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사를 바꾼 7개의 강(12)

1. 몽골제국과 양자강

by van

충직한 부하


몽골족과 말은 운명처럼 묶여 있다.


심지어 그들은 말과 영혼을 교류한다고 믿는다. 그들의 말은 작으나 지구력이 뛰어났다. 말이 없었더라면 장거리 원정은 불가능했다. 13세기 유럽 원정에 나섰을 때 몽골 전사들은 각자 네 마리의 말을 몰고 다녔다. 말이 지치면 재빨리 갈아탔다.


때때로 말 위에서 식사를 해결했다.


말안장 밑에 육포를 넣어 말랑말랑하게 만들어 먹었다. 달리는 동안 씹기 편하게 물러져 있었다. 병사들은 항상 말린 고기를 지참했고, 사냥과 약탈로 부족한 부분을 채웠다. 몽골군이 병참부대를 따로 두지 않은 이유다. 훗날 나폴레옹은 몽골군의 이런 특징을 활용했다.


몽골 말은 추위에 강한 반면 더위에는 약했다. 그런 탓에 훗날 몽골은 양자강 남쪽의 무더운 남송에서 고전해야 했다. 목이 마르거나 배가 고프면 말의 목 정맥을 따서 피를 빼 마셨다. 그러니 낙타 없이도 사막을 건널 수 있었다.


칭기즈칸과 말에 얽힌 일화는 꽤 많이 전해진다. 그 중 하나가 ‘화살 촉’ 제베와 흰색 코 말 얘기다. 제베는 유럽을 공포로 몰아넣은 제베 노욘을 말한다. 유럽에는 공포였지만 칭기즈칸에게는 충직한 부하였다.

제베 노욘은 칭기즈칸의 ‘네 마리 개’로 불린 장수 가운데 한 명이었다. 그는 전투에서 칭기즈칸의 전략을 가장 완벽하게 구사했다. 몽골군의 기본 전술 즉 ‘치고 빠지기’의 명수였다. 자신들의 장점인 기동력을 최대한 활용할 줄 알았다.


원래 제베 노욘은 포로로 잡혀온 소년이었다. 그는 칭기즈칸에게 좋은 말을 주면 수하가 되겠다고 맹세했다. 칸은 그 소년이 마음에 들었다. 흰색 코를 가진 멋진 말을 선물했다.

소년은 말에 올라타자마자 그대로 달아났다. 칭기즈칸은 부하들에게 그를 쫓지 말라고 명했다. 굳이 그를 죽이고 싶지 않아서다. 소년은 제 발로 다시 칭기즈칸에게 돌아왔다.


훗날 중앙아시아 서요(흑 거란)를 정복하러 가는 길에 제베 노욘은 천산산맥을 넘으면서 흰색 코 말떼를 만났다. 그는 천 마리의 흰색 코 말을 잡아 칭기즈칸에게 선물로 보냈다. 칭기즈칸은 그 의미를 알고 있었다.


말을 찾아 나선 테무친은 한 소년을 만났다. 평생을 친구이자 전우로 함께 지내게 되는 보르추였다. 소년은 처음 보는 테무친에게 음식을 나누어주었다. 호감의 표시였다. 둘은 의기투합하여 말을 훔친 자들을 함께 찾아 나섰다.

그들은 적진으로 숨어들어가 몰래 말을 빼내왔다. 타이치우드 족의 추격을 따돌리고 무사히 보르추의 집으로 돌아왔다. 테무친은 고마움의 표시로 보르추에게 네 마리의 말을 선물하려 했다. 보르추는 받지 않았다.


이 일 이후 소년 테무친의 마음에 하나의 원칙이 생겨났다. 적과 친구의 구분이었다. 훗날 칭기즈칸은 자신의 편에 선 사람들에게 한 없이 관대했지만 적에게는 무자비했다. 저항하는 자에게는 결코 자비를 베풀지 않았다. 대신 항복한 적과는 함께 번영을 누렸다.


17세가 되던 해 마침내 테무친은 약혼녀를 찾아 나섰다. 그녀는 어떻게 변해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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