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van Apr 06. 2022

세계사를 바꾼 7개의 강 53

2. 이스라엘과 요단강

엑소더스(Exodus) 

       

막내 요셉은 유독 아버지의 사랑을 많이 받았다. 형들은 그런 요셉을 시기했다. 어느 가정에서나 흔히 있는 갈등이었다. 야곱은 요셉에게만 좋은 옷을 사 입혔다. 하지만 편애는 비극을 불러왔다. 이 또 한 신의 뜻일 수 있다.


형들은 아버지 몰래 요셉을 뜨내기 상인들에게 팔아넘겼다. 그들은 요셉을 낮선 이집트 땅으로 데려갔다. 형들은 요셉의 옷에 염소의 피를 묻혀 동생이 죽었다고 아버지를 속였다. 


야곱은 원래 ‘속이는 자’였다. 그의 아들들은 아버지를 속였다. 이후 요셉의 삶은 한 편의 드라마였다. 요셉은 파라오의 친위대장에게 팔려갔다. 싹싹하고 영민한 요셉은 곧 그의 신임을 얻었다. 그러나 안정된 생활은 오래 가지 못했다. 


드라마에서 이런 일엔 여인이 끼어들기 마련이다. 나중에 ‘마지막 사사’ 삼손의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친위대장의 부인이 젊은 요셉을 유혹하려 들었다. 요셉은 그 유혹을 뿌리쳤다. 그러자 여인은 도리어 그를 모함해 옥에 가두었다. 


요셉의 장기는 해몽이었다. 그는 우연히 파라오의 꿈을 해석해주었고, 그의 신임을 얻어 총리의 자리까지 올랐다. 그는 가뭄과 흉년도 정확히 예측했다. 고대 통치자나 그를 보필하는 자에게 가장 중한 일이었다.


어느 해 가나안에도 흉년이 들었다. 가나안은 가을 이른 비가 내리고, 3월에 늦은 비(유대인들은 그렇게 부른다)가 와야 제대로 농사를 지을 수 있는 땅이다. 특히 3월의 늦은 비는 곡식 수확에 결정적 영향을 주었다. 야곱의 아들들은 식량을 구하기 위해 이집트로 내려왔다가 동생 요셉을 만났다. 요셉은 아버지와 형제들의 이집트 이민과 정착을 도와주었다.  


야곱은 요셉의 주선으로 파라오를 만났다. 이집트의 왕은 야곱에게 ‘무엇을 하는 자냐?’고 물었다. 야곱은 ‘목축하는 자(shepherd)’라고 답했다. 이집트인들은 목축하는 자들을 좋아하지 않았다. 이집트인은 나일 강 주변에 성을 쌓고 산 민족이다. 떠돌이 목축하는 자들과 삶의 방식이 달랐다. 요셉 가족에게 좋지 않은 땅을 내주었다. 


예부터 이집트는 자주 유목민들의 침입에 시달렸다. 이동하는 자들에 대한 혐오는 깊었다. 하지만 정주민의 전투력이 유목민을 감당하긴 어려웠다. 그들의 속도를 따라 잡지 못했다. 

한족의 왕조들이 북방 유목민들에게 괴롭힘을 당하자 장성(長城)을 세운 것처럼 그들도 시나이반도 동북부에 요새를 지었다. 침략이 잦을수록 증오심은 깊어갔다.


그 무렵 즉 기원전 1650년에서 100여 년 동안 고대 이집트 왕국은 격변기였다. 메소포타미아의 번성했던 도시국가들이 쇠락하면서 그곳의 셈족들이 대거 이집트로 유입됐다.  


이집트로 이주한 셈족은 ‘힉소스 파라오’ 시대를 열었다. 힉소스(Hyksos)는 외국인이라는 뜻이다. 외부인들이 토착민을 밀어내고 왕권을 장악했음을 알 수 있다. 요셉은 힉소스 파라오 밑에서 총리를 지냈다. 외부인 파라오는 이민자에 대한 거부감이 적었을 것이다. 


이민자의 삶의 질은 새로 정착한 국가의 이민정책에 따라 달라진다. ‘힉소스 파라오’ 시절 야곱 가족은 안정된 삶을 누렸다. 그러나 이내 이집트 정치상황은 급변했다. 그와 함께 유대인들의 평온한 일상은 무너졌다.

작가의 이전글 세계사를 바꾼 7개의 강 52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