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이런 이야기를 들었다.
독수리 새끼는 시간이 지나면 무엇이 될까. 늠름하고, 하늘을 지배하는 독수리가 될 것이다.
그럼 티코는 무엇이 될까. 차를 잘 세워 두고, 고장 나지 않게 관리하며 10년을 기다리면 어느 날 제네시스가 되어 있을까. 아니다. 아무리 오래 지나도 티코는 티코다.
이 비유는 경영자의 시선에서 나온 이야기였다.
하지만 문득 이 질문을 우리 팀에 가져와 보고 싶어졌다.
우리가 말하고 있는 성장은 독수리일까, 티코일까.
처음엔 단순히 노력의 차이일까?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곰곰이 들여다보니, 둘의 차이는 극명히 다른 것이었다.
독수리는 음식을 먹고, 티코는 휘발유를 먹는다.
독수리도 케어를 받고, 티코도 유지보수를 받는다.
겉으로 보면 비슷하지만 결정적인 차이가 있다.
독수리가 먹는 음식은 단순히 에너지가 아니라 몸을 만들고, 근육을 키우고, 시야를 넓힌다.
독수리는 먹고, 날고, 실패하고, 다시 날며 보고, 배우고, 겪는다.
그 과정 속에서 자연스럽게 계획하고, 실행하고, 점검하고, 다시 바꾼다.
Plan, Do, Check, Action.
누가 가르치지 않아도, 그 순환이 독수리 DNA의 본질을 찾아가게 한다.
그래서 독수리는 시간이 지나면 상징적인 존재가 되는 것이다.
반면 티코는 연료를 넣어 주면 달리고, 관리를 잘하면 잔 고장 없이 탈 수 있다.
하지만 아무리 정성껏 관리하고 연료를 많이 줘도 제네시스가 되지는 않는다.
유지될 뿐이다.
우리 팀을 떠올려본다.
우리는 매일 무엇을 먹고 있을까.
그저 일을 하기 위한 연료를 공급받고 있는 걸까,
아니면 우리를 성장시키는 양분을 먹고 있는 걸까.
우리 팀에서의 하루는 바쁘다.
문제를 해결하고, 고장을 막고, 설비를 유지하고, 새로운 것들을 계획한다.
이 시간들이 단순히 “휘발유처럼 소모되는 에너지”로 끝난다면, 시간이 지나도 우리는 티코일 것이다.
하지만 이 경험들이 쌓여, 보고, 배우고, 판단하고, 바꾸는 힘으로 남는다면,
우리는 독수리 새끼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나는 이렇게 묻고 싶다.
어떻게 잘 먹을 것인가. 단순히 일만 많이 하는 것이 아니라, 그 일에서 무엇을 배울 것인가.
어떻게 기록하고, 어떻게 질문하고, 어떻게 다시 시도할 것인가.
"저 팀에 몇 년 있으면 다들 이런 사람이 되더라.” 이런 말이 자연스럽게 나오는 팀.
개인의 능력이 아니라, 팀 전체의 인재 밀도가 느껴지는 조직. 독수리의 DNA.
2026년을 시작하며 우리는 ‘Smart QE’라는 이름의 만다라트를 만들었다.
'기술, 자동화, 안전, 설계, 지식화, 비용, 문화, 브랜딩'
8개의 방향, 그리고 그 안에 8개의 실행 항목.
솔직히, 이것을 어떻게 적용할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분명한 건 우리에겐 이제 목표가 생겼고 이미 해본 경험도 있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하얀 도화지 앞에서 “일단 해보자”라고 고개를 끄덕여 주는 팀원들이 있다.
2026년 우리 팀이 관리 잘 된 티코가 아니라, 천천히 그러나 분명하게 날개를 키워 가는 독수리의 DNA를 찾아가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