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없이 산다는 것

by 윤슬

사람이 살면서 들었을 때 가장 상처 받고 기분 나쁜 말은 무엇일까 생각해본다면 그 말은 '생각이 없다'라는 말인 것 같다. 내가 이 말을 들어봐서 일까? 아니, 누구든 상처를 받을 것 같다.


사람은 생각하는 동물인데 생각이 없다 라고 말을 한다면 그냥 동물이나 다름없는 것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

나는 태어나서 내가 들어는 봤어도 다른 누군가에게 이 말을 입 밖으로 꺼내본 적은 없다. 왜냐하면 이 말은 내가 함부로 하면 안 되는 말이라고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나는 하루에 일어나서 잠이 들기 전까지 생각을 많이 한다. 그냥 생각이라는 것과 하루를 함께 보낸다.

그 생각이 잡생각이건 중요한 생각이건 하루 종일 생각을 한다. TV를 보면서, 밥을 먹으면서 까지도.


내가 이렇듯 다른 사람들도 하루에 많은 생각들을 하면서 살 텐데 무슨 생각을 하는지는 나도 알 수 없다. 그들도 내가 어떠한 생각을 하며 사는지 알 수 없다. 바로 이게 중요하다. 남들도 내 생각을 모르고 나도 그들의 생각을 모르는데 내가 그들에게 감히 생각이 없다고 말을 뱉을 수 있는 걸까? 이 말은 참 조심해야 하는 말인 것 같다.


내가 제주도에서 정착을 하며 일을 하고 싶다고 큰언니에게 말을 한 적이 있었다. 그때 귀여운 조카들과 함께 맛있는 음식을 먹으러 갔었고 마침 그 음식이 내 눈앞에 놓였을 때 나는 그 자리에서 언제까지 생각 없이 살 거냐는 말을 들었다.


이 말을 듣는 순간 배고파서 울렸던 나의 배꼽시계는 그대로 멈춰버렸고, 그대로 눈물을 쏟았다.

그것도 분한 마음으로...


그때 왜 그렇게 분하고 슬펐는지 지금 생각해보면 나는 큰언니와 친밀도가 높다고 생각했었고 언니가 일을 할 당시에 언니 집에서 지내며 조카들을 1년 넘게 꽤 오래 돌봐주기까지 해서 나에게 그렇게 말을 했을 때 배신감과 "지금까지 나를 이렇게 생각했던 걸까? 그러면 얼마나 한심하고 생각 없이 사는 애처럼 보였을까?"라는 생각까지 물밀듯 밀려왔고 내가 언니에게, 믿었던 사람에게 말을 하기까지 얼마나 신중하게 고민하고 생각하고 결정한 일인지 그것들이 한순간에 존중받지 못하고 부질없는 것으로 만들어진 것 같이 느껴졌다.


나의 생각들을 부정당하는 말, 생각이 없다는 말이 그렇게 큰 상처가 될 줄은 들어보기 전까지는 몰랐다. 물론 언니 입장에서는 나를 위하는 마음에 하는 말이고 내가 제주도를 가겠다고 하는 것이 아무 생각 없이 무작정 가려고 하는 것이라고 생각을 해서 말을 한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것은 나를 위한 것이 아니다. 나는 그저 내가 선택할 길에 대한 응원과 앞으로 이렇게 살고 싶다고 말을 했을 때 나를 믿고 잘하라고 그 한마디를 원했을 뿐이다. 이러한 선택의 따른 책임은 나에게 있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그 책임이 내가 행복해야만 하는 것이라면 이 결정에 나는 확신할 수 있다.


나는 정말 누구보다 행복하게 살 자신이 있다. 그런 일이 있고 난 후 나는 더 확고해졌지만 다만 조금 달라진 것은 언니와의 관계가 예전보다는 덜 살가워졌다는 것일 뿐이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