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사를 바꾼 7개의 강(29)

1. 몽골제국과 양자강

by van

유럽과의 만남


메소포타미아는 두 개의 강을 의미한다.


4대 문명 발상지 가운데 하나다. 제라드 다이아몬드에 따르면 이 지역은 치명적 약점을 지녔다. 그는 ‘총균쇠’에서 ‘외부의 적으로부터 자신들을 지켜줄 효과적인 방어막이 없다는 점’을 지적했다. 평탄한 지형은 농사짓기엔 편리했지만 방어엔 효과를 발휘하지 못했다. 그런 연유로 이곳의 주인은 자주 바뀌어야 했다.


인류 최초의 제국 아카드부터 바빌로니아, 아시리아, 페르시아 제국이 번갈아 이 지역을 장악했다. 페르시아를 지배하던 종교는 조로아스터교였다. 세상을 선과 악, 빛과 어둠의 이분법으로 나눈 조로아스터교는 신(神) 역시 둘이었다. 선을 상징하는 아후라 마즈다와 악의 추종자 아리만이다. 아후라 마즈다의 상징은 불이다. 조로아스터교는 불을 숭배하는 배화교다. 하지만 이슬람교에 밀려난 지 모래였다.


이 일대는 몽골군에 의해 철저히 파괴됐다. 한 때 번성했던 도시 샤리 골골라는 훗날 ‘비명의 도시’로 불려졌다. 얼마나 많은 피를 흘렸기에 그런 끔찍한 이름을 얻었을까.


호라즘 샤는 오늘 날 이란과 아프가니스탄, 우즈베키스탄에 걸친 제국이었다. 호라즘 샤의 황제 무함마드는 중동 제일의 군주였다. 바그다드의 칼리프조차 그를 두려워했다. 칭기즈칸과 같은 시대에 태어나지만 않았더라면 세계적 대제국을 건설했을 것이다.


호라즘 샤는 당대 최고 수준의 강철을 생산했다. 좋은 강철은 좋은 칼을 만들어냈다. 무기의 강도는 곧 전투력과 직결된다. 이 지역은 또 면직물 산업이 발달했다. 철과 면직물, 그리고 동서 무역의 요충지에 자리 잡은 지리적 이점으로 번영을 누렸다. 경제력과 군사력은 강대국의 2대 조건이다.


칭기즈칸은 호라즘 샤와의 교역을 원했다. 호라즘 샤로 대규모 사절단을 파견했다. 사절단은 대부분 무슬림으로 구성됐다. 최대한 무함마드의 비위를 맞추려고 애쓴 흔적이다. 사절단은 무함마드에게 바칠 중국의 비단과 은, 각종 옷감과 보석, 동물 등 다양한 품목들을 지니고 떠났다.


유감스럽게도 몽골 사절단은 사마르칸트에 이르지 못했다. 국경수비대장에 의해 대부분 살해됐다. 칭기즈칸은 무함마드에게 사절을 보내 수비대장의 처벌을 요구했다. 수비대장은 무함마드의 형제였다. 그들의 어머니는 당연히 아들의 처벌을 반대했다.


외교적으로 해결될 수 있는 문제였다. 수비대장에 대한 처벌 시늉만으로도 비극은 막을 수 있었다. 그러나 무함마드는 몽골과 칭기즈칸을 얕보았다. 한 사람의 오판은 전 이슬람 세계를 비극으로 몰아넣고 말았다.

무함마드는 사절들의 얼굴을 망가뜨린 다음 돌려보냈다. 얼굴 훼손은 몽골족에게 엄청난 모욕이었다. 작은 나비의 날개 짓은 예기치 않은 폭풍을 불러 왔다. 그로 인해 세계사라는 대하의 흐름이 바뀌었다.


번성을 누렸던 이슬람은 몰락의 길을 걸었고, 단지 약탈할만한 것이 없다는 이유로 태풍을 피해간 유럽은 회생의 기회를 잡았다. 유럽이 온전했던 이유는 너무 가난해서 몽골군의 수탈 의욕을 자극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거꾸로 이슬람의 도시에는 약탈물이 쌓여있었다. 역사의 아이러니다.


칭기즈칸은 말을 살찌우기 시작했다. 전쟁 개시 전에 늘 하던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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