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사를 통괄하는 산업혁명 클래스
저는 대청소를 하다 곳곳에서 발견되는 아날로그 시절의 디지털 기기들(위 사진)을 발견하고는 잠시 회상에 젖어본 적이 있습니다. 전자사전, CD플레이어, 비디오 테잎, 초기 디지털카메라, 폴라로이드 카메라, mp3플레이어, 삐삐로 명명되었던 무선 호출기, 2G 폴더폰 등등. 80~90년대 이런 디지털 기기들은 보유하는 것 자체가 혁신이었고, 최신의 문화 소유이자, 놀이였지만 지금 돌아보면 각각의 독립된 개체였을 뿐, 그것들은 상호 연결되지 못한 미완의 혁신이었던 것이었습니다. 그럼에도 아날로그에서 디지털이 주는 각각의 부문에서의 효율성, 즉 빠름과 되돌리기, 간편함 등의 요소는 충분히 매력적이었습니다. 사진 찍기를 좋아했던 저는 아날로그 필름 카메라로 촬영을 하고 필름을 사진관에 맡겨 약 1주일 가량의 기다림이 매번 너무 지루했습니다. 그러다 초창기 200만 화소 디지털 카메라를 손에 든 순간부터 저는 효용의 극치를 느끼기 시작합니다. 찍고 바로 볼 수 있고, 저장할 수 있고, 또 무척이나 많이 찍어도 용량도 충분했습니다. 인터넷 커뮤니티가 늘어나며 사진을 공유하는 재미도 생겨났지요. 이후부터 너무도 자연스럽게 필름 카메라는 손에 들지 않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상기의 요소들이 모두 스마트폰 안에 통합되어 있고, 심지어 다른 사람들과 서로의 콘텐츠를 실시간으로 공유하기도 하지요. 스타트업을 준비하는 학생들에게 “여지껏 스마트 폰에 통합되지 않은 것을 생각해보면 또 하나의 비즈니스 모델이 될 수 있겠다”라는 말을 해준 적이 있습니다. 그만큼 점차 많은 요소들이 스마트 폰으로, 스마트 디바이스로 합쳐지거나 연결되겠죠.
자, 이번에는 10여년의 시간이 바뀐 현재 제가 갖고 있는 디지털 기기들을 모아 보았습니다.(조금 시간이 지난 물건들이긴 하네요) 디바이스들은 비슷한 형태를 유지하고 있는데 다른 점을 알아채실 수 있으시겠어요? 바로 스마트폰에 모두 연결되고 제어된다는 점입니다. 무선이어폰, 무선키보드, 스마트밴드부터 심지어 노래방 마이크와 체중계까지 모두 블루투스로 연결되어 제어되거나 기록되고, 또 공유됩니다.
미국 애플에서는 2018년 12월 6일, 9월에 발표된 애플워치4 OS 최신버전 ‘워치OS 5.1.2’ 업데이트와 함께 심전도 측정기능(ECG, Electrocardiogram) 기능을 활성화했습니다. 그런데 바로 이 심전도 앱이 출시 이틀 만에 애플워치4 사용자의 목숨을 구해 화제가 된 적도 있지요. 이제는 단순한 기기의 활용을 넘어 데이터를 기록하고, 공유함으로 인해 데이터 경제 구축의 근간이 된 것입니다.
한 달, 1년 단위로 세상이 급변하는 속도를 적시적으로 체감하긴 어렵겠지만 불과 10년, 20년 전의 과거를 돌아보면 말 그대로 격세지감을 느끼게 되죠. 우주 산업이나 통신이나 생활상 등 언젠가 편리해지겠지, 빨라지겠지, 또 그렇게 되리라 어렴풋하게 먼 미래라 여기고 쉬운 예측만 해왔지, 실제 우리 생활 곳곳을 대체해버린 지금에서는 막상 새로운 기술들에 적응하는 것도 벅찰 지경이지요. 실제로 기술발전은 더 빠르고, 급격하게 진보하고 있고, 서로 연결되어져 인간이 아닌, 기술이 기술을 개발하는 시대로 접어들고 있습니다. 앞서 살펴본 자동차, 신문, 개별 디지털 기기, 우리의 생활 모습 등 모든 것은 지금 이 시간에도 빨리 변해가고 있습니다.
지병석에 의해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