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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교하지 않는 연습 - 가토 다이조

비교 대신 소통하자

by 자기 계발 덕후

나에게는 비교하는 습관이 있다. 학창 시절에는 주로 성적을 비교했다. 시험에서 다른 친구들보다 높은 성적을 받는 게 무엇보다 중요했다. 요즘은 연봉을 주로 비교한다. 사람을 처음 만나면 어떤 일을 하는지보다는 얼마를 받는지 비교한다.


내가 더 잘하면 안도감 및 우월감을 느꼈다. 반대로 내가 더 못하면 우울감 및 열등감을 느꼈다. 사람들을 만날 때마다 무의식적으로 비교를 하게 되었다. 피곤했다. 사람을 잘 만나지 않게 되었다. 하지만 혼자 있으니 고립감을 느꼈다. 사람을 만나고는 싶은데 막상 만나기 싫은 모순적인 마음이 생겼다.


'비교하지 않는 연습'에 이런 나의 마음에 대한 해석 및 해결책이 적혀 있었다. 실제로 겪고 있는 문제다 보니 책의 내용이 더욱 와닿았다. 책을 읽고 난 후 삶의 우선순위가 변했다. 큰 영향을 받았다. 여기서 내가 깨달은 내용을 공유해보고자 한다.




비교하는 습관의 가장 큰 원인은 유년기의 불안정한 애착 형성이다. 주로 있는 그대로의 나의 모습이 부모에게 받아들여지지 않는 경험이나 두려움이 비교하는 습관을 만든다.


생각해 보면 나도 그랬다. 나도 무의식적으로 나의 가치를 계속 증명해야 한다는 압박감 속에서 자라왔다. 좋은 성적을 받았을 때 부모님의 기뻐하시던 모습을 보고 나의 가치는 좋은 성적에 있다고 생각했다. 이는 좋은 성적을 받을수록 나아지기는커녕 더욱 심화되었다. 좋은 성적을 받을수록 주위의 기대치가 높아졌고 더욱 여기에 집착했다.


좋은 성적을 받기 위한 행동 말고는 아무것에도 관심이 가지 않았다. 친구들과 놀지 않았다. 아니 정확하게 말해서 친구가 없었다. 연애도 하지 않았다. 호감이 가는 사람이 있었지만 고백하기보다는 지켜보기만 했다. 오직 공부만 했다.


좋은 성적에 집착할수록 이는 나에게 더 중요한 가치가 되었다. 사람을 볼 때 항상 이 기준으로만 평가했다. 나보다 더 좋은 성적을 받는 사람을 보면 질투하면서도 필요 이상으로 우상시했다. 나보다 성적이 나쁘면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이든 낮게 평가했다.


이러한 집착 덕분에 결국 원하던 대학에 진학할 수는 있었다. 하지만 공허했다. 그저 좋은 성적을 받기 위해서만 공부했기 때문에 정작 내가 무엇이 되고 싶은지 무엇을 좋아하는지 몰랐다. 주위에 마음을 터놓을 수 있는 친구들도 없었다. 좋아하는 사람에게 어떻게 다가가야 하는지 몰랐다. 학창 시절에 응당 경험했어야 할 많은 부분에서 부족했다.


진정으로 소통할 수 있는 관계를 만들자


비교는 진정으로 소통할 수 있는 관계를 통해서 극복할 수 있다. 굳이 자신의 가치를 스스로 증명하지 않더라도 나 자신으로서 받아들여질 수 있는 관계를 가지면 된다. 이런 관계가 있다면 열등감을 느끼지 않는다. 어떤 분야에서 남들보다 떨어지는 '열등함'을 가지고 있더라도 나 자신으로서의 가치를 인정받기 때문에 '열등감'을 느끼지 않는다.


계속 비교당하는 관계에 있다면 이를 벗어나 진정으로 소통하는 관계로 나아가자. 이런 관계를 만드는 가장 쉬운 방법은 내가 먼저 소통하려 노력하는 것이다. 다른 사람을 대할 때 비교하고 평가하기보다 소통해야 한다. 그 사람만의 매력이 무엇인지 알아보고 이를 인정해 주는 태도를 지녀야 한다. 그러면 그 사람도 자연스럽게 나를 인정해 주고 서로 진정으로 소통할 수 있는 관계가 될 수 있다.


씁쓸한 엘리트주의


얼마 전 오랜만에 대학시절 친구를 만났다. 이 친구는 박사과정을 마치고 대기업에서 근무하고 있는 엘리트 친구이다. 이 친구와는 유럽 배낭여행도 같이 갔다 왔을 만큼 아주 막역한 사이다. 둘 다 아직 결혼을 하지 않았지만, 주위에서 결혼 소식이 많이 들리는 만큼 결혼 이야기와 자녀 양육관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친구는 자녀를 엘리트로 키우고 싶어 했다. 어떤 분야든 상관없이 상위 5%에 드는 자녀로 키우고 싶어 했다. 이유를 들어보니 어느 정도 납득이 갔다. 첫 번째로 자기도 어느 정도 엘리트 반열에 올랐으니 자녀도 적어도 자신만큼은 성공했으면 좋겠다였다. 두 번째로 한국 사회에서 밥벌이를 하기 위해서는 상위 5%에 드는 프로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자녀의 성공을 위해서 미리 가정에서부터 혹독하게 훈련시킨다는 생각이 이해가 가면서도 씁쓸했다. 가장 편안해야 할 가정에서조차 자신의 가치를 입증하기 위해 치열하게 노력해야 한다는 점이 마치 나의 어린 시절이 떠올라 안쓰러웠다.


따뜻한 사람이 되자.


열등감이 심한 사람은 훌륭한 사람일 수는 있어도 따뜻한 사람일 수는 없다. -책에서 발췌-


한때 나도 지독한 성과주의였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성과로 평가받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지금도 어느 정도 이 생각을 가지고 있기는 하다. 성과주의 덕분에 자본주의 사회가 이렇게 발전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은 적어도 가장 가까운 사람들에게만은 훌륭한 사람이기보다는 따뜻한 사람이고 싶다. 그들과 진정으로 소통하며 그들의 성과가 아닌 그들 자체로 인정해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특히 든든한 울타리가 될 수 있는 가정을 만들고 싶다. 학업 및 사회생활로 지친 가정 구성원들이 아무 걱정 없이 편안하게 쉴 수 있는 가정을 만들고 싶다.


이를 위해 오늘도 비교하기보다는 소통하려 노력하며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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