사의 아내였다. 남편과 신행길에 나섰다가 예수게이에게 납치를 당했다.


그녀는 다급하게 남편을 향해 무언가를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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