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애틀의 동쪽 Bellevue와 마이크로소프트 본사 캠퍼스까지...
어제는 제법 걷기도, 또한 운전도 꽤 했구나. 찌뿌둥한 몸을 일으켜 세우고, 휑하니 콧물을 풀어낸다. 지나갔던 콧물감기가 다시 온 건가...? 에잇, 먹는 게 약 아니겠는가? 시애틀의 모닝커피를 내리고, 계란 후라이, 요거트 그리고 바나나를 곁들이니, 이른 아침의 고급 아침식사가 내 앞에 턱 놓여진다. 이만하면 별 다섯개가 아니라 열 개라도 줘도 되겠다. 배도 불러 뜨뜻하니, 콧물도 멎는다. 어제의 감동을 잃기 전에 남겨놔야 겠다. laptop을 열고, 부지런히 시간을 거슬러 본다.
캐나다 벤쿠버로의 여정을 앞두고 있다. 지난 여행길의 때묻은 옷들을 세탁하는 시간을 가져본다. 주위의 Coin Laundry를 찾아보니, 조그맣게 형성된 Vietnames Mall안에 있다. 낯선 이가 문을 열고 들어서니, 의심 반, 호기심 반, 다른 이들의 시선을 느낀다. 온갖 신경을 더듬어가며, 세탁기를 돌리나, 비치된 의자 하나 없구나. 같은 Asian이지만, 이곳에서는 영락없는 이방인이다. 평일 아침, 유일하게 오픈한 허름한 bakery집의 어느 테이블 위, 바퀴벌레가 자기의 영역을 침범한 나를 위협한다. '아악!' 용기를 내어 냅킨조각으로 짓누르며, 빨래가 끝날 때까지는 버텨 보기로 해 본다. 주문한 빵과 커피를 잠깐 먹어 보고는, 이내 가져간 캔 커피를 집어 들고 입가심을 한다. 카페집 커피 마시기를 포기한 시애틀의 이른 아침이라? 허허! 그래도, 빨래방의 직원은 내가 여기 있는 지를 어찌 알았는지, 세탁기가 다 돌아갔다고 알려주는 친절을 보인다. 이제 Dryer로 40분만 더! 제법, 내겐 이 시간도, 이 경험도 소중하다.
Capital Hill이라는 작은 번화가에 있는 소리소문으로 유명한 Mexican Taco의 좁다란 테이블에서 주위의 젊은이들을 배경으로 간단한 점심을 즐긴다. 그리고, 다음은 Lake Washington을 가로 지른다. Seward Park에서 만났던 도심 속 망망대해같은 호수! 오직 자동차와 버스들만을 위한 다리를 건넌다. 시애틀의 반복되는 우기(雨期)때문에 기찻길의 착공은 한없이 연기되고만 있다고 한다. 그러고보면, 이번 여행기간동안 비도 없고, 햇살의 따스함에 더해 탁트인 시야를 만끽한 내게는 더 없는 행운이지 않은가. 긴 다리를 건너가는 내내, 저 멀리 Mt. Rainier의 눈 덮힌 산정상이 보이는 것이 신기하기만 하다. 그렇게 워싱턴 호수를 경계로 가로지은 시애틀 동쪽의 벨뷰(Bellevue) 시내로 들어간다. 새로 형성되고 있는 신도시 느낌, 주위의 네모 각을 이루며 우뚝 솟은 검은색 빌딩들과 아직도 비어있는 고층 건물 사이를 걷고 있자니, 인간의 포근함보다 경쟁의 전쟁터만이 떠 오른다. 한국에서 근무했던 테헤란로의 느낌이랄까? 요란한 소리없는 실내의 숨 죽인 24/7/365를 이어가는 software Wars...! 아들에게 물으니, 근무 시간엔 사람들이 보이지만, 퇴근 후엔 사라져 버리는 밤의 죽은 도시란다. 대부분의 직장인들이 치솟은 렌트비를 감당하느니, 강 건너편에 보금자리를 틀고, 왔다갔다하며 산단다. 하긴, 인턴생활을 하는 아들 녀석도 Studio 하나에 월 $2,500을 주며 몇 달간을 살더니, 곧 다음 달이면 강 건너로 옮긴단다. 그것도 자기가 찾아 본 것 중에는 가장 저렴했다고 하니 말이다.
유난히도 자주 보는 중국인들을 지나치며, -D.C 근방에서 히스페닉계를 보는 것 만큼이나 시애틀에서는 중국인들을 자주 접한다- 마이크로소프트 본사로 향하는 열차에 몸을 싣는다. 열차가 도착하는 역이 바로 그곳의 East와 West Campus를 나누는 지점! 이미 Headquarter Campus에 들어와 있다. 전에 가 봤던 왠만큼 큰 대학교 캠퍼스만큼이나 크다. 아니, 아들녀석은 더 큰 것 같다고까지 한다. 어제는 자연이 만든 Forest의 하이킹을 맛 보더니, 오늘은 인간이 만들어 낸 건물의 Forest에서 헤엄친다. 안팎을 잊는 내부의 사무실 모습은 누군가의 연구실인지, 대학에서 흔히 보는 연구실과 다를 바가 없다. 책상, 데스크 전등, 책꽂이 그리고 옷걸이도 있었나? 물론, 겉으로 보는 이미지의 한계이겠지만 말이다. 대학교에 있는 수많은 전공분야만큼이나 software 분야에 수많은 가지를 뻗어 낸 전문분야만큼의 건물들이 세상의 변화를 실감케 한다. 5.25인치, 3.5인치 플로피디스크를 거쳐 컴퓨터를 사용했던 내게 말이다. 그러고 보니, Windows 3.0이 처음 나왔을 때가 생생하구나! 파랑색 바탕에 마이크로소프트 로고가 떠 있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