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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van Mar 30. 2022

세계사를 바꾼 7개의 강(46)

1.몽골제국과 양자강


마르코 폴로 

  

콜럼버스선장이 이끄는 산타마리아호는 70일간 대서양 위에 떠있었다. 배는 당초 목적지와는 반대 방향으로 가고 있었다. 지구가 둥그니 결국 만나게 되겠지만. 


스페인 항구를 떠날 때만해도 배 안 여기저기에 황금이 굴러다니고 있었다. 상상이 빚어낸 황금이었다. 그들의 애초 목적지는 ‘대칸의 나라’ 즉 원(元)이었다. 마르코 폴로가 유럽인들에게 ‘황금의 땅’이라고 소개한 곳이다. 


선원들은 모두 부자 되는 꿈을 간직하고 있었다. 해상에서 한 달을 보내자 선원들은 거칠어졌다. 일확천금의 꿈은 생명의 부재 앞에 흔들렸다. 10월로 접어들자 배안은 폭동 일보 직전으로 변했다. 


콜럼버스는 “며칠 안에 육지가 나타나지 않으면 내 목을 쳐라”고 호언했다. 목숨을 건 흥정이었다. 선원들은 잠시 폭동을 유보했다. 1492년 10월 12일 새벽 마침내 육지가 모습을 드러냈다. 유럽인들이 단 한 번도 발을 딛지 않은 신대륙이었다. 콜럼버스는 죽는 날까지 그곳이 인도나 중국의 일부인줄 알았다. 


바다 위 70일 동안 콜럼버스는 잠시도 한 권의 책을 손에서 떼지 않았다. 마르코 폴로가 쓴 ‘동방견문록' 이다. 책에는 동방을 ‘황금의 나라’로 표현되어 있었다. 물론 거짓말이다. ‘동방견문록’에는 거짓과 과장이 쉽게 발견된다.  


십자군 전쟁을 치른 유럽인들은 중동의 부를 목격했다. 동쪽 끝에 있는 더 큰 부가 그들의 상상력을 자극시켰다. 베스트셀러 ‘동방견문록’은 가난한 유럽인들을 유혹했다. 마르코 폴로는 몽골과 남송의 전투에 직접 참전했다고 적었다. 남송 전투는 그가 베네치아를 떠나기 2년 전에 이미 끝난 상태였다.    

   

베네치아를 출발한 마르코 폴로 일행은 4년의 여행 끝에 북경에 도착했다. 마르코 폴로는 파미르 고원과 신장, 감숙(甘肅)을 거쳐 상도(내몽고)에 이르렀다. 마르코 폴로는 그 길에서 ‘검은 돌’을 태우는 사람들을 만났다. 


당시 유럽에선 보지 못한 연료였다. ‘검은 돌’은 석탄이다. 석탄은 18세기 유럽에 산업혁명의 동력을 제공했지만 마르코 폴로에겐 처음 보는 신기한 검은 돌이었다.  


마르코 폴로를 더욱 놀라게 만든 것은 ‘철학자의 돌’이었다. 해리 포터 시리즈에 나오는 ‘마법사의 돌’과는 다르다. ‘철학자의 돌’은 화폐였다. 쿠빌라이는 사초(絲鈔)라 불리던 화폐를 만들어 통용시켰다. 사초는 은 본위 화폐인 중통원보교초로 발전했다. 


평범한 비단 조각 하나가 금이나 은을 대신하여 물건과 교환되었다. 베네치아의 상인 마르코 폴로가 놀란 이유다. 유럽에선 물건을 사기 위해선 반드시 금이나 은을 지참해야 했다. 그렇지 않으면 물건과 물건을 맞교환했다. 


쿠빌라이 치세 원나라는 대규모 교역 국가였다. 항주에는 향신료와 설탕을 가득 실은 인도 배가 들락거렸다. 비단 제품을 실어 나르는 한편 페르시아의 양탄자를 수입했다. 원에 와서 큰돈을 번 유럽인들도 많았다. 


이탈리아 상인 루칼롱고는 북경에 정착해 엄청난 부를 쌓고 있었다. 교황의 친서를 가지고 온 선교사 몬테코르비노는 북경에 교회를 지었다. 마르코 폴로는 그 교회에서 예배를 드렸다. 


항주를 방문한 오도리코는 “기독교도, 불교도, 이슬람교도가 이 거대한 도시에서 함께 살고 있다. 이렇게 많은 인종이 한 권력의 통제 아래 평화롭게 살 수 있다는 사실은 세상의 가장 위대한 놀라움 가운데 하나다”고 기술했다.    

   

하지만 원을 건국한 세조 쿠빌라이는 지쳐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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