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광이 되게

by Dr Wolfgang H



실존이 풍경으로 관조되기 위해서는

몇 걸음 뒤로 물러서야 한다.

피사체와 너무 가까우면 풍경일 수 없는 까닭이다.




실존의 모든 것이 풍경이 될 수 있을 터인데

밀착해 보면 각각의 개별일 뿐이다.

각각이 어우러진 풍경일 수 없다.



남은 하루를 보다 맑은 정신으로 흐르기 위해

바닷가 작은 카페를 찾았다.

모두가 창가 자리에 앉는다.

그곳은 얼핏 보면 이 공간에서 바다와 가장 가까워 어떤 장애물도 없이 풍경을 직관할 수 있을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직사광선이 강하여 앞을 제대로 보기 어렵다.

물론 선글라스를 끼면 빛이 주는 피로야 피할 수 있을 테지만 풍광 자체의 빛 감은 포기 해야 한다.


그래서 풍광을 감상하기 위해 몇 걸음 뒤에 위치한 테이블에 자리를 정했다. 창 너머의 풍광을 비로소 관조한다.

카페 스피커에서 흐르는 알 수 없는 이국의 노래가 거슬리지만 풍광을 관조할 수 있으니 감수하기로 한다.


생은 가까이서 보면 비극

멀리서 보면 희극이라 했던가?

실존이 풍광으로 자리하여 오늘의 피로와 고단함이 자연히 흐르도록 그것으로부터 몇 걸음 물러서 볼 수 있는 여유를 견지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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