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부터 챙긴 수학여행, 기획의 진심을 담다
얼마 전, 1학년 아이들과 함께 제주도로 수학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아이들에게는 생애 첫 여행이었고, 저에게는 오랜만에 기획부터 함께한 수학여행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번 여행은 조금 특별했습니다. 제가 직접 수학여행 기획을 맡았기 때문입니다. 대개 수학여행을 이야기할 때는 아이들의 성장이나 체험 중심의 이야기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오늘은 조금 다른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수학여행의 또 다른 주인공들, 아이들 뒤에서 보이지 않게 움직이고, 함께 뛰고 웃으며, 밤잠까지 반납한 선생님들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그분들은 여행이 끝난 지금도 저와 함께 걷는 소중한 동료들입니다.
올해 저희 학년에는 여자 선생님들의 비율이 높고, 신규 선생님도 여럿 계십니다. 특히 이번이 교사로서 첫 수학여행이신 분들도 많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기획자로서 가장 먼저 ‘동료 선생님들의 편안함’을 떠올렸습니다. 낮에는 아이들과 바쁘게 움직이시니 밤만큼은 충분히 쉴 수 있도록
사전에 방 배정을 꼼꼼히 준비했습니다.
또한 버스 인솔도 담임과 비담임 선생님들이 균형 있게 배치되도록 신경 썼고, 서로 성향이나 케미가 잘 맞는 조합도 고려했습니다. 어쩌면 ‘너무 많이 신경 쓴 게 아닐까’ 싶기도 했지만, 수학여행이라는 큰 프로젝트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결국 ‘사람’이라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함께하는 사람의 안정과 편안함이 아이들에게도 곧 전해지리라는 확신이 있었지요. 여행이 시작되고, 첫째 날, 둘째 날 정신없이 지나갔습니다.
그 와중에도 선생님 한 분 한 분은 각자의 방식으로, 자신만의 최선을 다해주셨습니다. 제가 기획한 의도를 깊이 이해하고 자연스럽게 따라와 주시고, 아이들 곁에서 늘 함께 있어 주셨습니다. 그 장면 하나하나가 너무도 고마웠습니다.
특히 보이지 않는 수고들은 아이들만큼이나 눈부셨습니다.
그때 새삼스레 깨달았습니다.
아이들을 위한 최선은,
결국 교사를 위한 배려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수학여행은 단순히 프로그램의 집합이 아닙니다.
‘함께 일하는 사람들’로 완성되는 여정입니다.
학부모님이나 아이들의 눈에는 잘 보이지 않을지라도,
저는 이번 여행에서 이 부분이 가장 큰 감동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감동은 셋째 날 밤, 아이들이 잠든 후 야간 교대 근무를 하며 더 깊어졌습니다.
다음 편 예고
[2편] 제주도의 밤, 교사라는 이름 뒤에서
야간 근무 중 조용히 나눈 ‘진짜 속마음’ 이야기.
선생님이라는 이름 뒤에 숨어 있던 사람으로서의 진심을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