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사를 바꾼 7개의 강(28)

1. 몽골제국과 양자강

by van


거란족


이를 지켜보던 금의 군사들은 한꺼번에 성 밖으로 쏟아져 나왔다. 몽골군대가 버리고 간 재화를 차지하기 위해서였다. 삽시간에 성 밖 벌판은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탐욕은 참사라는 대형 재난을 초래했다.


제베는 잽싸게 말머리를 돌렸다. 금의 군사들은 성을 나올 때의 속도로 안으로 되돌아갈 수 없었다. 성으로 가는 길은 사람과 수레에 의해 막혀 버렸다. 제베의 군사들은 천천히 그들을 유린했다.


요양이 떨어진 후 하북과 산동의 여러 도시들이 차례로 칭기즈칸의 수중에 들어왔다. 그들은 하간을 두들기고 제남을 취했다. 몽골군은 수도 북경을 향해 서서히 압박해갔다. 금 조정은 공포에 휩싸였다. 칭기즈칸의 부대가 점점 가까워지자 북경성 안에서 쿠데타가 일어났다.


영제가 살해되고 선종이 제위에 올랐다. 반란자들은 늘 그렇듯 무능하고 다루기 쉬운 인물에게 제위를 맡겼다. 선종은 전쟁을 끝내는 조건으로 칭기즈칸에게 말 3천 마리와 금, 비단, 공주 등을 배상금으로 제시했다. 새 황제는 겁에 질려 있었다.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오랜 전쟁으로 말과 전사들이 지쳐있었다.


칭기즈칸은 조건 하나를 새롭게 제시했다. 자신의 지위가 금의 선종보다 높다는 사실을 인정하라는 요구였다. 선종은 거부할 힘이 없었다. 선종과 그의 조정은 간신히 파멸을 면했다. 전리품은 수송하기 힘들만큼 많았다.


칭기즈칸은 높은 성벽으로 둘러싸인 화북의 도시를 증오했다. 그에겐 초원의 삶이 편했다. 칭기즈칸은 수많은 도시를 정복했다. 하지만 도시 안으로 직접 들어가 본 것은 중앙아시아 부하라가 유일했다.


칭기즈칸은 협력의 보답으로 자신의 딸을 거란 왕자에게 시집보냈다. 거란(契丹)족은 중국 역사상 가장 강성했던 당(唐)을 무너뜨린 민족이다. 서양에선 거란을 키타이로 불렀다. 항공사 캐세이 퍼시픽(Cathay Pacific)의 사호가 키타이에서 비롯됐다.


몽골군은 서서히 북상했다. 여름이 시작되고 있었다. 몽골군은 사냥을 즐기며 이동하기 쉬운 가을을 기다렸다. 몽골군이 돌아가자 금의 선종은 잽싸게 조정을 개봉(開封)으로 옮겨갔다.


개봉은 황하 이남에 있다. 황하는 몽골군의 말이 건너기엔 너무 넓었다. 큰 강이라는 천연의 방벽에 기대어 몽골의 간섭에서 벗어나겠다는 의도였다. 버려진 것은 백성들이었다.


북상하던 몽골군이 다시 남하했다. 금의 백성들은 저항을 포기했다. 손쉽게 북경을 손에 넣었다. 칭기즈칸은 성벽과 농지로 둘러싸인 답답한 곳을 빨리 벗어나고 싶었다. 초원을 떠나온 지 벌써 3년이 지났다. 제대로 시원하게 말을 달릴 수 있는 그곳이 그리웠다.


금은 아예 황하 이북을 포기했다. 하남과 섬서의 지방정부로 만족했다. 칭기즈칸은 맹장 무칼리를 화북에 남겨 질서를 유지하게 했다. 칭기즈칸의 관심은 이제 서쪽으로 향했다.


고려에서 중동으로 이어지는 황금 비단길에는 그가 늘 꿈꿔온 나라들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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