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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십세기 소년 Jan 31. 2021

#모두의 4차 산업혁명 : 14교시

거대사를 통괄하는 산업혁명 클래스

안녕하세요.

지금까지는 시대를 정의해 보는 시간을 가졌는데요.

이번 수업부터는 속도전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가볼까 해요.

자, 오늘도 힘차게 출발해 봅시다!


#21. 특이점이 온다      

                                       

 이 분 자주 등장하네요? 앞서 기술했지만 미국의 발명가이며 미래학자, 구글의 기술이사인 레이 커즈와일은 저서 ‘특이점이 온다(The Singularity is Near)’에서 “2022년이면 인공지능이 한 사람의 지능과 같아지고 2045년에는 76억 명의 인간 지능을 합한 것보다 더 우수하게 돼 인간이 인공지능을 통제할 수 없는 지점이 올 수 있다”고 예측했습니다. 인공지능이 만든 결과물을 인간이 도저히 이해하지 못하는 현상이 도래하는 격변의 시기를 대비하기 위해 2008년 구글과 미항공우주국(NASA)은 싱귤래리티 대학(Singularity Univ. : 4년제 정식 학위 대학이 아니라 10주 코스의 창업코스)을 설립해 미래의 특이점 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혁신 교육을 실행하고도 있습니다.    

[특이점 카운트다운 그래프 / ⓒ singularity.com]

  

 위의 그래프를 보세요. 이는 생물학적 진화와 기술 발전 모두 다음 이벤트가 일어나기까지 점차 지속적인 가속이 이루어지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LUKA라 불리는 최초의 원시세포가 발현하고 광합성 세포 조직이 생겨나기까지 2천만 년이 걸렸지만 그 후 인류가 생기고, 직립보행을 하고 언어를 말하는 등 사건의 이벤트 출현 시점은 더욱 빨라지게 됩니다. PC가 개발되고 WWW(World Wide Web)으로 인터넷에 접속할 때 까지 14년이 걸렸지만 현재 스마트폰 스펙은 1년이 멀다하고 무어의 법칙마냥 급속 성장하고 있고, 10년이 채 지나기도 전에 네트워크 버전은 3G에서 5G로, 심지어 6G 연구 경쟁까지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제 속도전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셈입니다. 2045년 예측된 특이점까지 이 멈출 줄 모르는 가속은 우리가 채 느낄 새도 없이 더욱 빨라질 것은 자명해 보입니다.


 이러한 현상은 유사 연구 지표에서도 여실히 나타나고 있죠. 게놈 프로젝트의 유전자 데이터양과 염기쌍 구축비용, 인간 크기의 게놈을 축적하는데 드는 비용, 즉 유전자 시퀀싱(Gene sequencing : 유전자 염기서열분석) 비용은 해마다 급격히 낮아지고 있습니다. 그만큼 컴퓨팅 파워가 증대되고 있다는 반증입니다.(후편에 제 유전자 검사 결과도 공개해 보도록 하죠) 아무튼 매년 전 세계에 축적되는 유전자 데이터의 양, 전 세계의 데이터 트래픽 양 증가추이, 컴퓨팅 기기의 1,000달러(고정가치) 당 초당 계산능력, 인텔 프로세서 칩 하나에 들어가는 트랜지스터 수, D-RAM 칩이 1달러당 처리할 수 있는 비트 등 거의 대부분의 기술 발전 지표가 그 추이를 따라가고 있습니다.


 커즈와일은 “가속적으로 발전하던 과학이 폭발적 성장의 단계로 도약함으로써 완전히 새로운 문명을 낳는 시점인 특이점이 가까운 미래에 온다”고 말했는데요. 이러한 기술적 발전의 가속이 증대되다 어떤 시점을 지나고 나면 전혀 다른 패러다임이 펼쳐질 수 있을 것입니다. 더불어 21세기 안에 우리가 상상하지 못한 기술들이 쏟아져 나올 것이고 사회 발전 지수는 직각에 수렴할 것입니다. 이미 그렇게 되었다고도 할 수 있죠.   


[인류 발전 그래프 / 왜 서양이 지배하는가]

 ‘왜 서양이 지배하는가’를 집필한 이언 모리스(Ian Morris)는 “사회발전은 기반을 필요로 하고, 기반이 갖춰지면 발전 속도에 가속도가 붙는다”고 말합니다. 원시 인류가 돌도끼를 들기까지 수백만 년이 걸렸지만 돌도끼에서 철제 칼을 들기까지 만 년이면 충분했습니다. 또한 철로 만든 칼을 버리고 총을 드는데 소요된 시간은 3천 년도 채 안 걸렸지요. 이제 1775년 제임스 와트의 증기기관이 등장하고 산업혁명이 촉발되기 시작하면서 위 그래프와 같이 인류의 사회발전 지수는 90도 각도에 수렴하고 있습니다. 사회발전지수는 사회의 발전수준을 에너지 소비량, 도시규모, 전쟁수행능력, 정보전달능력 등으로 수치화하여 표현한 지표인데, 놀랍게도 이를 통해 역사를 되돌아보면 일정한 경향성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것은 '벽'의 존재입니다. 농경사회에는 일정한 발전의 한계가 존재합니다. 바로 그게 벽이죠. 사회발전지수로는 40대입니다. 이 벽에 최초로 도달한 국가는 로마 제국입니다. 하지만 결국 40대를 넘지 못하고 몰락하죠. 이후로도 위대하다고 할 만한 제국들이 이 수치에 도달합니다. 중국은 송나라, 명나라, 청나라가 이 수치에 도달했고, 인도 무굴제국도 이 수준에 이릅니다. 하지만 모두 40의 벽을 뚫지 못하고 하강곡선을 그렸죠.


 이 벽을 최초로 뚫은 게 18세기 서구사회이고, 그것이 산업혁명이었습니다. 그 후 브레이크가 없는 내리막길의 기관차처럼 인류 사회 발전은 더욱 빨라지게 되었습니다. 스마트 폰이 등장하고 10년 만에 인류는 전과 다른 삶을 살게 되었던 것과 같이 이제 인공지능과 자율 주행차 등의 등장으로 인류의 삶은 더욱 급변할 것입니다. 2100년이 되면 우리는 어떤 모습으로 삶을 살고 있을까요? 또 다른 벽이 나타나 정체되어 있을까요? 아니면 발전을 거듭해 또 다른 무엇이 되어 있을까요.


  반면 ‘대학에 가는 AI vs 교과서를 못 읽는 아이들’의 저자 아라이 노리코 일본 국립정보학연구소 교수는 AI에 대한 낙관론이 광범위하게 확산되는 시점에서 그 한계를 분명하게 제시하기도 합니다. ‘특이점’이란 AI가 극도로 발전해 인간처럼 학습하고 생각할 수 있는 단계에 이르는 시점을 뜻하지만 인간의 의식과 무의식을 모두 수학으로 표현할 수 없는 한 AI는 기능이 우수한 컴퓨터일 뿐이라는 주장이지요. 전체 맥락과 의미를 파악하거나 고도의 독해력, 인간 특유의 판단력과 관련된 능력은 크게 떨어지기 때문에 ‘특이점’에 대한 걱정은 덜어도 될 것이라 말합니다.


 어쨌든 커즈와일의 특이점과 인류 발전 그래프에서 공통적으로 볼 수 있듯이 발전상은 가속이 붙은 채로 더욱 빨라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상상할 수 없을 만큼 급격하게 발전하고 있는 시대에 살고 있는 것이지요.


 다시 빅히스토리(거대사) 관점으로 돌아와 보죠. 빅뱅의 시기부터 현재까지를 하나의 도표로 두고 아랫부분을 살펴봅시다. 적어도 이 태양계 안에서는 지구를 제외하고는 어떠한 문명의 발현이 관측되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지구를 지배한 인류는 점점 영리해지면서 더 안전하고 편안하게 오래살기 위한 노력들, 예를 들어 국가를 만들어 국민을 보호하게 하고, 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법률 같은 규칙을 정하는 활동들을 발전시켜 나아갑니다. 그러면서 과학기술을 발전시키고 미지의 것들을 탐구해가면서 생존의 통제권을 스스로 획득하기에 이르고 있습니다. 의미 없어 보일지도 모르는 모든 활동들에 대한 데이터를 수집하기 시작했고 이를 분석해 기계를 학습시키면서 인간을 이해하고 대신하도록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또 텔레파시 능력이 없는 인류는 인터넷과 사물 인터넷을 통해 전 세계 어디서나 연결하고, 또 조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러한 모든 업적들이 점차 더 빨리 모이기 시작했습니다. 인류는 그 어떤 형태로든 진화할 것임은 분명한 기정사실일 것입니다.    


[빅히스토리 연대기 / ⓒ school.bigproject.com]

 지금까지 말씀드린 내용을 요약해보면 크게 두 가지 영역으로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하나는 처음, 즉 빅뱅부터 현재까지 거시 관점에서 인류의 발전상을 살펴봤고, 두 번째는 짧은 1~2세기, 심지어는 불과 1~20년 안에 벌어진 급격한 현실의 변화상에 대한 모습을 몇 가지 분야 예시와 함께 미시적으로 살펴봤습니다. 여기에서 명확하게 도출되는 공통된 결론은 이전과 다른 발전 속도의 급격한 증대라 할 수 있습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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