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편함을 선택한 육아와 교육 이야기-
주말이면 아이들과 함께 도서관에 가요. 우리 가족의 루틴인데요. 특히 주말에도 집밥을 쉬지 않는 아내를 위해, 나 혼자 아이 둘을 데리고 가기도 하지요. 지난 주말도 그렇게 도서관에 들렀어요. 그곳에서 우리 아이가 다녔던 어린이집 친구와 그 어머니를 우연히 만났답니다. 지금은 다른 어린이집으로 옮긴 아이지만, 여전히 반가운 얼굴로 인사를 나눴어요. 그런데 그날따라 그분이 이것저것 물으시더라고요. 제가 아는 것들을 말씀드리다 보니 한 시간이 넘게 이야기를 나눴어요. 그분의 고민과 저의 고민이 다르지 않았어요. 다른 분들에게도 도움이 될 것 같아, 그날의 대화를 나눠봅니다.
레나 어머니: 아버님 안녕하세요. 잘 지내시죠? 아이를 키우다 보니 궁금한 것들이 너무 많은데 주변에 쉽게 물어볼 데가 없어서, 요즘 좀 방황하고 있어요. 혹시 괜찮으시면 몇 가지 여쭤봐도 될까요? 너무 갑작스러우시죠?
나: 아니에요, 어머님 괜찮아요. 잠시 얘기 나눌 수 있어요. 혹시 무슨 일 때문이실까요?
사고력 수학, 지금 시작해야 할까요?
레나 어머니: 아버님 학교에 계시다고 들었어요. 요즘 우리 아이가 수학에 좀 친해지도록 하고 싶거든요. 그래서 알아보다 보니 사고력 수학이라는 게 있더라고요. 혹시 사고력 수학은 어떤 건가요? 그리고 이걸 지금 우리 아이가 하면 좋을까요?
나: 네, 사고력 수학은 말 그대로 단순한 계산을 요구하는 산수 말고 생각하는 힘을 길러주는 데 집중하는 수학이에요. 사고력 수학 자체는 당연히 수리능력을 기르는 이상적인 방법이라고 봐요. 하지만, 아무리 좋은 방법이라도 그것을 받아들이는 건 아이잖아요. 그런 면에서 레나는 아직 4살이니까 저는 개인적으로 좀 이른 감이 있다고 생각해요. 우리 아이는 7살, 12살인데 실은 아직도 그런 사고력 수학은 안 하고 있어요. 오히려 책 읽기를 유도하지요.
레나 어머니: 네? 저는 첼로를 전공했지만, 우리 레나가 솔직히 공부 쪽으로 잘했으면 좋겠거든요. 그래서 수학을 좀 잘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어서요. 그런데 책 읽기를 먼저 시키신다고요?
책 읽기가 모든 공부의 기본
나: 네. 어머님. 저도 정답은 몰라요. 하지만 최대한 아내와 협의를 해서 우리만의 철학을 세워서 지키려고 애쓸 뿐입니다. 저희가 생각하는 것이 요즘 많이들 이야기하시는 문해력인데요. 글을 읽고 이해하는 능력을 말하는데 저희는 이게 우리 아이들에게 제일 먼저 그리고 가장 중요한 능력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책 읽는 것에 가장 공을 들인답니다.
레나 어머니: 저도 독서가 중요하다는 건 알지만 산수나 영어도 그만큼 중요한 게 아닐까요?
나: 맞아요. 산수나 영어도 물론 중요하지요. 하지만 아이들이 산수나 영어를 하는 것도 결국 사고력이 기본이지요. 그 사고력은 상대방의 말을 듣고 이해할 수 있는 능력, 그리고 자기 생각을 정리해서 전달하는 능력이 기본이에요. 실제로 산수나 영어도 결국 숫자로, 알파벳으로 된 글자를 이해하고 해독하는 능력인데요.
실제로 고등학교에서 근무해 보면 국어 능력이 대부분의 공부의 기본이더라고요. 학생들 중에 국어 능력이 되면 다른 과목들도 기본은 해요. 그리고 좀 더 디테일하게 말씀드리면 이과 성향 학생들 중에 완전 최상위권은 국어 능력에서 결정되고요. 문과 성향 학생들 중에 국어가 되면 영어는 기본이 되지만, 반대로 영어를 잘하지만 국어 실력이 안 따라주는 아이는 꽤 있어요.
독서는 교육하는 게 아니에요
레나 어머니: 그렇네요. 그렇다면 독서가 중요하다는 건 알겠는데 책 읽는 것을 따로 교육할 방법이 있나요?
나: 실은 독서는 교육하면 안 돼요. 자연스러워야 해요. 교육한다고 하면 뭔가 가르치고 배워야 할 거 같은데 그런 의무적인 느낌이 들면 무조건 아이는 책 읽기를 싫어하게 돼요. 그래서 책 읽기 유도는 절대 티 나게 해서는 안 돼요. 아이가 절대 눈치 못 채게 해야 돼요.
우리 집 아이 독서 유도 방법
첫째, 부모가 무조건 책을 읽어야 해요.
힘드시겠지만 제일 좋고 확실한 방법이에요. 직접 보여주는 것보다 더 좋은 방법은 없어요.
둘째, 책을 아이들 동선 근처로 무심한 듯 던져두는 거예요.
절대 책장에 가지런히 책들을 꽂아두지 않아요. 책 정리도 시키지 않아요. 그냥 책이 널브러져 있게 하고 심심할 때마다 편하게 손에 잡힐 수 있게 아이들 주변에 두는 거지요.
셋째, 책은 절대 전집같이 세트로 사지 않아요.
최대한 도서관에 놀러 가듯 자주 가서 보고 싶은 책들을 아이 스스로 고르게 하고 정말 좋아하는 책은 선물로 사주는 게 좋아요. 아이가 책을 선물처럼 생각하게 유도하는 게 중요해요.
넷째, 아이들이 글자를 모를 때부터 책 심부름을 부탁해요.
'여덟 단어' 좀 가져다줄래? '마녀 체력'도 같이. 뭐 이런 식이지요. 그러면서 책이 아이들 생활의 일부로 자연스럽게 스며들게 하는 거예요.
다섯째, 가족 여행에 그 지역 도서관을 꼭 넣어요.
다른 지역에 가서도 그 지역 도서관 투어를 하면서 아이들과의 책 추억을 많이 공유하면 책과 관련된 기분 좋은 이야깃거리도 남아서 좋더라고요.
한글은 놀이로 익혀요
레나 어머니: 도서관 투어 그런 거도 참 좋네요. 그런데, 한글 공부를 따로 안 시키셨다는 말씀이신가요?
나: 네. 첫째는 안 시켰고요. 둘째도 한글 역시 공부가 아니라 놀이로 그냥 익히도록 하고 있어요. 공부가 아니라요. 이건 아내의 생각이기도 했어요. 아내가 아이들 어린이집 데리고 다니면서 자동차 번호판 읽어주며, 한글도 숫자도 알려주었고요. 특히나 동네 산책할 때는 가게 간판을 읽는 게 한글 공부라면 한글 공부였지요. 하루는 첫째가 어린이집에서 돌아와서 물어보더라고요.
'아빠, 엄마. 가 갸 거 겨 고 교~ 이게 뭐야?
어린이집에 친구가 그거 하고 있던데?
도대체 무슨 말인 거야?'
저희 부부는 한글을 배우는 방법이라면서 얼버무리고 웃으며 넘어갔던 적이 있어요. 요즘은 엄마, 아빠와 오빠까지 집에서 책을 들고 보고 있으니 막내도 책에 뭔가 재미난 게 있는 줄 알고 글씨도 모르면서 책을 들고 그림으로 읽는 재미에 빠졌어요. 그리고 예전 자기 오빠가 했던 놀이를 그대로 따라 해요. 자기가 그림을 그리고 자기 이름을 쓰고 스테이플러 찍어서 스스로 책을 만들어오곤 해요.
레나 어머니: 정말 이상적인 방법이네요. 그게 실제로 가능한가요?
나: 네. 아이들에게 책 읽기를 강요만 하지 않으면 아이들은 책을 자연스럽게 좋아하게 된다고 생각해요.
어린이집 선택의 기준: 먹거리와 자유
레나 어머니: 한 가지 더 궁금한 게 있는데요. 아시다시피 우리 레나 지금 어린이집에서 병설로 옮겼는데요. 어린이집으로 다시 돌아가고 싶어 하는데 고민이에요. 혹시 그 어린이집에 두 아이를 모두 보내셨는데 이유를 물어봐도 될까요?
나: 네. 실은 저희도 고민을 했어요.
첫째가 4살부터 둘째가 3살부터 현재까지 거의 10년을 그곳에 다니고 있어요. 10년이면 많은 것들이 변하고 어린이집의 역사와 함께 하다 보니 좋은 점도 있지만 당연히 아쉬운 부분도 보여요. 하지만, 여전히 둘째를 이곳에서 졸업시키려고 마음먹은 건 두 가지 때문이에요. 먹거리와 자유예요. 적어도 초등학교에 들어가기 전까지는 건강하게 기른 제철 재료를 가지고 요리한 먹거리를 지켜주고 싶어서요. 건강도 건강이지만, 입맛은 평생 가는 거라고 생각해요. 집에서 아내가 건강한 먹거리를 챙기더라도 밖에서 그렇지 않으면 그건 힘들어요. 다행히 이곳의 먹거리는 저희 집의 먹거리 철학과 일치해요. 그리고 자유란 것도 마찬가지예요. 초등학교에 들어가면 교육이 시작돼요. 공교육 속에서는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것들이 많이 없을 수도 있어서요. 그전까지는 이곳에서 나들이를 통해서 숲과 자연에서 자연스럽게 뛰어놀고 흙마당 자유놀이를 통해 스스로 놀이를 만들어서 노는 그런 것들이 우리 아이의 적극성을 유지할 수 있는 최고의 것이라 여겼어요.
아이가 학교를 선택하다
레나 어머니: 혹시 그렇다면, 첫째 초등학교도 그래서 비슷한 작은 학교를 선택하셨나요?
나: 네. 맞아요. 작은 학교를 선택한 이유도 비슷해요. 하지만 어린이집을 선택할 때와 크게 다른 게 한 가지가 있다면, 지금 초등학교는 우리 첫째가 선택했어요.
레나 어머니: 네? 아이가 학교를 선택했다고요? 어떻게 그렇게 하실 수 있었나요?
나: 저희는 일단 큰 틀은 부부가 함께 결정하고 세부적인 것들은 아이에게 맡기기로 했어요. 그래서 작은 학교는 저희 부부가 결정했고, 작은 학교 중에서 어디를 갈지는 아이가 선택했어요. 최대한 학교 정보를 모으고, 몇 개 학교는 찾아가서 교감 선생님 면담도 했어요. 작은 학교다 보니 전화 한 통화하고 나서 바로 교감 선생님을 뵐 수 있더라고요. 그래서 교감, 교장 선생님을 뵙고 궁금한 것들도 물어봤더니, 대부분의 작은 학교에서는 꼭 그 학교로 와달라고 부탁도 하시던데요.
레나 어머니: 그렇겠네요. 아무래도 작은 학교다 보니 학생 수가 부족할 수도 있겠네요. 그렇다면, 학교는 도대체 어떻게 결정했나요?
나: 네. 저희는 아이를 데리고 주변에 몇 개의 작은 학교를 토요일이나 일요일에 가봤어요. 그때 한창 첫째가 자전거 연습 중이라 넓은 곳이 필요했는데 그 핑계 삼아 그곳 운동장에서 자전거를 타고 놀았지요. 그러고는 학교 운동장과 건물, 주변 환경과 분위기 그리고 제일 중요한 전체 느낌까지 함께 경험했었어요. 그러고는 지금 다니는 학교에 처음 갔을 때 저와 아내는 눈으로 약속을 했지요. '이 학교다'라고 말이에요. 그러고는 아이와 함께 운동장에서 뛰어놀았는데 마지막에 아이가 그러더라고요.
'엄마, 아빠 나 여기 다니고 싶어'
아이와 저희의 마음이 통했나 봐요.
선생님들이 가고 싶은 학교가 최고
레나 어머니: 지금 학교가 어떤 점이 좋았길래 그랬을까요?
나: 먼저, 학교가 정말 예뻐요. 정남향 방향에 앞으로는 시야가 뻥 뚫려있고 주변은 낮은 산으로 둘러싸여 있고요. 학교 건물도 아기자기 정말 예뻐요. 운동장에 천연잔디도 너무 폭신하고 안전했어요. 주변에는 그 흔한 편의점도 없고 작은 집들만 몇 채 있어서 아이가 동심을 지킬 수 있는 안전한 곳이고요. 특히나 오가는 길에 호수 옆으로 가로수 길이 너무나 예뻐요. 저도 학교에 근무하다 보니 아이들이 사랑받을 수 있기 위해서는 환경과 분위기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선생님들이더라고요. 선생님들이 가고 싶은 학교가 최고지요.
다행히 이곳은 출근길이 관광지라 거의 매일 여행하듯 출근하신다고 하더라고요. 실제로 지금까지 아이를 태워주는 길이 힐링이 되는 길이지요. 시내와 멀리 떨어져 있지 않고 도로도 잘 되어 있고요. 근무환경이 너무 좋아서 선생님들 사이에 인기가 많은 학교라는 점이 아주 마음에 들었어요.
아 그리고 비슷한 환경의 작은 학교가 있었는데 이 학교를 선택했던 결정적인 이유 한 가지가 더 있긴 했어요.
바로 이 학교 우리 아이가 입학할 때만 하더라도 스쿨버스가 없었어요.
불편함을 선택하다
레나 어머니: 예? 스쿨버스가 없으면 더 불편한 거 아닌가요?
나: 맞아요. 이상하게 들리시겠지만 저희는 그 불편함을 선택했어요.
레나 어머니: 아니, 왜요?
나: 잘 모르시겠지만 예전에 우리 어린이집도 차량 운행 안 했어요. 등하원 픽업을 해야 돼서 불편하고 힘들었지요. 아내와 저는 그런 불편함이 누군가에게는 선택하지 않을 이유가 되는 동시에 저희 같은 사람에게는 반대로 강력한 선택의 이유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기꺼이 불편함을 감수하고 용기 있게 선택한 부모님과 함께 자란 아이가 우리 아이의 소중한 초등 시절을 함께 하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대안학교는 고려하지 않으셨나요?
레나 어머니: 그러시다면, 혹시 대안학교 같은 데는 생각해 보지 않으셨나요?
나: 아, 물어보시니까 말씀드리는데요. 사실 근처에 비인가 대안학교를 여러 번 다녀왔어요. 제가 예전에 몇 년간 지역 중고등학생 대회 심사위원을 한 적이 있었는데요. 그때 우연한 기회에 아주 특별한 아이들을 보면서 그 학교를 알게 되었고요. 관심을 가지고 아내와 첫째와 함께 두어 번 찾아갔었어요. 역시나 전국에서 아이들이 몰려오는 곳이었는데요. 그곳의 교장선생님 같은 분을 훈장님이라고 부르더라고요. 그곳에 가서 운 좋게 학생들 생활하는 것도 보고 훈장님과 면담도 했고요. 지금 어린이집과 색깔이 비슷한 곳이었고 그래서 두 곳의 장 선생님들도 서로 아시는 사이시더라고요. 세상 참 좁더라고요. 훈장님께서 학교 운영 방법을 변경하실 거라는 말씀과 저희 부부에 대한 격려의 말씀을 해주셨어요. 하지만, 가장 결정적인 건 첫째 아이 본인의 의견이었고요. 아이의 어린 시절을 최대한 함께 하고 싶은 우리 부부의 철학으로 일반 학교 중에 작은 학교를 선택하게 되었어요.
부모도 처음이에요
레나 어머니: 아! 정말 대단하시네요. 그런데 전, 그렇게 부모로서 결정을 해야 한다는 사실이 너무 부담스러워요. 저도 잘 모르는데 그래서 막연하고 두렵거든요. 어떻게 그런 결정을 하실 수 있었나요?
나: 네 정말 저희 모두 부모가 처음이지요.
결정해야 할 배우지도 않은 것들로 넘쳐나지요. 저희도 마찬가지였고 지금도 수많은 결정들 앞에서 고민하고 망설이는 순간이 많아요. 실은 이 모든 용기 있는 큰 결정은 아내가 시작했어요. 국적과 나이를 떠나 아빠보다 엄마가 더 지혜롭고 용기 있는 거 같아요.^^ 첫째를 낳고 매 순간 치열한 고민을 하면서 책을 읽기 시작한 아내 덕분에 제가 지금 이렇게라도 드릴 말씀이 있게 됐어요.
레나 아버님과 함께 해보세요.
물론 처음에는 협조가 잘 안 될 수도 있지만 부부가 함께 고민하시면 함께 성장하게 되실 거예요. 그럼 나중에 든든한 육아 파트너에서 인생의 파트너로 함께 하시게 되실 거예요.
레나 어머니: 저도 잘 모르는데 옆 사람에게 하는 말들이 너무 많은 요구가 될 수 있을 거 같기도 해서 그리고 결정적으로 이야기할 시간이 없는 거 같아요.
나: 맞아요. 요즘 엄마, 아빠들은 정말 시간이 부족하지요.
그럴수록 짧게라도 소통하시고 연락하신다면 점점 서로를 알아 갈 수 있는 기회도 되는 거 같아요.
육아는 아이를 키우는 거지만 실은 '나'를 알아가고 파트너를 알아가는 가장 중요한 과정이고 경험인 거 같아요. 특히나 제 아내를 보니 엄마로서의 역할을 하다가 자연스럽게 여자로서 '나'라는 정체성과 마주하더라고요. 그런 얘기는 아내와 한번 나눠보세요.
레나 어머니: 맞아요, 어머님이 어린이집 마당에서 늘 책을 보시며 아이들을 대하는 모습이 정말 남다르신 걸 봐요. 그런데 약간 말을 아끼시는 거 같으셔서요.
나: 맞아요. 실은 저도 이렇게 말씀드리는 게 어머님이 처음인데요.
물어오시기 전에 먼저 말씀드리기가 선을 넘는 거 같아서요. 제가 어머님과 나눈 대화 아내에게 전해드릴 테니까 어린이집에 놀러 오실 때가 있으시면 편하게 물어보세요.
레나 어머니: 꼭 그렇게 하고 싶어요. 오늘 정말 답답한 가슴이 뻥 뚫린 거 같아요. 주변에서 이렇게 미리 고민하시면서 아이를 키우시는 분이 계셔서 정말 다행이네요. 오늘 정말 감사했어요.
최고의 선택보다 최선의 선택
나: 아니에요. 제가 더 감사하지요.
저도 아내와 좌충우돌하고 고민하며 지낸 시간이 이렇게 누군가의 답답한 마음을 해소해 드릴 수 있다고 생각하니 다시 돌아보게 되네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선택과 관련해서 말씀드리고 싶어요. 어머님 지금 막막하시고 두려우실 수도 있어요. 하지만, 늘 제가 저 스스로에게 하는 말이기도 하고, 학교에서 아이들에게 하는 말이기도 한데요. 아이를 키우시는 부모님 특히 오늘 어머님께도 도움이 되실 거 같아서요. 최고의 선택을 위해서 고민할 필요는 없는 거 같아요. A냐 B냐 선택의 순간이 고민되신다는 말은 둘 다 가치가 있기 때문이지요. 또는 본인의 선택에 자신감이 없어서지요. 그럴 때는 최고보다 최선을 고민하는 거예요. 실은 선택의 그 순간보다 더 중요한 것은 선택 이후의 태도인 거 같아요. 어떤 선택을 하시든 선택 이후에 그 최선의 선택을 최고의 선택으로 만들어 가는 과정만 있어요. 실은 육아에 있어서도 선택은 순간이고, 선택 이후의 삶은 긴 현실이지요. 그 선택 이후에 실은 더 많은 일들이 일어나고 후회하기도 하고 심지어 그 선택을 바꾸기도 하지요. 선택 이후의 삶에 집중하시면 분명 다음 선택에서는 더 많은 자신감을 가지게 되실 거예요.
그리고 앞으로 궁금하신 점이 있다면 언제든 저와 아내에게 물어보세요. 편안하게요. 저희 또한 함께 육아하는 동지니까요. 단지 조금 빨리 고민을 시작한 육아 선배라서 이야기해 드릴 것들이 좀 있지 않을까요?
확실한 건요. 지금 어머님의 고민이 레나를 더 행복하게 해 줄 거라는 거예요.
레나 어머니: 오늘, 정말 감사했어요. 이야기하다 보니 도서관이 문을 닫았네요. 담에 어린이집 마당에서 봬요.
나: 네, 어머님 저도 정말 감사했어요. 파이팅이에요!
내가 그간 삶에서 배운 것은, 우리 삶에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다양한 선택이 존재하고, 그 선택은 우리의 마음에 달려 있다는 사실이에요. <내 아이가 사랑한 학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