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내심이라는 이름의 함정

하루 한 글 - 위버멘쉬(2)

by 자기계발덕후

인내심은 현대 사회에서 미덕으로 칭송받습니다. 인내심이 있다는 말은 단점보다는 장점으로 들립니다. 어렸을 때 들은 ‘마시멜로 이야기’처럼 맛있는 마시멜로를 바로 먹지 않고 기다린 아이들이 바로 먹은 아이들보다 성공했다는 이야기를 듣는 것과 같이 인내심을 칭송하는 사회에 살고 있습니다.


인내심은 좋은 가치가 맞습니다. 화가 났을 때 참지 못하고 행동했다가 후회해본 기억은 누구나 가지고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인내심이 항상 좋기만 한 걸까요? 때론 기업 및 사회가 통제를 위해 인내를 강조하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힘든 일이 있어도 묵묵히 참고 일하는 직원이 아닌 직원들보다 다루기 쉽기 때문이죠. 하지만 이런 회사 말만 믿고 묵묵히 일하다 불만 한 번 말하지 못하고 해고당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언제 인내심을 발휘하고 언제 행동해야 할까요? 아쉽게도 뚜렷이 정해진 객관적인 기준은 없습니다. 상황 및 사람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다만, 인내심의 목적을 생각해보면 판단에 도움이 됩니다. 무엇을 위해 참고 견디는지 확실히 하는 겁니다. 그 무엇이 나에게 중요할수록 견디기 쉬워지고 그 과정이 의미 있어집니다.


단순히 주어진 일을 묵묵히 참고 견디며 일하는 게 아니라 지금 하는 일, 지금의 과정이 나에게 어떤 의미가 있을지 생각해보는 것입니다. 누구에게는 가정을 먹여 살리는 소중한 수입원일 수 있고, 누구에게는 자신의 가치를 올리는 행위일 수 있고, 누구에게는 아무 가치 없이 단순히 관성으로 하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마지막 사람에게는 인내가 독입니다. 지금 당장 행동하는 게 오히려 참고 견디는 거보다 더 좋은 선택이겠죠.


저도 최근 제가 하는 일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보았습니다. 사회에 도움이 되는 프로그램을 개발한다는 보람도 있지만 그보다는 언제까지 이 일을 할 수 있을까에 대한 회의가 더 컸습니다. AI가 시간이 지날수록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있고 미국에서는 이미 이 때문에 개발자에 대한 대규모 해고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이 상황에서 살아남으려면 분야에서 최고의 개발자가 되어야 하는데 저는 그런 능력도 의지도 없습니다. 저는 참고 견디며 이 일을 계속하는 것보다는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일을 시도해야 할 때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때로는 견디는 것보다 행동하는 게 더 어려울 수 있습니다. 특히 견디는 게 미덕으로 평가받는 사회일수록 견디지 못하고 도망을 다닌 사람으로 평가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남들의 평가보다 더 중요한 건 내면의 목소리입니다. 결국, 자기의 인생은 자신이 살아가는 것이므로 저도 여러분도 아니라고 생각할 때 행동할 수 있는 용기를 가질 수 있기를 바랍니다.

작가의 이전글의심하고, 성찰하며 삶을 살아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