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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년간 한 직장에서 살아남은 늘 부장의 생존이야기

목디스크와 함께 일하는 법

by 늘부장

1994년, 국내 전자회사에 첫 발을 디딘 늘 부장은 어느덧 31년째 같은 회사에서 근무 중이다. 여러 부서에서 시작해 수많은 프로젝트와 위기를 넘기며, ‘늘 부장’이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늘 그 자리에 있다는 뜻이다. 잘리지 않기 위해, 인정받기 위해, 그리고 늘 부장 자신을 지키기 위해 쉼 없이 달려왔다.


하지만 몸은 그 세월을 기억하고 있었다. 2020년 5월, 오른쪽 팔이 저릿저릿하게 아프기 시작했다. 처음엔 단순한 피로 증상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증상은 점점 심해졌고, 결국 가까운 동네 병원을 찾았다. 정밀 검사를 위해 MRI 촬영 결과 경추 5번과 6번 사이의 디스크 탈출. 목디스크였다.


신경차단술을 세 차례 받고 약을 복용하면서 다행히 일상생활이 가능할 정도로 회복됐다. 늘 부장은 다시 업무에 몰두했고, 그 아픈 기억은 점점 희미해졌다. 그러나 5년이 지난 2025년 5월, 같은 증상이 다시 찾아왔다. 이번에도 거의 유사한 증상이었다.


노트북 키보드를 두드릴 때마다 오른쪽 팔에 전기가 흐르는 듯한 감각이 찾아왔다. 통증은 예고 없이 찾아왔다가 사라지곤 했다. 동네 병원이 아닌 서울 소재 척추 관련 전문병원에서 두 차례 주사를 맞고 약을 복용 중이지만, 완전히 나아지진 않았다.


이번엔 마음가짐이 달랐다. 병원에만 의지해선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목디스크 관련 책을 사서 읽기 시작했다. 책은 말한다. 목디스크는 단기간에 치료되는 병이 아니라고. 시간을 가지고, 꾸준히 관리해야 한다고. 그 말이 마음에 박혔다.


늘 부장은 그동안 회사에서 살아남기 위해 많은 것을 견뎌왔다. 31년의 세월 동안 잦은 야근과 상사의 불합리한 지시임에도 불구하고 수긍해야만 해서 겪었던 마음의 고충 등. 하지만 이제는 내 몸과도 함께 살아남아야 한다.


목디스크는 단순한 질병이 아니라, 내 삶의 일부가 되어버렸다. 통증이 있을 때마다 나는 멈춰서 생각한다. 지금까지 너무 정신없이 달려온 건 아닐까?


이제는 조금 느리게, 조금 더 나를 챙기며 살아야 하지 않을까? 목디스크로 인해 늘 부장이 31년간 걸어왔던 회사 생활을 다시금 되돌아본 계기가 되었다.

250729_복용약 v1.JPG <목디스크 치료를 위한 복용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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